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요리로 계절마다 변화하는 요리를 선보이는 프렌치 레스토랑 '제미'의 이정민 오너 셰프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유수의 레스토랑을 거치며 경험을 쌓고 국내에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와인의 본 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에서 요리를 배운 만큼 와인에 대한 조예가 깊은 그와 와인과 음식의 페어링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1.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소믈리에타임즈 독자 여러분, 프렌치 레스토랑 '제미'의 오너 셰프 이정민입니다. 저는 어린시절 부모님의 독특한 교육방식으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남들보다 일찍 마치고 17살부터 21살까지 세계여행을 다니며 현지 음식을 먹고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요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국내 1세대 프렌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팔레드고몽에서 경험한 프랑스 요리에 매료되어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레꼴 페랑디 파리(L’ecole Ferrandi Paris)에서 프렌치 퀴진(French cuisine)과 프렌치 페스츄리(French pastry) 분야를 공부했습니다.

프랑스 학교에서 셰프 공부할 때의 모습, 사진 맨 뒷열 좌측에서 두번째 이정민 셰프
프랑스 학교에서 셰프 공부할 때의 모습, 사진 맨 뒷열 좌측에서 두번째 이정민 셰프

이후 파리에 위치한 미쉐린 가이드 3스타 레스토랑 아르페쥐(Arpège ***), 1스타 큉수(Quinsou *)와 포시즌스 조지 V 파리(Four seasons George V Paris *****)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2. 프렌치 '레스토랑 제미(JÉMI)는 어떤 레스토랑인가요?

저의 이름 '정민(Jeong Min)'의 영어 스펠링을 두개씩 따 네이밍한 레스토랑 '제미(JÉMI)'는 제철 재료가 갖는 매력을 살려 계절마다 변화하는 요리를 추구합니다.

매일 아침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하여 시즌별로 바뀌는 제철 식재료를 고르며 영감을 얻은 아이디어와 경험, 클래식한 프랑스 조리법을 기반으로 한국인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프렌치 스타일의 요리를 선보이며 메인 재료와 가니쉬의 조합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메뉴 구성에 한가지 메뉴만 너무 부각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와인에 대한 애정도 깊다고 들었습니다. 나만의 와인 페어링 팁이 있을까요? 

레스토랑 제미의 시그니처 요리 오리 스테이크
레스토랑 제미의 시그니처 요리 오리 스테이크

모든 요리사들은 채소, 해산물, 갑각류, 가금류, 육류 등을 사용하여 메뉴를 구성합니다. 그 음식과 와인 매칭에 있어서 '어떤 재료'들을 사용하여 페어링을 한다라는 접근보다는 전식, 본식, 후식을 떠나 요리에 더해지는 소스와 와인의 무게감 그리고 향에 페어링 초점을 맞추는 것을 선호합니다. 

소스는 메인 재료를 곁들이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요리의 맛을 보면 소스가 한접시의 맛을 지배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하며, '와인은 음식과 같은 풍미 강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가장 인상 깊었던 와인 페어링은 무엇이었나요?

프랑스에서 지내던 시절 여러 도시를 여행하고 다양한 음식과 와인을 마셔보며 느낀 점은 그 '지역 와인과 지역 음식이 가장 잘 어울리는 페어링'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프랑스에서 처음 살게 된 도시인 리옹(Lyon)의 구시가지인 뷰 리옹(vieux lyon)에서 브라세리(Brasserie)나 부숑(Bouchon)처럼 편안한 분위기의 식당에서 샤퀴테리와, 퀴넬과 함께 마신 스파이시한 향신료 향과 풍미가 매력적이었던 크로제 에르미따주(Crozes-Hermitage)가 생각나네요. 

보르도(Boardeaux) 지역에서 친구 집에 초대 받아 저녁식사 때 먹었던 큐민을 넣은 양고기에 뽀이약(Pauillac) 지역의 와인을 함께 곁들인 것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Chateau Duhart Milon Rothschild, Pauillac Grand Cru Classé 1980
Chateau Duhart Milon Rothschild, Pauillac Grand Cru Classé 1980

5. 특별히 더 좋아하는 와인 스타일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 이유도 궁금합니다.

저는 피노 누아(Pinot Noir)로 만든 와인을 좋아합니다. 피노 누아는 육류, 생선 요리 할 것 없이 여러 식재료와 두루두루 편하게 잘 어울리는 와인이라 생각합니다. 그 중 오리, 버섯, 연어, 참치 같은 재료를 사용한 요리라면 환상적인 페어링을 경험할 수 있지요. 

담백한 요리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간이 세지 않은 프랑스 음식뿐만 아니라 한식 요리와도 매칭하여 먹는 것을 즐기기도 하고요. 산도와 부드러운 탄닌, 부드러운 피니시의 매력을 지닌 피노 누아는 육류 뿐만 아니라 해산물도 잘 어울려 즐겨 마시고 있습니다. 

Nicolas Rossignol, VOLNAY 1er Cru SANTENOTS 2015(좌)
Nicolas Rossignol, VOLNAY 1er Cru SANTENOTS 2015(좌)

최근에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도멘 니콜라스 호씨뇰(Nicolas Rossignol)의 부르고뉴 피노 누아(Bourgogne Pinot noir) 2015와 볼네 프리미에 크뤼 상트노(VOLNAY 1er Cru SANTENOTS) 2015가 인상적이었습니다.  

6. 프렌치와 와인을 즐기는 또는 소개하고 싶은 독자분들에게 한 말씀 남기신다면? 

먼저 소믈리에타임즈를 통해 레스토랑 제미와 제가 즐기는 와인 페어링과 와인 스타일을 공유할 수 있어 기쁘고 감사한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 와인과 음식에 있어서 정해진 룰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와인을 접하며 새로운 페어링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좋아하는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을 찾아보는 경험을 해보신다면 와인에 더 깊은 애정이 생기실 수 있지 않을까요? 
 

도윤 기자
도윤 기자

도윤 기자는 와인과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문화를 탐구하며, 재미있는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하고 있다. 현재 블로그 '도윤 기자의 와인라이프'와 유튜브 채널 '레코드와인', 인스타그램 @record.wine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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