최근 버드라이트를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자리를 차지한 멕시코 라거 브랜드 '모델로'
최근 버드라이트를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자리를 차지한 멕시코 라거 브랜드 '모델로'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 맥주, 버드라이트(Bud Light)가 최근 2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타이틀을 잃었다. 놀라운 사실은 버드 라이트를 정상에서 끌어내린 맥주가 쿠어스, 밀러 라이트 등 비교 가능한 경쟁 제품이 아니라 멕시코 라거 브랜드 모델로(Modelo)라는 점이다.

KATI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지난 6월 10일까지 4주간의 기록에서 맥주 카테고리에서 버드라이트의 점유율은 7.2%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모델로의 점유율은 8.4%로 급등했다. 버드라이트는 지난해 맥주 카테고리의 점유율을 8.9%를 차지한 미국 최고 판매 맥주로 꼽혀왔다.

전문가들은 버드라이트와 모델로의 희비가 갈린 이 수치는, 버드라이트가 현재 미국시장에서 처한 문제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모델로가 미국시장에서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이어간 브랜드 구축이 어떻게 성과를 거둘 수 있었는지도 알려준다고 지적했다. 범프 윌리엄스 컨설팅(Bump Williams Consulting)사의 데이브 윌리엄스 부사장은, 버드라이트를 제친 모델로가 꾸준한 속도로 성장해 온 점이 현재의 결과를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드라이트의 시장점유율 하락은 최근 버드라이트가 미국의 유명 트렌스젠더 배우인 딜런 멀바니와의 파트너십으로 보수 성향 소비자들의 반발로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지며 곤욕을 치른 것을 감안하면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점유율은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여전히 판매 볼륨은 미국 내 1위 맥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데이브 윌리엄스 부사장은 “멀바니 논란이 점유율 하락에 한몫했지만, 모델로의 성장도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며 “모델로는 탄탄한 소비자 기반을 구축하는데 주력해 왔으며 매년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델로는 히스패닉 소비자들 사이에서 강한 브랜드 충성도를 가지고 있지만, 비히스패닉 소비자들에게도 어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모델로는 충성도 높은 핵심 소비자 기반을 구축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천천히 기울여 왔으며, 버드라이트와 같이 상위권에서 다른 브랜드와 직접적인 경쟁에 직면하지 않았다. 이 전략을 뒷받침하는 최근의 마케팅으로는 미국의 인기 과자 브랜드이자 역시 멕시코 브랜드인 타키스(Takis)와의 공동 자판기 협업이 꼽힌다. 기계에 가장 오래 손을 대고 있는 소비자에게는 자판기를 선물로 주는 것과 동시에 모델로 맥주와 타키스 과자의 1년 치 기프트카드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련의 어떤 사건들도 버드라이트가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하지 못할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윌리엄스 부사장은 전했다. 결국 버드라이트가 미국 시장에서 갖고 있는 엄청난 이점을 감안할 때 현재 추세가 계속되더라도 모델로가 버드라이트가 오랫동안 갖고 있던 미국 최고의 맥주 자리를 영원히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한 시나리오라는 설명이다. 미국 맥주 산업의 초석을 다진 버드라이트는 올여름 ‘Easy to Drink, Easy to Enjoy’ 플랫폼을 확장하는 등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브랜드 최대 규모의 미디어 마케팅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다만 멕시코 라거 브랜드의 추격은 마케팅과 브랜드 이미지 구축의 중요성 무엇보다도 미국 시장의 히스패닉 소비자들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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