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세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 '레이몬드 톰슨스(Raimonds Tomsons)'
2023 세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 '레이몬드 톰슨스(Raimonds Tomsons)'

4년만에 돌아온 소믈리에들의 올림픽 '세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Best Sommelier in the World)'에서는 2023년 2월 7일부터 12일까지 총 6일간의 기간 동안 65개국 68명의 소믈리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세계 최고의 소믈리에가 되기 위해 경합을 펼쳤다.

4,000명의 관중 앞에서 진행된 대회의 챔피언은 라트비아의 ‘레이몬드 톰슨스(Raimonds Tomsons)’로 동유럽 출신의 소믈리에로는 처음으로 영광의 자리를 차지했다.

그가 명예로운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노력과 경험 그리고 젊은 소믈리에들을 위한 조언은 무엇일까? 소믈리에타임즈는 그와 함께 특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먼저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라트비아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한 여자의 남편이자 4명의 멋진 아이들을 둔 아버지입니다. 현재 리가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고급 와인 수입 및 유통 회사 'Barents Wine Collectors'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그 외에도 작은 컨설팅 회사 운영, 와인 및 주류와 관련된 여러 국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 소믈리에죠.

Q2. 와인 업계에는 어떻게 입문하시게 되신 건가요? 그리고 와인에 끌렸던 이유는요?

제가 와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우연의 일치였습니다. 당시 저는 외국어를 공부하고 싶었지만 잘 풀리지 않았고, 대신 1999년에 리가 지역의 아주 멋진 고급 레스토랑에서 셰프를 만나며 음식, 호스피탈리티 그리고 와인에 반하게 되었죠.

저는 ‘린드만 빈 65 샤도네이(Lindemans Bin 65 Chardonnay)’를 처음 시음했던 때를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데, 2000년대 초기 라트비아에서는 와인 문화가 막 정착하기 시작할 때였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와인에서 어떻게 바나나, 파인애플, 버터, 바닐라와 같은 맛이 날 수 있는지 궁금했고, 그래서 저는 더 와인을 이해하고 싶어졌어요. 그 순간이 제 본격적인 와인 여정이 시작된 때였죠.

그 후 저는 자국 내의 소믈리에 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무척이나 사랑했습니다. 전 항상 이기고 싶어 했어요.

2023 세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 당시 모습
2023 세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 당시 모습

Q3. 레이몬드씨는 2023년에 세계 소믈리에 챔피언이 되셨는데요. 대회를 위해 공부 및 경험을 쌓는 과정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타이틀을 위해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 있을까요?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핵심 요소는 경쟁에 앞서 제대로 된 학습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주제를 다루고 세부 사항을 조정할 수 있도록 1년 전부터 준비를 시작했어요.

또 다른 중요한 점은 꾸준함과 일관성이 없다면 진전이 없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런 다음, 당신이 공부하고, 준비하고, 약해지는 순간과 도전적인 순간에 당신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올바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어야 합니다. 절 믿으세요, 그런 순간이 반드시 찾아올 겁니다.

이론, 실습, 시음 외에도 신체적인 건강과 정신적인 건강을 챙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는 당신의 지식, 카리스마, 재능이 빛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로 결단력과 끈기라는 특성들을 갖춘다면, 성공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거예요.

Q4. 세계 소믈리에 대회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무엇이었고, 또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두 가지 순간이 있었어요. 첫 번째는 4강전이었고, 당시 저는 준결승전에서 합격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합격하지 못한다는 것은 제 대회 여정이 끝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스트레스였죠.

두 번째 순간은 제가 상당히 관리해왔던 압박과 스트레스의 수준을 조절하는 것이었어요. 비결은 테라피스트를 방문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제 준비 계획의 일부였습니다. 그분은 저에게 대회를 위한 올바른 마음가짐을 갖게 도와주었어요. 그는 저에게 대회가 개최되는 파리에서의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갖추게 해줬고, 그 결과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모든 것을 더 편안하고 쉽게, 그리고 얼굴에 미소를 짓으며 맞닥뜨리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었죠.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제 몸 안에서는 균형 잡힌 양의 아드레날린이 있었어요. 만약 그것이 없다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죠.

Q5. 최고의 소믈리에 중 한 명인 레이몬드씨에게 있어 ‘좋은 와인’이란 무엇을 의미하나요?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와인이 있었다면요?

산지, 가격, 스타일보다는 와인을 따는 순간에 즐거움과 편안함을 주고, 특정한 순간에 긍정적인 감정을 많이 주는 경우가 저는 좋은 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제가 기억에 남는 와인 중 하나는 점심 동안 마신 ‘샤토 뒤크리 보카이유 1961(Château Ducru-Beacaillou 1961)’였는데, 그때 당시 호스트이자 주인이었던 매력적인 브루노 보리(Bruno Borie)씨가 직접 제공해 줬으며, 저에게 있어 꽤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Q6. 현재 고향인 라트비아에서 와인 관련 사업을 하고 계시는데, 라트비아 사람들이 주로 좋아하고 많이 마시는 와인 스타일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라트비아는 200만 명 미만 인구의 매우 작은 시장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라트비아 사람들은 ‘샴페인’을 정말로 좋아합니다. 하우스나 생산자 모두를 말이죠. 샴페인은 우리 회사에서 항상 부족한 품목으로 이는 상당히 놀랍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라트비아의 소믈리에들은 흔히 ‘3P 효과’라고 말하는 것이 있는데,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 ‘프로세코(Prosecco)’, ‘프리미티보(Primitivo)’를 뜻하는 거예요. 라트비아 사람들은 이 삼위일체를 사랑합니다. 물론 이게 나쁜 건 아니지만, 저는 그저 사람들이 더 많고 다양한 와인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은 교육과 다양한 맛을 시도할 수 있도록 지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세계 챔피언으로서 좋은 본보기가 되어 이번 우승을 통해 다른 젊고 야망 있는 소믈리에들에게 영감을 주고 동기 부여를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세계 챔피언으로서 좋은 본보기가 되어 이번 우승을 통해 다른 젊고 야망 있는 소믈리에들에게 영감을 주고 동기 부여를 할 수 있길 바랍니다.

Q7. 세계 소믈리에 대회에서 우승하고 수많은 경력을 쌓아오셨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인 산업에서 다른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개인적인 희망으로는, 세계 챔피언으로서 좋은 본보기가 되어 이번 우승을 통해 다른 젊고 야망 있는 소믈리에들에게 영감을 주고 동기 부여를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저에게 있어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믿어요.

또한, 저는 ASI 가족에 가입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를 통해 전체 산업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집중하고 싶은 수많은 비즈니스 지향적인 목표들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과 함께 하는 가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

Q8. 마지막 질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세계 소믈리에 대회에서 참여하고자 하는 소믈리에들과, 소믈리에로서의 커리어를 쌓고 싶어 하는 젊은 친구들이 있는데요. 그분들을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먼저 꿈을 가지세요, 당신이 꿈이 없다면 목표 또한 없습니다. 그리고 목표를 설정하세요. 처음에는 자국 내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과 같은 작은 목표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이뤄나가세요. 그리고 당신에게 맞는 계획 및 학습 프로그램을 만드시고, 인내심을 가지고, 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올바른 사람들을 찾으세요. 그렇다면 성공은 찾아올 것입니다.

모든 소믈리에들이 챔피언 DNA나 특정한 개인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신이 와인바나 레스토랑에서 훌륭한 소믈리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저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많은 소믈리에 동료와 친구들이 있지만, 그들은 경쟁하지 않습니다. 모든 소믈리에가 경쟁에 적합한 것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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