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린 졸리(Erin Jolley) MW
에린 졸리(Erin Jolley) MW

지난 8월 25일, 마스터오브와인협회(The Institute of Masters of Wine)가 새로운 마스터 오브 와인(MW)을 발표했다.

새롭게 마스터 오브 와인에 등극한 에린 졸리(Erin Jolley) MW. 그녀의 와인 업계 경력은 그녀의 고향 미국 워싱턴 D.C.에서 와인 판매업을 통해 시작되었다. 이후 졸리는 호주의 바로사 밸리,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덴버, 콜로라도에서 와인 업계의 커리어를 이어나갔으며, 현재 자신의 회사인 ‘Drink the Rent’라는 프랑스 와인 수입사를 미국 마이애미와 플로리다에서 운영하고 있다. 또한, 그녀는 플로리다의 ‘Maverick Beverage Company’의 주요 와인 포트폴리오와 수입을 직접 관리한다.

소믈리에타임즈는 그녀와 함께 마스터 오브 와인을 비롯하여 와인 업계의 다양한 커리어 인사이트를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먼저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의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분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굉장히 기쁩니다. 저는 에린 졸리 MW라고 합니다.

Q2. 와인 업계에는 어떻게 입문하시게 되신 건가요? 그리고 와인에 끌렸던 이유는요?

저는 대학에서 저널리즘 학위를 받은 후 워싱턴 DC의 한 공공 관계 회사에 입사했어요. 하지만 기업 생활이 마음에 끌리지 않아 음악이나 와인과 같은 분야에서의 직업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의 경우 오랜기간 사랑했고, 와인은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에 레스토랑과 와인바에서 일하며 흥미가 점점 커졌거든요. 그러다가 레스토랑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한 친구가 'Winejob.com'에 이력서를 올리라고 제안했는데, 그로부터 이틀 후에 취업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제 급여는 두 배로 늘어났고 처음으로 와인 산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전에 세련된 사람들이 있는 깨끗한 고층 건물에서 보내던 나날들은 없어졌어요. 대신에 대형 브랜드의 저가 와인 상자 수량을 세고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죠. 다시 한번 결정을 재고하기 시작할 때 즈음에 소규모 생산 및 고품질 와인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저에게 연락을 취했고, 저는 그곳에 도매 역할을 맡게 되어 이 일을 진정하게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대학 졸업 이후 처음으로 제 나름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죠. 바로 포도밭에서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만들고 있는 농부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요.

Q3. 에린님은 2023년에 마스터 오브 와인이 되셨습니다. 시험을 위한 공부 및 경험을 쌓는 과정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마스터 오브 와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 있을까요?

마스터 오브 와인은 정말로 긴 여정이었어요. 먼저 MW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후보자격으로 WSET 디플로마 수준의 와인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2009년에 이를 취득했어요. 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랑스 와인만을 판매하며 살았기 때문에 WSET 디플로마 취득을 위해 더욱 노력했습니다. 제 현재의 역할을 사랑했지만, 세계의 다른 와인들에 대해 배우는 것을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저는 2015년에 본격적으로 마스터 오브 와인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이를 이루기까지 총 8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공부하고 경험을 쌓는 핵심은 제 열정과 헌신을 공유하는 스터디 파트너와 연결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 이론 부분을 위한 스터디 파트너들과 매주 약 10~15시간의 연구 프로젝트를 각각 수행하고, 그 결과를 매주 토요일마다 5시간 동안의 화상 회의를 통해 공유했습니다. 그 결과 전 첫 번째 시도에서 이론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어요.

시음 부분은 조금 더 어려웠습니다. 저는 같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할 의사가 있는 파트너가 거의 없던 콜로라도 주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이죠. 원격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이론과는 달리, 시음은 직접 경험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2019년에 마이애미로 이사하여 실제 마스터 오브 와인 시험을 모방한 시음회를 구성하고 와인을 구하는 일 등의 역할을 공유할 의향이 있는 뛰어난 시음 그룹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마스터 오브 와인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부분은 연구 논문입니다. 이는 후보자가 MW 멘토의 지도 아래 혼자 완성하는 프로젝트로, 앞서 기자님이 MW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에 대해 질문하셨는데, 바로 이 단계에서 전체 과정을 겪으며 필요했던 헌신과 집중력이 가장 중요해지는 시기입니다. 고지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성공의 비결은 처음부터 조직적으로 일하고, 구체적인 기한을 가진 많은 소목표를 설정하고 가장 중요한 건 제 자신을 책임지는 것이었어요. 저는 다른 아파트에서 즐거운 음악소리가 들리는 많은 밤들을 뒤로하고 책 사이에 파묻혀 보냈습니다!

Q4. 마스터 오브 와인을 도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각 후보자들은 마스터 오브 와인의 이론 및 시음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총 다섯 번의 기회를 가지는데, 이론 시험의 경우 앞서 말했듯이 한 번에 통과할 수 있었지만, 시음의 경우 두 번의 시도에도 통과하지 못했어요. 그때가 저에게 있어 가장 도전적인 순간이었습니다.

마스터 오브 와인 시험은 한 해에 한 번만 치러지므로, 그 실패는 저에게 이대로 포기하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매주 일요일에 진행되는 시음회를 다시 시작하고 저의 블라인드 식별 기술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했습니다. 추가로, 매주 10~15시간의 연구를 통해 각 포도 종류와 재배 지역을 정의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력을 강화하고, 그것이 어떻게 시험 종이 위에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공부해야 했어요.

저의 연구와 공부에 이전보다 더 남편과 보내는 시간을 할애해야 했기 때문에, 1년 동안 마스터 오브 와인을 프로그램을 쉬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해에 저는 제 와인을 취미처럼 공부하면서 주변 관계 및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다시 집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는 제가 마이애미로 이사한 후에 만나게 된 시음 그룹을 통해 에너지를 회복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했죠.

Q5. 현재 고품질의 프랑스 와인을 미국으로 수입하는 ‘Drink the Rent’를 운영하고 계신데요. 와인 수입업자로서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수입할 와인을 선정하는 기준과 사업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rink the Rent의 개성 넘치는 와인 라벨 (사진=Drink the Rent)
Drink the Rent의 개성 넘치는 와인 라벨 (사진=Drink the Rent)

Drink the Rent는 저희가 미국으로 수입하는 8가지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프랑스 루아르 밸리(Loire Valley)에 파트너를 두고 있는 독특한 수입 모델입니다. 창업 아이디어는 정기적으로 고품질의 샴페인과 부르고뉴 와인을 마시고 싶지만 여러 병을 마시기에는 가격을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을 위해 생겼죠.

우리는 프랑스의 많은 와인 생산 지역과 같은 섬세함, 우아함, 그리고 질감을 가진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장소로 루아르 밸리를 선택했는데, 대체로 다른 지역의 와인에 비해 가격 접근성이 훌륭합니다. 그리고 오래된 와인메이커와 파트너십을 맺어 루아르 밸리의 유기농 농부들과 연결했어요. 우리는 클래식한 와인 중 작은 선택지를 만들었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호기심 많은 고객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디자인의 라벨을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수입하는 와인을 직접 만들고 있는거죠.

현재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와인이 증가함에 따라, 품질 좋은 와인을 만드는 것보다 이를 판매하는 것이 더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소셜미디어나 식사 자리 등 소비자 단계, 시음 약속 혹은 업계 시음회 등 레스토랑이나 소매점 단계, 그리고 이메일, 줌, 전화 회의 등 도매 단계에서 고객들과 연결되며 관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는데, 관계는 우리 사업에 있어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Q6. 주류유통업체인 Maverick Beverage Company에서 와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로도 일하고 계신데요. 한국에서는 해당 직업에 대한 인사이트가 제한적이라 수행하는 역할 그리고 필요한 자질을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미국에서는 주로 세 단계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수입업자가 와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도매업자에게 팔고, 도매업자도 자신들의 와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식당과 소매점에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때때로 이러한 ‘단계’를 제거하여 자신들의 이익률을 높이기도 하므로, 각 단계는 공급 체인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당화하고 가치를 추가해야 하는 압박감이 있습니다.

중소 규모의 도매업체인 저희 회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로서, 저희는 스스로의 힘으로 팔릴 만큼 큰 브랜드의 와인은 팔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식당과 소매점에 적합한 품질 좋은 와인을 계속해서 찾아야 하는데, 우리의 목표는 소믈리에와 와인 바이어들이 저희 회사를 그들의 모든 필요성을 충족시켜 줄 최고의 장소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희는 모든 스타일, 모든 지역, 모든 종류 그리고 모든 가격대의 와인을 찾아내죠.

그 중에서 제 업무는 이러한 선택지를 선별하고 파트너 관계에 있는 와인 생산자 및 수입업자들의 목표를 이해하며 이 메시지를 저희 영업 팀과 시장으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가격 전략부터 마케팅 캠페인, 이벤트 계획까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며 이로 인해 저는 항상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Q7. 마스터 오브 와인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한다는 것은 와인 산업에서 가장 최정상 수준의 전문성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린님의 와인 경력에서 있어 다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왼쪽부터) May Georges Crémant de Loire Blanc & Rosé (사진=Drink the Rent)
(왼쪽부터) May Georges Crémant de Loire Blanc & Rosé (사진=Drink the Rent)

Drink the Rent의 경우 제가 남편과 함께 소유하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이 사업을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저희의 가장 잘 팔리는 와인은 May Georges Crémant de Loire Blanc와 Rosé로 이 와인들을 오랜 시간 동안 효모에 의해 숙성되고 역사적인 루아르 지역 특유의 포도 품종에 초점을 맞추어 제조됩니다. 저는 미국과 해외 시장에서 이런 와인들을 소개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어요.

또한, 지난 몇 년 동안 ‘Thee Champagne Earthquake’라는 소설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많은 와인 주제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 책을 출판하는 것을 목표로 계속해서 나아가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Q6. 마지막 질문입니다! 와인 전문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저는 모든 생활 영역에서 마음과 몸 그리고 영혼을 깊게 생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먼저 와인에 대해 말하자면 ‘지식이 힘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MW 또는 WSET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와인 산업의 어떤 부분에서든 일할 수 있는 훌륭한 기반을 제공합니다.

직접 몸으로 와인을 체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포도밭과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여 포도 재배 및 와인 제조 과정을 직접 느껴보세요. 영혼(soul)은 와인의 마법 같은 부분이며, 저를 비롯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평생 동안 와인을 추구하게 만드는 불꽃입니다. 요즘 같이 바쁘고 전자화된 세상에서 젊은 세대의 분들이 이를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와인 속에 있는 진정으로 당신을 감동시키는 것을 찾아보세요. 그것이 당신에게 있어 평생의 여정을 안내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