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 Château Leoville Barton St. Julien, Bordeaux
1978 Château Leoville Barton St. Julien, Bordeaux

레오빌 바르통 1978빈은 생산된지 45년이된 와인이라 해드스페이스(Headspace)가 와인병의 어깨 위쪽 끝에서 살짝 내려온 상태였기에 조금 우려되었고, 코르크 스크류 대신 아소를 사용하여 조심스럽게 코르크를 뽑아 냈다.

다행히 부러지지 않고 온전한 상태로 나왔으나 오래된 고목처럼 검고 묵직한 모습으로 코르크가 버틸 수 있는 한계점에 이른 듯했다. 조금 따르고 테이스팅 해 본 결과 놀랄 만큼 완벽한 old vintage 와인의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30분 정도의 브리딩을 했다.

 

오랜 세월로 인해 와인의 색상은 매우 옅어져 가장자리에 watery한 띠가 만들어졌고, 주변은 밝은 오랜지 색의 뉘앙스에 중간 심도는 옅은 가넷 색상을 나타냈다. 퀴퀴한 잡내도 없었고, 잘 익은 달콤한 레드 체리와 자두의 향에 이어 감초, 토바코, 말린 허브, 건초, 숲속 바닥, 부엽토, 젖은 흙의 고급스러운 3차향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옅어진 색상에도 불구하고 입안을 살짝 조이는 듯한 타닌의 생동감과 가벼운 듯하면서도 촘촘한 질감이 매력적이었다. 보르도 올빈에서 느낄 수 있는 완벽한 밸런스와 피네스의 감동이 오래 지속되었는데, 마치 비발비 사계의 가을 1악장 알레그로합주 부분의 쾌활하고도 발랄한 음률 같은 느낌이었다.

Château Léoville Barton은 Saint-Julien에 있는 와이너리로 1855년 보르도 와인 공식 분류에서 그랑크뤼 클라쎄 2등급 (Deuxièmes Crus)으로 지정 받았다.

메독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샤토 중 하나였던 도멘 드 레오빌(Domaine de Léoville)은 1604년부터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 메독에서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이 있었던 프랑스 귀족이 소유하고 있었던 도멘 드 레오빌은 프랑스 혁명으로 모두 몰수되어 공매로 나온 것을 라스 카스(Las Cases) 가문이 인수하게 되었고, 1826년에서 1840년 사이에 다시 3개로 분할되어 레오빌 바르통, 레오빌 라스카스, 레오빌 푸아페레 등 레오빌 3형제로 나뉘게 되었다.

레오빌 바르통(Château Léoville Barton)은 자체의 양조 설비가 없어서 나란히 붙어있는 자매 와이너리인 랑고아 바르통(Château Langoa-Barton)에서 와인을 만들며 Léoville Barton의 와인 레이블에 그려진 샤토는 실제로는 샤토 Langoa Barton의 건물이다.

Léoville Barton은 1826년 Hugh Barton이 구입했으며 아일랜드 혈통인 Barton 가족이 지금까지 소유하고 있는데, 현재는 10대손인 Damien Barton이 운영하고 있으며 자매 와이너리인 Château Langoa Barton을 함께 소유하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레바논에 주둔했던 로날드 바르통 Ronald Barton 소령(Château Langoa-Barton 및 Leoville-Barton) 은 레바논의 와인 명가 샤토 무사르(Chateau Musar)의 주인 가스통 오샤르(Gaston Hochar)와 친하게 지내며 Musar와인의 스타일에도 큰 영향을 끼쳤고, 이를 인연으로 가스통 오샤르와 그의 아들은 보르도를 자주 방문하고 깊은 인연을 이어 나갔다.

Léoville Barton은 특히 1980년대 이후로 품질이 크게 향상되었고 품질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찬사를 받으며 보르도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와인 중 하나로 인정받아왔다. Léoville Barton은 Cabernet Sauvignon이 지배적이며 어릴 때는 타닌이 강한 편이지만 강렬한 카시스 향과 고전적인 Saint-Julien Cedar의 특성을 보인다. 47ha 포도밭은 지롱드 강을 따라 펼쳐지며 점토 위에 자갈 토양으로, 카베르네 소비뇽 74%, 메를로 23%, 카베르네 프랑 3%가 식재되어 있다.

세컨드 와인인 라 리저브 드 레오빌 바르통(La Reserve de Léoville Barton)은 어린 포도나무 또는 그랑 뱅을 만들기 약간 품질이 떨어지는 구획에서 나오는 포도로 만든다.

포도는 모두 손으로 수확하며 온도 조절되는 대형 오크 탱크에서 2~3주 발효가 이루어지고 병입 전에 소형 오크 통에서 숙성되는데, 50%는 new oak를 사용한다.


김욱성은 경희대 국제경영학 박사출신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인력개발원, 호텔신라에서 일하다가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어 프랑스 국제와인기구(OIV)와 Montpellier SupAgro에서 와인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세계 25개국 400개 와이너리를 방문하였으며, 현재 '김박사의 와인랩' 인기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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