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남부의 한 77세 남성이 4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한 뒤, 장바구니에 있던 식료품과 와인으로 버티며 사흘간 생존한 사실이 전해졌다.
이 남성은 로제르(Lozère) 지역의 생쥘리앙데퐁(Saint-Julien-des-Points) 마을에 거주하며, 평소 자전거를 타고 인근 가르(Gard) 지역의 라 그랑콤브(La Grand-Combe)까지 장을 보러 다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었다. 그러나 귀가 길에 RN106 도로의 굽은 구간에서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며, 40m 아래의 가르동(Gardon) 강 하상으로 추락했다.
자전거는 심하게 부서졌고, 그는 계곡에 갇혀 꼼짝할 수 없었다. 지나가는 차량 소리가 들릴 때마다 구조를 요청했지만, 사흘 동안 아무도 그의 외침을 듣지 못했다. 추운 밤과 습한 공기가 이어지는 세벤(Cévennes) 산맥의 기후 속에서, 그를 버티게 한 것은 장바구니 속 소량의 식료품과 몇 병의 와인이었다. 다행히 와인병은 추락에도 깨지지 않았고, 이는 그의 유일한 수분 공급원이 되었다.
기적 같은 구조는 세 번째 날 찾아왔다. 현장을 지나던 도로 정비국 소속 도로 보수 인부들이 아래쪽에서 희미한 외침을 들은 것이다. 그들은 계곡 아래에서 구부러진 자전거와 손을 흔드는 남성을 발견했고, 즉시 구조를 요청했다.
출동한 에로(Hérault) 소방구조대(SDIS 34)와 민방위 헬리콥터팀은 남성을 가르동 강 하상에서 인양해, 알레스(Alès)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에로 소방당국의 의료 책임자 로랑 사바스(Laurent Savath) 박사는 영국 매체 ‘로드닷씨(road.c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그야말로 기적의 생존자”라며 “추위와 습기 속에서, 음식과 물이 거의 없는 상황을 놀라운 인내력으로 견뎠다”고 전했다.
구조대에 따르면, 그는 계곡에서 스스로 탈출을 시도하다 몇 차례 하천으로 다시 미끄러졌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가벼운 부상과 저체온증만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