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다이너(Tesla Diner) (사진=Tesla)
테슬라 다이너(Tesla Diner) (사진=Tesla)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Tesla)가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 대로에 다이너와 슈퍼차저를 결합한 새로운 공간을 열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는 이 모델을 향후 전 세계 주요 도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머스크가 새로운 사업을 꺼내든 배경에는 전기차 판매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카와우(Carwow)에 따르면 테슬라는 7분기 연속 판매 감소를 기록했으며, 2025년 2분기 인도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5% 줄었다. 머스크는 전기차 이용자 친화적인 외식 공간을 마련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판매 회복을 동시에 노린다는 구상이다.

지난 7월 19일 문을 연 ‘테슬라 다이너’는 80개의 충전 시설과 함께 햄버거, 핫도그, 프라이드 치킨 샌드위치 등 미국식 메뉴를 제공한다. 주류는 판매하지 않지만 탄산음료, 밀크셰이크, 슬러시 등을 매주 바뀌는 맛으로 선보이며, 모든 음료는 테슬라 로고가 새겨진 재사용 병에 담아 제공된다. 고객은 차량 내부 터치스크린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음식과 음료를 바로 주문할 수 있다. 매장은 ‘레트로-퓨처리즘’ 콘셉트로 꾸며졌으며, 대형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영화가 차량 내부 스크린과 연동되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가 팝콘을 제공하는 장면은 새로운 경험을 강조한다.

머스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레트로-퓨처리즘 다이너가 성공한다면 전 세계 주요 도시는 물론 장거리 슈퍼차저 거점에도 이 모델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출발은 매끄럽지 않다. 개점 직후부터 긴 대기 줄과 혼란스러운 서비스, 현금 결제가 불가능한 운영 방식이 불편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춘(Fortune)에 따르면 개점 3주 만에 메뉴가 대폭 축소돼 현재는 다섯 가지 샌드위치만 남았으며, 채식 버거나 샐러드, 해시브라운 같은 메뉴는 아예 사라졌다. 매장 셰프 에릭 그린스펀은 “예상치 못한 수요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고객 불만은 여전하다.

이용자들은 충전 시간과 식사 시간이 맞지 않는 점도 문제로 꼽는다. 테슬라 오너 커뮤니티에서는 “음료를 주문하고 나면 차량을 다시 옮겨야 하는 시간이 대부분 30분 이내여서 제대로 된 식사가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충전이 필요 없는 고객의 입장을 허용할지 여부도 논란이다. 주차를 충전 차량으로만 제한할 경우 단순히 식사를 원하는 고객은 불편을 겪을 수 있고, 반대로 허용하면 충전 대기 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고객은 “아이디어 자체는 매력적이지만 실제 운영은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한다. 머스크의 새로운 시도가 전기차 판매 부진을 반전시킬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일시적 화제에 그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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