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아이홀츠(Jonathan Eichholz) MS
조나단 아이홀츠(Jonathan Eichholz) MS

‘마스터 소믈리에(Master Sommelier)’는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와인 전문가 자격 중 하나로 마스터소믈리에협회(The Court of Master Sommeliers)가 진행하는 엄격한 테스트를 통해 와인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평가받으며, 여기서 합격한 소수의 사람들만이 영광의 자리에 앉을 수 있다.

그리고 지난 2023년 9월에는 단 두 명의 마스터 소믈리에가 새롭게 발표되었는데, 그중 한 명은 바로 미국의 ‘조나단 아이홀츠(Jonathan Eichholz)’이다. 가장 최근의 마스터 소믈리에가 전하는 그만의 시험 노하우와 와인 업계에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은 무엇일까? 소믈리에타임즈는 그와 함께 특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먼저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분들과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현재 뉴욕에서 거주하고 있는 마스터 소믈리에 조나단 아이홀츠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 10,000명이 넘는 전문가와 열정적인 회원들을 둔 조직인 길드솜(GuildSomm)에서 교육자로 일하고 있으며, 그전에는 뉴욕 최고의 레스토랑 중 하나인 ‘더 모던(The Modern)’과 ‘아쿠아비트(Aquavit)’에서 일했습니다.

2019년에는 ‘베스트 영 소믈리에 인 아메리카(Best Young Sommelier in America)’로 선정되었고, 이어 ‘베스트 영 소믈리에 인 더 월드(Best Young Sommelier in the World)’에서 2위를 차지했어요. 결승 경기는 서울에서 열렸는데, 한국에서의 시간이 정말 즐거웠고, 언젠가 꼭 다시 방문할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와인 외에도, 저는 예술을 보는 것을 즐기고, 음악을 듣고, 라크로스를 하는 것에 시간을 보냅니다.

Q2. 와인 업계에는 어떻게 입문하시게 되신 건가요? 그리고 와인에 끌렸던 이유는요?

정말로 긴 이야기인데 짧게 요약하자면, 당시 전 대학에서 신경과학을 전공하고 있었고, 전통적인 의학계로의 진로를 선택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대학 2학년 때 치즈 미생물학 인턴십을 하게 되었고, 그 여름 동안 맥주와 와인에 푹 빠지게 되었어요. 술이 복잡한 신경 반응을 일으키는 생화학적 반응의 결과물이라는 점이 제 과학적 호기심을 충족시켰죠. 게다가 먹고 마시는 것을 즐기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도 홀딱 반했고요.

그 여름이 지나고 가서, 전 제가 공부한 신경과학의 관점을 활용하여 식음료 분야를 공부하기로 결정했고, 몇 년이 지나 저는 전업 소믈리에가 되었습니다.

Q3. 조나단씨는 2023년에 마스터 소믈리에가 되셨는데요. 마스터 소믈리에 시험을 위해 어떻게 공부를 하고 경험을 쌓으셨나요? 그리고 마스터 오브 와인이 되기 위해선 어떤 자질이 중요할까요?

저는 많은 영감을 미술과 예술가들로부터 얻습니다. 특히 세실리 브라운(Cecily Brown)을 좋아하는데, 그녀의 멘토인 매기 햄블링(Maggi Hambling)은 그녀에게 그림을 가장 친한 친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가르치며 “매일 그림을 그리러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림을 그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너의 그림이 너의 최고의 친구야”라고 말했죠.

마스터 소믈리에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 당신이 가장 친한 친구로 만들어야 하는 두 가지는 ‘공부’와 ‘자기 자신’입니다. 와인뿐만 아니라 모든 음료에 대한 수많은 ‘무엇’과 ‘왜’에 대한 것들을 배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죠. 제품을 공부하며 동시에 자기 자신을 공부해야 하는데, 어떻게 공부하는지, 어떻게 손님들에게 이야기를 공유하는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시험의 압박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공부해야 합니다.

와인은 놀랍습니다. 학습의 중독성 있는 순환을 만들 수 있어요. 당신은 결코 와인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없고,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Q4. 마스터 소믈리에를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나요?

저에게 있어 가장 큰 도전은 ‘와인 시음’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앉아서 공부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죠. 이론과 서비스 부분을 통과하면, 당신은 음료와 음료 서비스에 대한 지식을 습득했다고 할 수 있는데, 시음은 자기 자신을 마스터하는 곳입니다.

이는 정신적인 게임이고, 저는 와인이 무엇인가에 집중하여 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었어요. 두 번의 시음 실패 후, 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세 번째 시도에는 저는 데이터 기반 분석을 활용하여 시음 결정을 내렸어요. 예를 들어, 바롤로일 것 같은 얇은 껍질의 레드 와인을 만났다면, 통계적으로 바롤로를 블라인드 테스트했을 때 15번 중 85%의 확률로 맞추었기 때문에, 처음에 내린 결론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중석적이고 이스트 향이 나는 화이트 와인을 만났다면, 깊이 파고들고 어려운 질문을 던져야 했습니다. “말로락틱 발효가 있는가?”, “테르펜이 있는가?”, “이것은 페놀인가?” 등과 같은 작업을 기반으로 확실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어요.

우리 모두 이 시험을 각자의 방식으로 통과하며, 우리의 여정은 다르고, 우리의 과정도 다릅니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즐기며,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보세요!

마스터 소믈리에 디플로마 수여 현장 (사진=The Court of Master Sommeliers)
마스터 소믈리에 디플로마 수여 현장 (사진=The Court of Master Sommeliers)

Q5. 현재 길드솜에서 교육자로 일하고 계시는데요, 와인 공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개인적인 팁이 있다면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제 학문적 배경과 운동 경험에 의존했습니다. 마치 스포츠 연습을 하는 것처럼 공부했어요. 일주일에 5~6일, 하루에 두 시간씩요.

첫 시간은 준비와 따라잡기를 위해 5분, 그다음 45분은 새로운 자료를 공부하고, 마지막 10분은 흥미로운 부분을 깊게 파고 들었습니다. 두 번째 시간은 순수한 복습 시간이었습니다. ‘노트 작성’, ‘플래시 카드 만들기’, ‘지도 그리기’ 등을 45분 동안 했고, 마지막 15분을 자유 시간으로 설정했습니다.

집중력을 유지하고, 깊이보다는 넓게 공부하며, 세세한 부분에 너무 빠져들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부할 때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매일 조금씩 발전하며, 과정을 즐기세요.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공부하며 그것에 대한 전문가가 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요?

Q6. 조나단씨는 치즈애호가로 머레이스 치즈(Murray’s Cheese)에서 인턴까지 하셨습니다.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분들에게 몇 가지 ‘치즈 & 와인’ 페어링을 추천해 주신다면요?

치즈에 대한 제 사랑은 맥주를 사랑하게 만들었고, 결국 와인을 사랑하게 만들었습니다. 치즈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저는 없었을 거예요. 치즈와 와인 페어링은 둘 다 산성이 강하거나 pH가 낮아서, 때로는 불과 불을 대치하는 것과 같아요. 그래서 두 가지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페어링은 ‘알바리뇨(Albariño) 와인과 블루미 린드 치즈(bloomy rind cheese)’인데, 이 조합의 향기, 염도, 그리고 집중력이 치즈의 기름기를 잘라내어 완벽한 맛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화이트 보르도와 염소 우유 치즈’의 조합도 매우 좋아합니다. 오크향이 맛을 둥글게 만들어주고, 열대과일의 맛이 염소 우유의 레몬 같은 날카로운 향을 보완해 주죠. 저에게 와인 페어링은 음악적인 코드와 다르지 않습니다. 낮은 음, 중간 음, 높은 음이 있고, 입안의 각각의 맛이 다른 음을 연주할 수 있습니다.

Q7. 소믈리에이자 교육자로서, 조나단씨에 있어 ‘좋은 와인’이란 무엇을 의미하나요?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와인 역시 궁금합니다.

좋은 와인은 세 가지를 해야 합니다. 이야기를 전해주고, 그 장소의 느낌을 주며, 맛있어야 합니다. 와인은 인간의 개입이 없이는 성숙해지지 않는 놀라운 농산물입니다. 포도나무와 와인메이커들의 힘든 작업 외에도, 사람들이 그 와인을 마시고 싶어 해야 하므로, 맛있게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저에게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와인은 ‘샤토 라투르(Chateau Latour)’의 1961 빈티지입니다. 이 와인은 지적인 측면에서 자극적일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맛있습니다. 보르도의 상징적인 와인 양조장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으며, 역대 최고의 빈티지 중 하나인데, 60년이 지난 지금도 강력한 구조감을 유지하고 있으며, 건조한 잎, 보이차, 그리고 시가 연기 같은 아로마가 당신을 와인잔 안으로 끌어들이죠.

Q8. 마지막 질문입니다. 마스터 소믈리에를 도전하고 있는 한국의 독자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사람들에게 듣고,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들에게 다시 돌려주세요. 먼저, 마스터 소믈리에는 호스피탈리티에 관한 모든 것입니다. 호스피탈리티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고객의 의견을 잘 들어야 하며, 멘토와 동료의 의견을 잘 들어야 합니다. 배우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그에게 연락하세요! 그들은 대개 조언이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데 기꺼이 도움을 줄 것입니다. 저도 멘토, 스터디 그룹, 친구, 가족들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거예요.

이 시험을 통과하는 것은 정말로 많은 도움이 필요하고, 직접 찾아가며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이 인증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와인에 대한 사랑을 나누는 마스터 소믈리에가 되어, 와인의 세계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나눔과 멘토링을 통해 우리 자신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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