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믈리에타임즈는 2022년 한 해 동안 현재 세계 와인 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여성 와인 전문가들과 함께 뜻깊은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미래 와인 업계를 이끌어가고자 하는 한국의 젊은 세대들을 위해 그녀들이 전해주는 조언을 되돌아본다.


내추럴 와인의 선구자, '앨리스 페어링(Alice Feiring)'

앨리스 페어링(Alice Feiring)
앨리스 페어링(Alice Feiring)

- 앨리스 님은 전 세계의 와인 행사나 시음회를 방문하며 책, 칼럼 그리고 뉴스를 쓰시는데요.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정말 꿈같은 직업일 수도 있지만, 육체적으로는 힘든 순간이 많았을 것 같아요. 직업으로서 ‘와인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질은요?

제가 하는 일은 '와인 전문가'가 아닌 와인 뒤에 있는 숨겨진 이야기, 이슈, 문화에 대해 보고하고, 추천하고, 글을 쓰는 일 입니다. 이는 제가 와인에 대한 전문성, 인사이트 그리고 지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다른 사람들이 저를 '전문가'로 만들었죠. 그렇지만 그것은 제 커리어에 대한 정의가 아닙니다.

좋은 '와인 작가'를 말하는 것이라면,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와인 제조 및 포도 재배의 과학 및 관행 그리고 팔레트를 이해하고, 책임감 있는 와인 추천으로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일의 단점은 수많은 시음들이 육체를 피곤하게 한다는 것 입니다. 저는 비행기에 타고 지상에 착륙하면 즉시 작업에 착수합니다. 또한, 많은 곳을 운전하고, 매일 밤마다 다른 곳에 참석해있지요. 이동 중에 몸이 아프다고 할지 언정 항상 술에 취해있지 않고 정신이 깨어있도록 유지해야 합니다.

- 한국에서도 앨리스 님과 같이 와인 업계에 몸을 담고자 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 직업적 조언을 해주신다면?

자신이 왜 '와인 전문가'가 되고 싶은지, 그리고 그것이 자신에게 있어 어떠한 의미인지를 자문해 봐야 합니다. 여행을 하고, 포도밭의 수확 작업에 참여하여 작업 과정과 땅을 이해하고, 그리고 가능한 한 많은 와인을 끊임없이 맛봐야 해요.

굳이 학위나 자신의 이름 뒤에 붙는 와인 전문가 타이틀을 추구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비록 모든 교육들이 훌륭하지만 와인에 대한 매우 편협한 시각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알아야 할 것은 공식적인 훈련을 마치면 우리에게 삶이 있다는 것입니다.


노르웨이의 마스터 오브 와인, '아이나 미 미어(Aina Mee Myhre) MW’

아이나 미 마이어(Aina Mee Myhre) MW
아이나 미 마이어(Aina Mee Myhre) MW

- 마스터 오브 와인을 도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 공부를 그만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와인 세계의 거의 모든 주제는 끝없이 연구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는 선을 그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그 공부를 끝낼 수 없거든요. 그래서 저에게 가장 어려웠던 것은 어떤 한 주제에 대해 충분히 알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론 시험의 경우 한 문제랑 한 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으며, 그 시간 안에 충분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많이 연습하고 실패를 거듭하며 극복했어요. MW를 향한 과정 중 일부죠.

- 와인 전문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젊은 세대들을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와인을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믈리에나 WSET 디플로마를 위한 공부는 와인 산업에 일자리를 얻기 위해 매우 영리한 선택입니다. 와인 산업에서는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지에 상관없이 높은 수준의 와인 지식이 요구되며, 특정한 직책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와인 산지에 직접 찾아가 와인을 맛보고 와인메이커와 업계 사람들을 알아가세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분야에 있으며, 훌륭한 사람들이 아주 많이 있기 때문에 세상에 나가 와인 업계의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제가 줄 수 있는 최고의 팁입니다.


2021년도 마스터 오브 와인, '클레어 블랙클러(Claire Blackler) MW’

클레어 블랙클러 MW(Claire Blackler MW)
클레어 블랙클러 MW(Claire Blackler MW)

- 마스터 오브 와인에 통과하기 위해서 어떻게 공부를 하고 경험을 쌓으셨나요? 그리고 마스터 오브 와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요? 현재 와인 스쿨에 계시는 와인 교육자분이신 만큼 많은 한국 독자분들도 궁금할 것 같아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1만 개 단어 분량의 문서를 작성할 수 있을 정도예요. 앉아서 와인에 대한 책과 여러 기사를 읽는 것만으로는 마스터 오브 와인이 되기 충분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간단해요. "왜인가?"를 이해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선 재배업자, 양조업자, 마케터, 소매업자, 소믈리에와 같은 현장 전문가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또한, 내가 보고, 읽고, 듣는 모든 것에 비판적인 사고를 가지며 배우고, 여행하고, 듣고, 시음하며 에세이와 시음 노트를 작성했어요.

마스터 오브 와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끈기'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는 많은 고난을 초래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일어나 계속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마스터 오브 와인은 지식과 비판적 사고, 경험, 자신감을 가진 매력적인 의사전달자여야 하며, 신중하고 겸손하게 나아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 현재 와인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젊은 세대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자신의 학습과 개발에 전념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모든 기회를 활용해야 합니다. 또한, 경청하고 유의하며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집중하세요.

와인 업계는 진정한 글로벌 산업이며, 업계는 당신이 와인에 대해서 배우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에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당신의 열정과 공헌에 감사드리며 혹여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연락 주세요. 제 메일함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보르도 와인 대표 평론가 '제인 앤슨(Jane Anson)'

제인 앤슨(Jane Anson)
제인 앤슨(Jane Anson)

- 제인님은 전 세계의 와인 행사나 시음회를 방문하며 책, 칼럼 그리고 뉴스를 쓰시는데요. 와인애호가들에게는 정말 꿈같은 직업일 수도 있지만, 육체적으로는 힘든 순간이 많았을 것 같아요. 직업으로서 ‘와인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질은요?

네 맞아요 체력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제가 20년 동안 이 일을 해올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앞으로도 이 일을 지속하기 위해선 '절제'가 그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운동을 하고, 시음할 땐 마시지 않고 뱉는 것 그리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 등이요.

하지만 와인이 즐거움에 관한 것임을 알리고 특별한 순간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이러한 것들은 물론 어떤 와인이 눈에 띄는지에 대한 명확하고 유용한 조언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 한국에서도 제인님처럼 와인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습니다. 와인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쌓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Taste, taste and taste!'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 항상 진지하게 생각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본능을 믿으세요.


The Wine Independent' 창립자 및 前 Robert Parker Wine Advocate & RobertParker.com 수석 편집장 ‘리사 페로티-브라운(Lisa Perrotti-Brown) MW’

리사 페로티 브라운 MW(Lisa Perotti-Brown) MW
리사 페로티 브라운 MW(Lisa Perotti-Brown) MW

- 커리어에 있어 가장 힘든 순간이 무엇이었나요? 또 어떻게 극복하셨죠?

제가 직면했던 가장 힘들었던 도전은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겪었던 일반적인 문제들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근본적인 성차별, 육아와 경력 사이의 균형, 사내 정치 등이요.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는 방법은 자신의 사무실과 가정 모두에서 침착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몰두하고 둘 사이의 균형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 한국에도 리사 씨처럼 와인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습니다. 경력을 쌓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절대 배움을 멈추지 말고,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여정을 받아들이세요.


콘래드 도쿄 소믈리에 & 아시아-오세아니아 소믈리에 대회 일본 대표 '미유키 모리모토(Miyuki Morimoto)

미유키 모리모토(Miyuki Morimoto) 소믈리에
미유키 모리모토(Miyuki Morimoto) 소믈리에

- 커리어에 있어 가장 힘든 순간이 무엇이었나요? 또 어떻게 극복하셨죠?

오늘날에도 여전히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자, 제가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현재 일본 사회에서는 ‘호스피탈리티 산업’이 그다지 높게 평가되지 않습니다. 특히 일부 상류층 손님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밤 유흥거리’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저는 콘래드와 같은 고급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절 마치 ‘호스티스’처럼 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환경 속에서 우리의 자존감은 매우 낮아요.

전 이번 장학금을 통해 여성 소믈리에 뿐만 아니라 모든 식음료 전반의 종사자들이 자신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일본 내에서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데 모범을 보이고 싶습니다.

- 와인 업계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와인 및 해당 산업을 공부한다는 것은 전 세계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를 얻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 처음 영어가 매우 서툴렀지만 “와인에 대해 더 많이 배우자”라는 호기심과 최신 와인 관련 문헌이 영어로 많이 쓰여져 있다는 사실 때문에 와인 공부와 동시에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공통의 와인 언어를 배웠다면 손님, 와인 전문가 등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 영어를 잘 못할지라도 와인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면 영어와 프랑스어를 반드시 배우게 될 거에요. 저도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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