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브랜드와 유명인의 파트너십 중 일부는 억지스럽게 끼워 맞춘 듯해 보이거나, 유명인의 위상이 브랜드 자체를 가리고 단순한 금전 거래로 비칠 때가 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 서해안 아일라에서 탄생한 싱글 몰트 위스키 라프로익(Laphroaig)은 이번에 가장 진정성 있는 협업 중 하나를 선보였다.
런던 셀프리지 지하 영화관에서 열린 비공개 행사에서 라프로익은 강렬하고 타협 없는 풍미로 유명한 브랜드의 새로운 단편 영화 캠페인을 공개했다. 주인공은 수상 경력의 배우 윌렘 대포(Willem Dafoe). 그는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아메리칸 사이코,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그리고 아일라 섬의 풍광을 연상시키는 2019년 작품 더 라이트하우스 등에서 강렬하고 생생한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대포는 브랜드의 본질에 깊이 몰입했다.
이번 캠페인 The Taste는 영국 감독 팀 포프(Tim Pope)가 연출했으며, 2024년 시작된 Unphorgettable 캠페인의 연작 중 최신편이다. 영화는 라프로익 10년산의 독특한 스모키 풍미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돼 온 기묘하고 도전적인 시음 노트들을 대포의 해석을 통해 보여준다.
브랜드의 CRM 프로그램 라프로익의 친구들(Friends of Laphroaig) 회원들의 묘사를 바탕으로, 대포는 특유의 거친 음성과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끌었다. 해초 시가를 씹는 바다코끼리를 핥는 맛 같다는 표현이나 불타는 바다 위 바위투성이 노 젓는 배에서 인어와 키스하는 맛 같다는 묘사에 그의 목소리가 얹히며 생생한 힘을 더했다.

대포는 “이 프로젝트를 제안받았을 때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고, 다른 연기 작업처럼 임했다”며 “라프로익은 젊은 시절부터 알던 브랜드였고, 여기에 참여한 이들의 헌신적인 태도에서 큰 자극을 받았다. 나에게는 창의적인 기회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 해외여행으로 스코틀랜드에 갔을 때, 발을 디디자마자 이상하게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이번 The Taste는 라프로익을 탐험하며 느낄 수 있는 그런 친숙함과 풍미의 조화를 담아냈다”고 덧붙였다.
산토리 글로벌 스피리츠 전무이사 크리스 리처드슨(Chris Richardson)은 “윌렘 대포는 라프로익처럼 대담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정의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장인 정신에 대한 그의 흔들림 없는 헌신은 우리의 위스키 철학과 맞닿아 있다. 그는 라프로익의 강렬하고 독보적인 풍미를 되살리며, 자신만큼 개성 있는 전 세계 사람들을 기념할 수 있는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번 캠페인은 2026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행사 현장에서는 대포가 라프로익 수석 위스키 메이커 사라 다우링(Sarah Dowling)과 협업해 한정판 제품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도 공개됐다. 이날 진행을 맡은 영화 평론가 마리엘라 프로스트럽(Mariella Frostrup)은 새 제품이 열대적이고 모험적인 캐릭터를 담을 것이라고 전하며, 럼 캐스크에서 영감을 받은 라프로익이 등장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