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Union des Grands Crus de Bordeaux, UGCB)이 주최하고 소펙사 코리아가 주관한 ‘2023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 전문인 시음회’가  JW 메리어트 호텔 동대문 스퀘어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됐다
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Union des Grands Crus de Bordeaux, UGCB)이 주최하고 소펙사 코리아가 주관한 ‘2023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 전문인 시음회’가  JW 메리어트 호텔 동대문 스퀘어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됐다

2023년 11월 22일(수)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JW 메리어트 호텔 동대문 스퀘어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Union des Grands Crus de Bordeaux, UGCB)이 주최하고 소펙사 코리아가 주관한 ‘2023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 전문인 시음회’가 진행됐다.

'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Union des Grands Crus de Bordeaux, UGCB)'은 와인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와인애호가들에게 보르도의 그랑 크뤼 와인들을 소개하기 위해 1973년 설립된 조직으로 보르도 지역의 마고(Margaux), 뽀이약(Pauillac), 쌩떼스테프(Saint-Estephe), 생 줄리앙(Saint-Julien), 오 메독(Haut-Medoc), 리스트락 메독(Listrac-Medoc), 페싹 레오냥(Pessac Leognan), 그라브(Graves), 소테른 바르삭(Sauternes Ou Barsac), 쌩떼밀리옹(Saint-Emilion), 뽀므롤(Pomerol) 등 14개의 AOC, 131개의 샤또가 속해있는 단체이기도 하다.

2019년부터 회장을 역임한 UGCB 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 회장 로낭 라보르드(Ronan Laborde)
2019년부터 회장을 역임한 UGCB 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 회장 로낭 라보르드(Ronan Laborde)

이번 ‘2023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 전문인 시음회’에서는 84개 샤또의 '2020년 빈티지'의 프리미엄 와인들을 시음할 수 있었으며, '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Union des Grands Crus de Bordeaux, UGCB)'의 회장이자 뽀므롤(Pomerol) 지역 샤또 끌리네(Château Clinet)의 오너인 로낭 라보르드(Ronan Laborde)의 특별방한으로 인터뷰가 함께 진행됐다.


Q. 보르도 2020년 빈티지에 대한 브리핑 부탁드립니다, 또한 작년 인터뷰에서는 2020년 빈티지가 특히 숙성잠재력이 좋을 것이다 말씀하셨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왼쪽부터) 샤또 라스꼼브(Chateau Lascombes), 샤또 가제(Chateau Gazes), 샤또 생 피에레(Chateau Saint Pierre), 샤또 끌레르 밀롱(Chateau Clerc Milon), 샤또 라 뚜르 피작(Chateau La Tour Figeac),  샤또 끌로 푸르테(Chateau Clos Fourtet) 2020 빈티지
(왼쪽부터) 샤또 라스꼼브(Chateau Lascombes), 샤또 가제(Chateau Gazes), 샤또 생 피에레(Chateau Saint Pierre), 샤또 끌레르 밀롱(Chateau Clerc Milon), 샤또 라 뚜르 피작(Chateau La Tour Figeac),  샤또 끌로 푸르테(Chateau Clos Fourtet) 2020 빈티지

2020년 빈티지는 한 마디로 'Great Vintage'입니다. 프랑스나 유럽에서는 만점 기준이 20점인데요. '20년 빈티지는 20점 만점'이라서 2020 빈티지라고 저희끼리 유머러스라게 표현하기도 하지요.

기후적으로는 시즌 초반에 비가 많이 내려 토양에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어 건조하고 기온이 높은 때 버텨줄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청포도 수확은 거의 8월 말에 진행했는데 포도가 신선함을 유지하면서 생기있는 아로마를 간직할 수 있었습니다. 우안인 쌩떼밀리옹과 뽀므롤 지역은 9월 중순쯤 수확이 이루어졌고 좌안인 메독과 페싹 레오냥은 그보다 일주일 뒤에 포도를 수확했습니다. 마지막 생장 시즌인 7월부터 9월까지 이어진 수확시기로 충분한 햇빛을 받아 잘 익은 2020년 빈티지는 대체적으로 포도의 숙성도와 컬러감이 좋고 탄닌도 많은 편입니다. 또한, 부드러운 와인 스타일을 형성하지만 동시에 밀도감이 있어 '숙성 잠재력이 뛰어난 빈티지'라할 수 있습니다.

소테른 지역의 샤또 드 레인 비뇨((Chateau de Rayne Vigneau)
소테른 지역의 샤또 드 레인 비뇨((Chateau de Rayne Vigneau)

스위트와인인 귀부와인 같은 경우는 포도가 귀부 과정을 겪을 수 있는 낮엔 뜨겁고 저녁엔 서늘한 기후의 날씨가 필요한데 2020년 가을은 늦게까지 고온건조한 날씨가 쭈욱 이어지면서 10월 말에야 귀부화된 적은 양의 포도를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산량이 많지는 않지만 뛰어난 퀄리티를 갖췄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2020년은 힘들었지만 2021, 2022, 2023년은 생산량이 많았습니다.

Q. 최근 10년 동안 보르도 와인은 어떻게 변화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해서는 기후 변화를 이야기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과거의 보르도 와인은 숙성 부분에 대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약 15년 전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겨울의 기온도 훨씬 온화해졌고 고온 건조한 날씨가 오랫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성숙한 포도를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요즘 보르도의 와인메이커들이 와인을 생산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후레쉬니스(Freshness)', 즉 '신선함' 입니다. 

Q.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은 견고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성숙한 포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와인으로 생산했을 때 바로 마시기도 좋고 숙성잠재력 또한 좋은 와인들이 생산되고 있다고 봅니다. 저희 보르도 지역에는 14개의 AOC와 131개의 샤또가 연합으로 있기 때문에 업계전문인 뿐만아니라 와인애호가 여러분들이 다양한 떼루아가 표현된 다채로운 스타일의 와인을 만나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Q.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들의 일관된 품질을 위해서 도입된 기술이 있을까요?

많은 생산자들이 포도밭 안에 기계를 부착해서 기후 예측을 통해 포도 재배에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드론을 활용하여 항공사진으로 토양과 포도잎의 수분 측정을 하기도 하지요. 양조장에서는 컬러의 강도와 탄닌도 정확한 수치로 측정해 와인메이킹에 도움을 받습니다. 이런 기술들이 도입이 된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와인의 품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훌륭한 퀄리티의 와인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것입니다.

Q. 최근 비넥스포 아시아 2023에 다녀왔는데, 그곳에서는 마고, 뽀이약, 쌩떼밀리옹 그리고 소테른 바르삭 와인들이 인기가 많았어요. 아시아 외 다른 대륙이나 국가에서는 어떤 지역의 보르도 와인들을 더 선호할지 궁금합니다.

한국에서는 보르도 좌안의 생 줄리앙 지역의 샤또 딸보(Chateau Talbot)의 인기가 여전하다
한국에서는 보르도 좌안의 생 줄리앙 지역의 샤또 딸보(Chateau Talbot)의 인기가 여전하다

재미있는 질문이군요. 나라마다 선호하는 와인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미국은 뽀므롤 와인, 영국은 메독 지역 와인이 인기가 많지요. 또한, 중국에서는 영국보다 더 메독(Medoc) 지역 와인이 인기가 많습니다. 저는 각 나라마다 다른 식문화로 인해 입맛도 교육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취향에 따라 또 마케팅에 따라서 인기있는 와인이 나뉜다고 봅니다. 

Q. 2023년도 보르도 와인 수입국가 랭킹은 어떤가요?

22.5 EUR가 넘는 보르도 와인을 기준으로 2022년 중반부터 2023년 중반의 수치로 말씀드리면 1위 중국, 2위 미국, 3위 영국, 4위 스위스, 5위 독일, 6위 일본에 이어 한국은 9위에 랭크됐습니다. 최근에는 낮은 가격대의 보르도 와인 수출액이 점점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의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50% 정도였는데 최근 2~3년 동안 비중이 60~70%으로 증가했습니다.

Q. 유럽의 20대 젊은 층들의 와인 수요가 감소했다고 알고 있는데요, 요즘 세계적인 와인 트렌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예전부터 북유럽은 맥주를 그외의 유럽 지역에서는 와인을 많이 마셨습니다. 1945년 통계수치를 보면 프랑스에서는 16세 이상의 국민들의 연간 1인 와인 섭취량이 130리터일 정도로 많은 양을 마셨지요. 이는 마실 수 있는 물이 모자랐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프랑스의 미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가 '가장 안전한 액체는 와인이다'라고 이야기할 정도의 시대인거죠(웃음). 현대에 들어서 점차적으로 와인은 라이프스타일의 하나이자 문화로 발전됐습니다. 와인 수요는 줄었다고 볼 수 있지만 개성과 취향에 따른 와인 선택과 고급 와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봅니다.

전 세계의 와인 소비자들은 거의 35세 이상의 사람들이에요. 좀 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그런 문화를 즐길 수 있을 때 와인을 즐기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특이하게도 19세부터 35세 사이의 젊은 층들도 와인을 많이 즐긴다는 수치가 확인됐습니다. 한국은 지난 3년간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 수입이 3.3 배나 증가한 나라이기도 하지요. UGCB가 1973년에 생기고 최초로 일본을 방문했을 때 그들의 와인문화는 아직 발전하기 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세계적으로 와인문화를 선도하고 있지요. 한국 시장도 그럴 것이라고 봅니다.

Q. 보르도 와인이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필요하고 실행해야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보르도 와인이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생산자와의 실질적인 교류라고 생각합니다. UGCB는 1년에 전 세계에서 60~80개의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 행사들을 기획하는 이유는 '보르도 와인과의 지속성'을 위해서입니다. 행사들 이외에도 수입사, 미디어, 유통업자들에게 단순한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보르도 와인에 대한 다양한 메세지를 전달해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각 나라별로 다양한 문화와 식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전략과 기획을 짜서 마케팅을 잘해야나가야겠지요. 

Q. 마지막으로 한국의 보르도 와인애호가 여러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도윤 기자와 UGCB 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 회장 로낭 라보르드(Ronan Laborde)
도윤 기자와 UGCB 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 회장 로낭 라보르드(Ronan Laborde)

만약 보르도 와인투어를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생산지역 투어 루트를 잘 계획해서 여유로운 시간을 두고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보르도는 짧은 시간에 돌아보기에는 관광할 곳이 많은 곳입니다. 또, 보르도 시내에 있는 와인문명 박물관(La Cité du Vin)에도 꼭 들려보시길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보르도 와인 애호가분들께 보르도 와인의 진가를 알아봐주시고 열광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 UGCB는 내년에도 한국에 방문해 2021년 빈티지의 와인들을 소개할 것입니다. 2024년에도 보르도 와인에 대한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