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송 마스터클래스가 지난 9월 8일 SPC 컬리너리 아카데미에서 진행됐다 @타이거인터내셔날

샴페인을 마실 때 우리는 흔히 ‘우아하다’고 말한다. 랑송 샴페인은 260년 넘는 전통이 빚어낸 클래식한 매력 위에, 신선하게 살아나는 생동감이 피어난다. 랑송의 아시아퍼시픽 수출매니저 로헝 밸리(Laurent Valy)는 랑송의 스타일로 ‘우아함, 신선함, 활력’ 3개를 꼽았다. 첫 잔에서는 우아함이, 두 번째 잔에서는 생동감이 다가오며, 그 밸런스는 랑송이 단순한 샴페인 하우스임을 넘어 최고의 샴페인임을 증명한다.

메종 랑송(Maison Lanson)은 1760년 랭스(Reims)에 설립된 가장 오래된 샴페인 하우스 중 하나로, 260년 넘게 전통을 이어온 가족 경영 브랜드다. 창립자의 아들이 몰타 기사단으로 활동하며 사용한 십자가 문양은 1798년부터 랑송의 앰블럼으로 자리 잡았고, 현재까지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1900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로열 워런트(Royal Warrant)를 부여받아 최초의 영국 왕실 인증 샴페인이 되었으며, 1977년 윔블던 테니스 대회와 제휴, 2001년 공식 샴페인으로 지정되며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랑송은 전 세계 80여 개국에 수출되며, 생산량 기준으로 샴페인 그룹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그룹 산하에는 샤누아(Chanoine), 뷔흐땡(Burtin), 필리포나(Philipponnant), 드 브노쥬(De Venoge), 부아젤(Boizel) 등이 포함된다.

기자와 로헝 밸리 랑송 아시아퍼시픽 수출 매니저
기자와 로헝 밸리 랑송 아시아퍼시픽 수출 매니저

메종 랑송은 100여 개 포도 재배자와 긴밀히 협력하며, 그랑 크뤼·프리미에 크뤼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또한 약 60헥타르의 자체 포도밭은 모두 유기농 인증을 받았고, 일부는 바이오다이내믹 방식으로 관리된다.

포도밭은 네 구역으로 나뉘며 각 구역에는 자체 압착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랑송은 말로락틱 발효와 도자쥬를 최소화하고, 대형 오크통 숙성을 통해 포도의 본연의 품질을 담아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3년 합류한 와인메이커 에르베 당탕(Herve Dantan)의 리더십 아래 매년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에르베 당탕이 제시한 우아함, 신선함, 활력이라는 정체성을 토대로 실제 글라스 속 랑송 샴페인은 어떻게 표현될까.

랑송 르 블랙 크레아시옹 258 NV(Lanson Le Black Creation 258 NV)

피노누아 50%, 샤르도네 35%, 뫼니에 15% 블렌딩했고, 2018년 빈티지를 베이스로 2008년, 2009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등 총 8개의 빈티지가 48개월간 숙성이 됐다. 도자쥬는 8g/L며, 75%는 말로락틱 발효 없이 최소화했다.

밝고 연한 골드 컬러에 익은 배, 익은 사과, 익은 포도, 말린 시트러스 등의 향에 갓 구운 빵, 살짝 구운 아몬드의 향이 조화롭다. 산도가 아주 쨍하고 에이징한 느낌이 있다. 시트러스 계열의 머멀레이드나 레몬 청, 혹은 꿀로 감싼 끈적거리지만 속은 바삭한 디저트가 생각이 난다. 지속성이 길고, 밸런스가 좋다. 고구마 튀김, 치즈가 듬뿍 들어간 버섯 파스타 등이 생각난다.

랑송 르 블랑드블랑 NV(Lanson Le Blanc de Blancs NV)

9개의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 밭을 포함해 총 15개의 엄선된 포도밭 샤르도네로 양조됐고, 2018년 빈티지를 베이스로 40%는 리저브 와인이 블렌딩됐다. 5년을 숙성했고, 도자쥬는 7g/L다. 가장 에르베 당탕 스타일의 샴페인으로 불리는 블랑드블랑은 과일의 리치한 쥬시함과 신선함, 우아함을 모두 담았다.

연한 골드빛에 흰꽃, 라임, 복숭아 등의 플로럴과 과실향이 균형있고, 약간의 갓 구운 흰색 빵의 향이 입맛을 돋운다. 높은 산도에 부드럽고 섬세한 버블감이 샴페인의 정석이라는 생각이 든다. 높은 미네랄리티에 후미에 버블감이 가라앉으면서 단맛이 살짝 올라오는데 매력 있다. 살짝 익힌 가리비나 조개찜, 샐러드류와 잘 어울릴 것이다.

랑송 르 블랙 리저브 NV(Lanson le Black Reserve NV)

르 블랙 크레아시옹과 같은 피노누아 50%, 샤르도네 35%, 뫼니에 15%지만, 그랑 크뤼 비중을 더 높였다. 2015년 빈티지를 베이스로 2017, 2018 빈티지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리저브 와인의 비율은 45%다. 5년 숙성하였고, 도자쥬는 7g/L다. 에르베 당탕이 합류 이후 새로 출시한 와인으로 에이징에 중점을 두어 숙성된 맛이 일품이다.

빛나는 골드 컬러에 더 달달하고 익은 과실향이 나는데, 익은 모과, 배의 향이 나고, 익은 파인애플과 꿀의 느낌이 있다. 망고향도 있는데 익은 망고보다는 조금 덜 익은듯한 청색 망고가 느껴지며, 아몬드, 쿠키류의 부케가 매력있다. 오히려 처음엔 고소하고 토스티함, 익은 과일이 나오다가 나중에 시트러스 계열의 향이 올라오며, 산도가 친다. 약간의 마이쮸에서 느낄법한 쥬시한 과일향이다. 그릴드 비프인데 겉은 바삭하게 하고, 속은 육즙을 가득 담은 안심 스테이크와 잘 어울릴 것 같고, 양념갈비, 육회 등과 잘 어울릴 것 같다.

랑송 르 빈티지 2012(Lanson Le Vintage 2012)

랑송이 자랑하는 스페셜 빈티지 컬렉션으로 오직 1874년, 1904년, 1928년, 1955년, 1964년, 1971년, 1976년, 1985년, 1999년, 2009년, 2012년, 2013년만 출시했다. 한국에 출시된 2012년 빈티지는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 밭에서 자란 피노누아 52%와 샤르도네 48%로 블렌딩했다. 말로락틱 발효를 전혀 하지 않았고, 10년 숙성했으며, 도자쥬는 7g/L했다. 로헝 밸리(Laurent Valy) 아시아퍼시픽 수출 매니저는 “2012년은 아주 덥지만 밤은 시원했고, 비는 적게 내렸던 행운의 해였다”고 설명했다.

진한 골드 컬러에 살짝 탁한 컬러도 보여준다. 흰꽃도 있지만, 진한 컬러의 꽃향기도 느껴지고, 잘 익은듯한 농축된 향이 있다. 과일향보다는 꽃향기와 너트류의 향이 더 나는데, 짱짱하고 끝내주는 산도와 미네랄리티로 구조감, 밸런스가 아주 뛰어난 느낌을 받았다. 약간의 닭고기향도 느껴지는데, 침이 아주 고였다. 전복, 우니 등의 해산물 요리와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교촌치킨의 허니콤보 같은 계열과도 재밌는 조합이 될 것 같다.

랑송 노블 브뤼 빈티지 2004 (Lanson Noble Brut Vintage 2004)

랑송 샴페인 컬렉션 중 최고의 샴페인인 노블은 꼬뜨 드 블랑의 그랑 크뤼(Avize, Cramant, Oger, Le Mesnil-sur-Oger, Chouilly) 샤르도네 최소 70%와 몽따뉴 드 랭스의 그랑크뤼(Verzenay, Bouzy) 피노누아로만 만들어지는데, 자연이 제공하는 가장 완벽한 해에만 생산한다. 1979년 첫 노블 샴페인을 출시한 이후, 1981년, 1985년, 1988년, 1989년, 1994년, 1995년, 1996년, 1997년, 1998년, 1999년, 2000년, 2002년에만 생산됐다. 숙성은 무려 18년 진행하며, 말로락틱 발효는 전혀 진행하지 않고, 도자쥬는 6g/L 진행했다.

살짝 그린빛이 도는 골드 컬러에, 고급 향수를 입에 삼킨 것 같은 강렬한 아로마가 놀랍다. 아주 익어서 말라버린 농축된 배와 모과, 살구와 자몽 그리고 오렌지 사탕의 향이 나며, 약간의 꿀, 아몬드, 비스킷 등의 향이 어우러진다. 섬세한 버블에 부드러운 산도가 일품이다. 캐비아, 전복, 트러플 요리와 아주 잘 어울릴 것이다.

랑송 노블 블랑드블랑 빈티지 2004(Lanson Noble Blanc de Blancs Vintage 2004)

랑송 노블 블랑드블랑 빈티지는 1983년, 1989년, 1990년, 1994년, 1995년, 1996년, 1997년, 1998년, 1999년, 2002년에만 생산했다. 그랑크뤼(Avize, Cramant, Oger, Le Mesnil-sur-Oger, Chouilly) 샤르도네로 말로락틱 발효 없이 18년간 숙성했으며, 도자쥬는 6g/L 했다.

은은한 그린빛이 도는 반짝이는 골드 컬러인데, 잘 익은 시트러스 계열의 과실향인데, 꿀이나 설탕에 담근 레몬청, 감귤 아로마가 주로 가득 채우고, 아몬드, 헤이즐넛의 터치가 살짝 있다. 아주 신선하고 품질 좋은 굴 요리와 북경오리가 좋은 페어링을 이룰 것 같다. 아시아퍼시픽 수출매니저 로헝 밸리는 개인 역대 랑송 샴페인의 최고의 페어링으로 노블 블랑드블랑 2002 빈티지와 트러플리조또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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