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0년부터 유구한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와이너리 '까스텔 델 레메이'는 스페인 까딸루냐 지역에서 큰 규모로 고급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 수입중인 까스텔 델 레메이의 와인들

하지만 국내에는 2014년까지 소개되지 않았던 와인이다. 수입사 '와이넬'의 김세훈 부사장이 2010년 스페인 방문 중 저녁 식사를 하다가 현지에서 판매 중이던 '고띰 브루(Gotim Bru)' 와인을 우연히 마셨는데 아주 인상깊은 경험이 되어 2014년부터 국내에 정식 수입하게 되었다.

내년으로 국내에 소개된 지 10년을 맞는 '까스텔 델 레메이'의 오너이자 와인메이커 토마스 쿠지네 바버(Tomàs Cusiné Barber)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들의 와인은 어떤 매력을 갖고 있을까?


안녕하세요, 개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까스텔 델 레메이의 오너이자 와인메이커, 토마스 쿠지네 바버(Tomàs Cusiné Barber)
까스텔 델 레메이의 오너이자 와인메이커, 토마스 쿠지네 바버(Tomàs Cusiné Barber)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까스텔 델 레메이 와이너리의 CEO 토마스 쿠지네 바버(Tomàs Cusiné Barber) 입니다. 저는 와이너리의 포도 재배부터 와인메이킹, 마케팅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관여하고 있습니다. 비지니스 일정을 가질 땐 오늘 처럼 정장을 입지만, 보통은 매일 포도밭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가장 집중하는 업무는 좋은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떼루아를 집중 관리 하는 것, 그리고 와인메이킹 입니다. 

'까스텔 델 레메이'는 어떤 와이너리인가요?

까스텔 델 레메이는 17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된 와이너리입니다. 1985년 직접 와이너리를 매입하게 되며 까딸루냐 지방에서 가장 생산 규모가 큰 고품질의 와인 생산자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까딸루냐 지역의 퀄리티 있는 와인을 위해 선구자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와이너리입니다. 1985년부터 본격적으로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품종을 시작으로 샤르도네와 소비뇽 블랑 등 양질의 대표 품종들을 까딸루냐 지역에서 생산해내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지역에서 처음으로 오크 숙성을 통해 와인메이킹을 시작하였지요. 1985년 빈티지가 1989년도부터 상업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1990년부터는 수출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며 와이너리는 1,000 헥타르라는 대지에 절반 이상의 큰 포도원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후 200~300 헥타르까지 축소하며 아주 질 좋은 빈야드를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멋진 정원을 비롯해, 아름다운 경관을 바탕으로 관광업도 영위하고 있습니다.

'까스텔 델 레메이'의 떼루아는 어떠한지요?

해발 270m에 위치하고 있어 지중해성 대륙기후와 관련된 특성을 나타내며 추운 지역으로 안개 끼는 겨울날씨로 1월은 평균 낮 기온이 4.7℃, 밤 기온은 4~8℃가 더 떨어집니다. 여름은 매우 덥지요.

1990년 초반의 우리가 소유했던 떼루아 대부분 석회질이 함께 구성되어 있었으며 소비뇽 블랑과 특히 가르나차의 품질이 매우 좋았습니다. 이후 1995년은 저희에게 매우 중요한 시점이었습니다. 새로운 빈야드를 찾게 되었고, 그곳에서는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시라, 가르나차를 생산하기 매우 적절했습니다.

까스텔 델 레메이의 포도원,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Castell del Remei
까스텔 델 레메이의 포도원,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Castell del Remei

현재 우리의 포도밭은 전체적으로 토양의 비옥한 정도에 따라 적절하게 포도나무를 관리하며 과잉생산을 방지하고 클러스터가 쌓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Cordon Royat Double Pruning' 시스템으로 포도나무를 가꾸고 있습니다. 생산하는 품종으로는 앞서 언급드린 까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시라, 가르나차, 소비뇽 블랑을 비롯해서 템프라니요, 마카베오, 샤르도네, 피노 누아를 재배하고 있지요.

1780년부터 포도재배를 시작한 와이너리이지만, 매번 최신시설과 최신공법을 사용해 고품질의 와인을 생한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와인 스타일은 어떤가요?

우선 우리의 와인은 모두 100% 유기농과 비오디나미 공법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세대를 이어오며 우리는 빈야드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있습니다. 떼루아에 초점을 맞추고, 생산되는 빈티지 자체에 초점을 맞춥니다. 포도의 피킹작업부터 와인 생산 과정에 웬만한 일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좋은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블렌딩에도 최선을 다 하고 있다. @Castell del Remei
좋은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블렌딩에도 최선을 다 하고 있다. @Castell del Remei

좋은 와인을 위해 우리는 빈야드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지만, 블렌딩을 위한 테이스팅에도 매우 많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자주 시간을 내어 테이스팅을 하며 와인의 컨디션을 파악합니다. 저를 포함하여 3명의 와인메이커가 블렌딩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어떤 때에는 와인 블렌딩이 하루만에 완성되기도 하지만, 맛에 확신이 서지 않을 때엔 기약 없이 길어지기도 합니다. 빈티지의 특징에 따라서도 양조의 난이도가 많이 달라지기도 하고, 와인메이커의 감정에 따라서도 와인의 맛을 다르게 느낄 수 있기에 블렌딩 때마다 직관적으로 결정을 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빈티지는 어떠한지요?

올해는 매우 훌륭한 빈티지이지만 생산량이 50% 감소하며 절대적인 양이 적다보니 개인적으로 아쉽습니다. 좋은 와인임은 확실합니다. 

까스텔 델 레메이의 오너 '토마스 쿠지네 바버'
까스텔 델 레메이의 오너 '토마스 쿠지네 바버'

까스텔 델 레메이에서 개인적으로 추천하고자하는 와인이 있을까요?

모든 와인이 훌륭하고, 애정이 있어 특정 와인을 추천드리기란 매우 어렵지만, 두가지 와인을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고띰 브루(Gotim Bru)' 입니다. 

까스텔 델 레메이, 고띰 브루(Gotim Bru)
까스텔 델 레메이, 고띰 브루(Gotim Bru)

템프라니요(Tempranillo) 35% , 가르나차(Garnacha) 32%,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 20%, 메를로(Merlot) 8%, 시라(Syrah) 5%가 블렌딩 된 와인으로 가성비가 훌륭해 데일리로 즐기기 좋습니다.

유명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4년 연속 90점 이상 획득했으며, 매년 'Best Buy'와인으로 극찬을 받았습니다. KLM항공의 비지니스 클래스 기내 와인으로 서비스되고 있기도 합니다. 스페인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평가받는 엘불리(El Bulli)에서 11년간 소믈리에로 활동한 데이비드 세이하스(David Seijas) 또한 "이 와인을 기억하세요. 생산량이 많지도 않고, 정말 좋은 와인이며, 훌륭한 가격의 와인입니다"라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고띰 브루는 10개월간 아메리칸&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숙성 후 출시합니다. 검붉은 체리 컬리를 띠며 진하고 복합적인 아로마, 붉은 과일잼과 삼나무, 스모크 향이 코를 자극합니다. 입에서는 농익은 과일의 부드러운 미감과 라운드한 타닌감, 적절한 산도가 밸런스를 이룹니다. 다양한 에피타이저와 어렵지 않게 페어링이 가능하며, 특히 소고기 스튜나 소시지, 그릴에 구운 육류 등 풍미가 강한 음식과도 잘 어울립니다. 

두번째로 소개할 와인은 '1780' 입니다. 우리가 생산하는 최상급 와인으로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에 함께 하기 좋은 와인입니다.

까스텔 델 레메이, 1780
까스텔 델 레메이, 1780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 50%, 템프라니요(Tempranillo) 25%, 가르나차(Garnacha) 15%, 메를로(Merlot) 5%, 시라(Syrah) 5%가 블렌딩 되었으며, 보르도 블렌딩 스타일을 아주 잘 보여줍니다. 수많은 메달을 수상했으며, 미슐랭3스타 레스토랑인 엘 세예르 드 칸 로카(EL CELLER DE CAN ROCA)의 와인 리스트에 올라 있습니다. 

1780은 18개월간 아메리칸&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숙성하여 출시됩니다. 짙은 루비와 가넷 림 컬러를 띠며, 짙은 스파이시와 발사믹향, 초콜릿, 바이올렛, 블랙페퍼의 아로마가 있습니다. 풀바디한 레드로 장기 숙성 와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우아하고 다채로운 조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훌륭한 블렌딩 레드입니다. 미트소스 파스타나 그릴드 포크, 양고기, 스튜와 잘 어울리며 한국식 바베큐 요리와도 잘 어울립니다.


이번에 두번째 한국 방문이라고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와인 소비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을까요?

10년 전에 한국을 처음 방문했었습니다. 그때와 비교해보면 한국의 와인 문화는 정말 성숙했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일본이 가장 성숙한 와인 시장이긴 하지만, 한국의 와인시장도 와인 문화가 정착하며 매우 익숙해지고 와인에 대한 애정이 높아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한국도 주요 와인 소비국들처럼 프랑스 와인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스페인 와인 역시 정말 좋은 가격에 그 만큼 훌륭한 맛을 선사하는 와인이 많습니다. 유명 브랜드나 익숙한 와인 말고 새로운 와인, 그리고 까스텔 델 레메이 와인을 꼭 경험해 보시길 제안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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