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순 명인은 1958년 3월 청양 운곡면 광암리 하동정씨 종갓집에 시집와 구기주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사진=식품명인체험홍보관>

대한민국 제 11호는 식품 명인은 ‘청양 둔송 구기주’의 임영순 명인이다. 또한, 2000년에 충남 무형문화재 30호로 지정된 바 있다. 구기주는 구기자 열매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잎, 뿌리 전체를 사용하여 빚은 술로 구기자주의 줄임말이다. 구기주는 애주가 집안이었던 하동정씨 가문에서 즐겨 먹던 술로 밤낮으로 먹어도 술병이 나지 않고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조선 숙종 때 실학자 홍만선이 지은 산림경제와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서는 구기주의 강장효과와 간세포 생성촉진의 효능으로 인해 불로장생주라고 했다. 청양 둔송 구기주는 이렇게 역사를 따라 150여 년 전부터 하동 정씨 가문에 대대로 내려와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임영순 명인은 1958년 3월 청양 운곡면 광암리 하동정씨 종갓집에 시집와 구기주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일 년 내내 제사를 지냈기 때문에 구기주를 보름에 한 번꼴로 빚었다. 가족을 위해 술을 만들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최고의 재료를 이용하여 정성껏 양조했다고 한다. 임영순 명인이 당시 가족을 위해 술을 빚었던 마음과 시어머니의 손맛이 합해 지금의 구기주가 탄생했다.

가양주인 구기주는 쌀, 누룩, 구기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넣어 만든 술이다. 구기주의 특징은 녹두와 쌀을 이용하여 누룩을 만들어 사용하며, 멥쌀과 누룩으로 빚은 밑술은 4일 정도 발효시킨다. 여기에 누룩과 고두밥을 넣어 덧술을 만든다고 한다. 덧술을 만들 때 구기자 열매, 잎, 뿌리(지골피)에 두충 껍질, 감초, 들국화를 넣는다. 이때, 구기자의 열매를 말린 것을 빻아 사용하는데, 이는 술에 은은한 단맛과 특유의 색을 부여한다.

▲ 덧술을 만들 때 구기자 열매, 잎, 뿌리(지골피)에 두충 껍질, 감초, 들국화를 넣는다. 이때, 구기자의 열매를 말린 것을 빻아 사용하는데, 이는 술에 은은한 단맛과 특유의 색을 부여한다 <사진=식품명인체험홍보관>

주재료인 구기자는 대표적인 한약재로 베타인과 비타민, 아미노산 등이 풍부해서 피로회복과 강장에 좋다고 전해져온다. 충남 청양은 국내산 구기자의 생산량을 70%를 차지하는 명산지이다. 청양은 일교차가 크고 물 빠짐이 좋은 토양을 가진 적합한 재배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임영순 명인은 청양에서 구기자뿐만 아니라 다른 재료 모두 직접 농사를 짓고, 말려서 사용한다. 구기자를 손 수확하는 것은 물론 사람 손으로 일일이 닦고 손질까지 한다. 한편, 임영순 명인의 청양 둔송 구기주는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으며, 2019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 우수상을 수여한 바 있다.

참고로, 식품명인은 우수한 우리 식품의 계승 및 발전을 위하여 식품제조, 가공, 조리 등 분야를 정하여 식품명인으로 지정 및 육성하는 목적이다. 명인은 식품의 제조·가공·조리 분야에 계속하여 20년 이상 종사하거나 전통식품의 제조·가공·조리 방법을 원형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이를 그대로 실현하는 등 자격요건을 갖춘 자를 대상이다. 시,도지사가 사실 조사 등을 거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또는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지정을 추천하면, 식품산업진흥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하게 된다.

소믈리에타임즈 정유진기자 you-jinjeong@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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