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K-Food)로 불리는 한국 식품의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농식품 수출은 증가되어 왔지만, 지금처럼 한국 문화가 더해져 ‘K’를 붙여 ‘K-푸드’로 수출의 중심이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수출 효자 품목으로 거론되는 라면 등 가공식품은 수입 농산물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당연히 K-푸드의 수출 증가가 국산 농산물 수요 창출과는 큰 관계가 없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다양한 나라로 수출되는 K-푸드 @gettyimagebank
다양한 나라로 수출되는 K-푸드 @gettyimagebank

물론 K-푸드 중에서 많은 부분에서 국산 농산물을 사용하면서 수출에 앞장서는 제품도 있다. 바로 즉석밥과 냉동 김밥이다.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수출액이 2억 1,79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41.6%나 증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쌀 가공식품은 이러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쌀 가공식품 원료곡 수요는 2020년 49만 2,000t에서 2022년 56만 9,000t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 중 수입 쌀과 공공 비축미 등 정부양곡이 아닌 민간으로부터 조달하는 물량은 20만t 정도로 그 물량이 적다고 한다.

결국 국산 쌀 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는 쌀 가공품을 발굴하고 수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쌀 소비에 있어 큰 성장이 가능한 품목 중에 하나로 전통주를 들 수 있다. 최근 전통주는 젊은 층의 관심과 소비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K-푸드의 중심인 한식에는 당연히 우리 술인 전통주도 포함해서 한식의 발전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K-푸드에 중심에는 한식이 있다 @국제문화홍보정책실
K-푸드에 중심에는 한식이 있다 @국제문화홍보정책실

지금까지 외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한국의 술들은 소주(희석식 소주)와 맥주가 대부분이고 해외 판매가 가능한 대기업 위주로만 판매가 이루어졌다. 방송에서도 대부분 맥주와 소주를 소비하고 있고 이러한 방송이 해외에서 방영될 때 그들은 우리 술의 대표를 맥주와 소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많이 소비되는 한국 맥주나 소주는 그 술 자체의 맛을 즐기기 보다는 한식과 같이 먹어야 하는 술로 인식되어서 소비된다고 볼 수 있다. 치킨에 맥주가 그렇고 김치찌개에 소주가 그렇다. 그렇기에 2020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주요 결과’에서 외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한식 1위가 ‘소주’로 조사되기도 하였다.

외국에서 소주의 이미지는 고급스러운 음식과 같이 마시는 술이 아니다. 그건 우리나라 방송에서 나오는 이미지도 그러하다. 결과적으로 소주는 수출한다 해도 외국 소비자에게 소비가 많이 되기 힘든 술일지도 모른다. 반면 전통주는 한식과 어울리는 술이다. 쌀을 기본 베이스로 한 전통주들은 과거부터 페어링을 해오며 마셔왔기에 한식과의 궁합이 맞을 수밖에 없다. 전통주의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식과의 동반 마케팅이 필요하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 전통주에 대한 수출을 농림축산식품부뿐만 아니라 문화 차원에서 문화관광체육부와의 협업을 통해 수출 시너지를 증가시켜야 한다.

23년 전통주 등(탁주, 약주, 청주, 사과주, 과실발효주, 인삼주, 법적으로 규정된 전통주 외의 통상적인 전통주류 포함)의 수출액을 보면 336억 원으로 전체 주류 수출량의 6.6%를 차지할 정도로 미미하다. 최근 대량 수출을 하지는 못하지만, 작은 양을 수출하는 양조장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술들은 외국의 바이어 들이 국내에서 맛을 보고 마음에 들어서 직접 수입하는 경우들이 많다. 당연히 일반적인 대중식당보다는 고급스러운 식당들에서 전통주가 소비되고 있다. 전통주와 음식과의 페어링도 잘되어 있다 보니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고 전통주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다만 전통주 수출과 해외 소비자 반응에 대한 자료는 부족한 상황으로, 이에 대한 전수 조사와 만족도 분석을 정부 차원에서 해줄 필요가 있다.

2023 주류시장트렌드 전통주류 수출 현황 @농림축산식품부
2023 주류시장트렌드 전통주류 수출 현황 @농림축산식품부

세상 어떤 술도 술 단독으로 해외에 나가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와인이나 사케는 술만 나가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술은 다양한 음식의 한 부분이다. 전통주의 해외 진출을 위해 한식과의 동반 마케팅은 필수적이다. 해외의 한식당에서 전통주 페어링 메뉴를 개발하고, 이를 현지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한식 프로모션 행사에서 전통주 시음회를 열거나, 고급 한식 레스토랑에서 고품질 전통주를 소개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또한, 전통주를 해외에서 더 친숙하게 만들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통주에 얽힌 역사와 제조 과정을 강조하거나, 특정 한식과의 전통적인 페어링을 소개하는 것이다. 이러한 마케팅은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식과 전통주 페어링 @istock
한식과 전통주 페어링 @istock

이 밖에도 전통주에 대한 해외 사람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우리 전통주에 대한 과감한 지원을 통해 외국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줘야 한다. 국내 공항면세점에 전통주 관을 만들어서 많은 외국인이 출국 전에 전통주에 관심을 두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양한 외국인들에 대한 교육 및 전통주의 현지화 생산 사업도 필요해 보인다. 술과 음식, 그리고 문화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무엇 하나만 지원한다고 해서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거나 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K-푸드의 발전을 위해 전통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전통주를 K-푸드에 포함해서 수출에 힘을 기울인다면 K-푸드는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대형박사는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전통주를 연구 하는 농업연구사로 근무중이다. ' 23년 인사혁신처 대한민국 공무원상 대통령 표창, 15년 전통주 연구로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 진흥 대통령상 및 '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수상, 우리술품평회 산양삼 막걸리(대통령상), 허니와인(대상) 등을 개발하였으며 개인 홈페이지 www.koreasool.net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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