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와인종합지수 Liv-ex가 발간한 연간 고급 와인 시장 동향 평가 ‘The Fine Wine Market 2023’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와인 지수들이 올해부터 두 자릿수로 하락하며 2023년에 다소 ‘도전적인 해’였음을 보여주었다.

2022년 세계 경제가 혼란스러운 시기에 고급 와인은 강력한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았으며, 변동성이 큰 주식 시장에서 ‘안정적인 기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1년 뒤, 상황은 전환되어 주요 Liv-ex 지수들은 이전 두 해 동안 기록한 대부분의 성장을 잃었기 때문이다.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Liv-ex의 주요 지수들 (자료 제공=Liv-ex)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Liv-ex의 주요 지수들 (자료 제공=Liv-ex)

고급 와인 산업의 벤치마크 지수인 ‘Liv-ex Wine 100’은 올해부터 13.4% 하락했으며, 1등급 와인의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Fine Wine 50’과 고급 와인 시장의 가장 넓은 범위를 측정하는 ‘Fine Wine 1000’ 지수 또한 동일한 기간 동안 13% 하락했다.

Liv-ex에 따르면 많은 경제들이 아직도 팬데믹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침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 등으로 인한 영향으로 휘청이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투자자들이 ‘금’과 같은 안전한 투자로 돌아가게 만들고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 수치는 2022년과 2023년 초에 도달한 최고점에서 내려오고 있지만, 핵심 인플레이션(에너지와 식품 제외)은 전반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2025년까지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12개월 동안 중앙은행들은 이자율을 인상하는 일련의 조치를 취했으며, 주요 국가들의 이자율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많은 와인 수집가들이 보관 비용의 상승과 새로운 와인에 대해 너무 많은 요구를 하는 생산자들에 대한 인식 때문에 순판매자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는 와인 공급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부르고뉴, 토스카나, 캘리포니아, 보르도, 샴페인 등에서 고수익을 내는 빈티지 와인의 전망은 2024년에 시장을 더욱 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Liv-ex는 거래에 대한 ‘품질 우선’의 동향을 설명하며 “수집가들은 시장에서 가장 검증된 브랜드에 초점을 좁혀, 가장 와인의 가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 브랜드를 찾는다”라고 말하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개별 와인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이러한 추세의 연속이며, 심지어 브랜드 내에서도 구매자들이 현재 마셔도 좋은 상태인 최고 품질의 빈티지 와인에 주목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이러한 추세는 ‘보르도’에게 이익을 가져왔으며, 해당 지역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거래 비율이 상승했다. 반대로 ‘부르고뉴’는 가장 큰 타격을 받았는데, 신중한 구매자들이 더 이상 고가의 가격을 지불하려 하지 않아. 2022년의 31.2%의 거래 비율은 2023년에 24%로 급감했다.

거래액 기준 시장 점유율 (자료 제공=Liv-ex)
거래액 기준 시장 점유율 (자료 제공=Liv-ex)

Liv-ex는 보고서의 결론을 통해 “우리는 베어 마켓(bear market)에서 흔히 발생하는 교착 상태에 도달했다. 구매자들은 현재 시장 가격에서 와인을 사려하지 않고, 판매자들은 가격을 낮추고 손실을 감수하는 것을 꺼린다”라고 말하며 “한편으로는 재고가 창고와 지하 저장고에 쌓이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재고가 쌓일 예정이다. 거시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이자율이 내려갈 때까지 시장의 양쪽 사이에서 타협이 이루어져야 하며, 속적인 가격 조정은 아직까지 큰 수의 구매자들을 다시 유치하는데 충분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단기적으로 가격은 계속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지금까지 Liv-ex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와인 순위는 ‘샴페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루이 로드레의 ‘크리스탈 2015(Cristal 2015)’가 거래액 기준으로 최고 거래 와인이었으며, 근소하게 ‘돔 페리뇽 2013(Dom Pérignon 2013)’을 앞섰다. 두 와인 모두 2023년 초에 출시되었으며, 그 해 동안 Liv-ex 시장 가격이 하락했다. 대표적으로 돔 페리뇽 2013는 12월에 £1,646(12x75cl in bond)였으나 1월에는 £1,830이었다. 또한, 거래액 기준으로 다른 상위 거래 와인들로는 ‘오퍼스 원 2019(Opus One 2019)’, ‘크리스탈 2014(Cristal 2014)’, ‘스크리밍 이글 2020(Screaming Eagle 2020)’, ‘사시까이아 2019(Sassicaia 2019)’,’ ‘샤토 라피트 로칠드 2019(Château Lafite Rothschild 2019)’, ‘샤토 라피트 로칠드 2010(Château Lafite Rothschild 2019)’, ‘떼땅져 꼼뜨 드 샴페인 2012(Taittinger, Comtes de Champagne 201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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