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영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10% 관세를 부과하면서, 스카치위스키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산 모든 수출품에 대해 즉각적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스카치위스키협회(SWA)는 이에 대해 “스카치위스키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영국 정부가 미국 정부와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기울이고 있는 집중적인 노력은 환영한다. 우리는 상호 이익이 되는 해결책을 위한 신중하고 실용적인 접근을 계속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반응이 이렇게 신중한 것만은 아니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인근에 위치한 위미스 패밀리 스피리츠(Wemyss Family Spirits)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윌리엄 위미스(William Wemyss)는 이번 조치를 “우리 산업에 큰 타격을 주는 후퇴”라고 평가했다.
그는 “소규모 가족 경영의 스카치위스키 업체로서, 우리는 안정적이고 관세 없는 무역에 의존해 성장하고, 투자하며, 대서양 건너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미국은 우리의 단일 최대 수출 시장이며 수요는 여전히 강하지만, 관세는 특히 우리 같은 독립 생산자에게 심각한 불확실성을 야기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킹스반스(Kingsbarns) 증류소에서도 그 여파를 실감하고 있다며 “미국인 관광객은 세인트앤드루스 지역 관광 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거나 미국 내 소비를 위축시킨다면, 골프 관광객 감소, 증류소 방문객 감소, 지역 고용 타격 등 연쇄적인 부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조치가 경제적으로도 실질적인 충격을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2019년의 전례를 떠올리게 한다.
2019년 10월 18일, 미국은 모든 싱글 몰트 스카치위스키 및 관련 리큐르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18개월간 약 6억 파운드(한화 약 1조 1,332억 8,600만 원)의 손실을 초래했다.
비록 당시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의 직접적인 정책은 아니었지만, 업계에 오랜 기간 심각한 재정적 그림자를 드리웠다. 미국은 연간 약 10억 파운드 규모의 최대 스카치 수출 시장이다.
위미스 회장은 여전히 스카치위스키가 지리적 표시 보호 품목(Protected Geographical Indication)인 점을 근거로 예외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며 “스카치는 스코틀랜드에서만 생산될 수 있는 고유한 위스키이다. 이런 고유한 지위에 기반해, 스카치를 미래 무역 협상에서 별도로 고려해야 할 정당한 근거가 있다고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경제 전반에도 부담이 예상된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영국의 연간 대미 수출액 600억 파운드(약 113조 3,388억 원) 전반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경제학자들은 이로 인해 내년 영국의 경제성장이 전면 무효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영국은 다른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았다. EU는 20%, 일본은 24%, 중국은 34%의 관세가 부과된 반면, 영국은 10%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