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산 와인의 최대 수입국인 캐나다에서 지난 4월 미국산 와인 수입이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미국의 대(對)캐나다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소비자와 정부 기관들이 미국산 주류에 대한 불매 운동을 이어간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미국에서 캐나다로 수출된 와인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93% 급감했다. 이는 2002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큰 하락폭이다. 미국 와인 생산자들에게 두 번째와 세 번째로 큰 시장인 영국과 중국 역시 같은 기간 수입을 줄였다.
이러한 급락은 미국의 전체 와인 수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4월 한 달 동안 미국의 글로벌 와인 수출은 41% 감소했으며, 이는 3월의 28% 하락에 이은 연속된 하락세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캐나다는 미국산 와인의 최대 수입국으로, 전체 수출 금액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 캐나다 각 주 정부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정부 운영 주류 매장에서 미국산 술을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일부 주에서는 최근 다시 구매를 재개하기도 했다. 캐나다는 여전히 미국산 와인에 대해 25%의 수입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작된 무역 분쟁의 여파로 도입된 것이다.
한편 중국은 지난 4월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로 125%를 부과했으나, 이후 양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하고 이번 주 일부 무역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기본 합의에 도달했다.
이 같은 무역 분쟁 외에도 시장에는 장기적인 소비 트렌드 변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와인경제협회(AAWE)가 글로벌 와인시장 연례 데이터베이스(Annual Database of Global Wine Markets)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1인당 와인 소비량은 1970년대 초반 대비 2022년까지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