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페어링(Alice Feiring)
앨리스 페어링(Alice Feiring)

‘앨리스 페어링(Alice Feiring)’은 와인업계 종사자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다. 

내추럴 와인의 선구자 중 한 명으로 불리는 그녀는 뉴욕타임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LA타임스, 콘테나스트, 포브스트래블러 등 세계적인 매체에 글을 쓰고 있으며, 그녀의 블로그 ‘더 페어링 라인(The Feiring Line, 前 Veritas in Vino)’은 최고의 내추럴 와인 소식지로 불린다.

가끔 그녀의 의견은 와인 업계에 있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한다. 2008년에 집필한 그녀의 첫 번째 책 ‘The Battle for Wine and Love: Or How I Saved the World from Parkerization’에서는 와인 업계가 로버트 파커의 포인트(RP)를 얻기 위한 상업적 관행을 지적하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녀는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으며, 우리 자신들이 와인에 있어 다양한 관점과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소믈리에타임즈는 그녀와 함께 특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처음 ‘와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리고 직업으로 선택하게 된 계기는요?

기사를 매체에 투고하기 시작했고, 저의 글이 조금씩, 지속적으로 출판되기 시작했습니다. 뉴욕에 있는 제가 갈 수 있는 모든 와인 시음회에 가서 저를 추천해 주었던 사람들을 만났고요. 하지만 저는 ‘와인 작가’가 되고 싶어 하지는 않았어요. 전 글을 쓰는 사람이었고, 와인을 좋아했죠. 그래서 저는 그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쳐서 저만의 주제로 만들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오게 되었어요.

Q2. 앨리스 님에게 커리어에 있어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던 순간은 무엇이었나요?

2001년 뉴욕타임스에 ‘For Better of Worse, Winemakers Go High Tech’라는 글을 기고했을 때 부터입니다.

Q3. 앨리스 님은 전 세계의 와인 행사나 시음회를 방문하며 책, 칼럼 그리고 뉴스를 쓰시는데요.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정말 꿈같은 직업일 수도 있지만, 육체적으로는 힘든 순간이 많았을 것 같아요. 직업으로서 ‘와인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질은요?

제가 하는 일은 '와인 전문가'가 아닌 와인 뒤에 있는 숨겨진 이야기, 이슈, 문화에 대해 보고하고, 추천하고, 글을 쓰는 일 입니다. 이는 제가 와인에 대한 전문성, 인사이트 그리고 지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다른 사람들이 저를 '전문가'로 만들었죠. 그렇지만 그것은 제 커리어에 대한 정의가 아닙니다.

좋은 '와인 작가'를 말하는 것이라면,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와인 제조 및 포도 재배의 과학 및 관행 그리고 팔레트를 이해하고, 책임감 있는 와인 추천으로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일의 단점은 수많은 시음들이 육체를 피곤하게 한다는 것 입니다. 저는 비행기에 타고 지상에 착륙하면 즉시 작업에 착수합니다. 또한, 많은 곳을 운전하고, 매일 밤마다 다른 곳에 참석해있지요. 이동 중에 몸이 아프다고 할지 언정 항상 술에 취해있지 않고 정신이 깨어있도록 유지해야 합니다.

Q4. 앨리스 님은 세계적인 잡지의 와인 칼럼니스트, 저널리스트이자 많은 책을 집필하신 작가입니다. 와인에 대한 글을 쓰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요소들은 무엇인가요?

기본적인 저널리즘의 요소들이요.

“why this story(왜 이 이야기인가?)”, “why now(왜 지금 해야만 하는가?)” 그리고 why me(왜 내가 해당 스토리를 전달하는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가?)”

아마존에서 홈브루잉, 증류, 와인메이킹 저서 부문에서 #1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는 앨리스 페어링의 신간 'To Fall in Love, Drink This: A Wine Writer's Memoir'
아마존에서 홈브루잉, 증류, 와인메이킹 저서 부문에서 #1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는 앨리스 페어링의 신간 'To Fall in Love, Drink This: A Wine Writer's Memoir'

Q5. 앨리스 님이 2008년에 집필된 당신의 첫 번째 책 ‘The Battle for Wine and Love: How I Save the World from Parkerization’는 당시에 꽤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해당 책에서는 당시의 와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측면에선 와인의 균일화, 포도에서 테루아를 제거하고 로버트 파커의 포인트를 얻기 위해 첨가물을 추가하는 등의 상업적 관행이 이루어졌는지를 강조했는데요, 해당 책을 집필하신지 14년이 지난 지금, 와인 산업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고 보시나요?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2008년 당시, 우리는 '내추럴 와인'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어요. 당시엔 프랑스 특정 지역, 극소수의 스페인, 이탈리아 이외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죠. 하지만 오늘날에는 와인이 만들어지는 모든 곳에서 와인 혁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양한 품종의 와인들이 있고, 저도수의 와인들이 받아들여지고, 인정받고 있습니다. *co-ferments와 하이브리드(hybrids)가 있으며, 훌륭한 클레이 발효(clay fermentation)과 콘크리트 사용법도 있고요. 또한, 토착 효모 발효와 낮은 아황산염 첨가에 대한 인식 향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러한 변화는 현재진행형이죠.

* Co-fermentation: 와인을 생산할 때 두 가지 이상의 포도 품종을 동시에 발효시키는 것

Q6. 앨리스 님의 웹사이트 ‘페어링 라인(Feiring Line)’은 세계 최초의 독립 내추럴 와인 소식지로 수많은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소믈리에타임즈 홈페이지에서도 가장 많이 읽은 기사가 펫낫일 정도로 내추럴 와인에 대한 관심이 국내에서도 증가하고 있는데, 내추럴 와인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무엇일까요?

Life, Liveliness, Digestibility.

Q7. 전 세계에서 온 수많은 내추럴 와인들을 시음하셨는데, 그중 앨리스 님에게 있어 최고의 내추럴 와인을 뽑자면요?

죄송하지만 전 최고를 믿지 않습니다. 기억에 남고 영향력을 준 와인들이 너무 맣아 딱히 하나를 꼽긴 힘들어요.

Q8. 와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으로서, 앨리스 님에게 있어 ‘좋은 와인’이란 무엇을 뜻하나요?

맛있고,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말해주고, 반응을 일깨워주는 장소감을 가진 와인이요.

"자신이 왜 '전문가'가 되고 싶은지, 그리고 그것이 자신에게 있어 어떠한 의미인지를 자문해 봐야 합니다"

Q9. 한국에서도 앨리스 님과 같이 와인 업계에 몸을 담고자 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 직업적 조언을 해주신다면?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왜 '전문가'가 되고 싶은지, 그리고 그것이 자신에게 있어 어떠한 의미인지를 자문해 봐야 합니다. 여행을 하고, 포도밭의 수확 작업에 참여하여 작업 과정과 땅을 이해하고, 그리고 가능한 한 많은 와인을 끊임없이 맛봐야 해요.

굳이 학위나 자신의 이름 뒤에 붙는 와인 전문가 타이틀을 추구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비록 모든 교육이 훌륭하지만 와인에 대한 매우 편협한 시각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알아야 할 것은 공식적인 훈련을 마치면 우리에게 삶이 있다는 것이에요.

Q10. 마지막 질문입니다.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현재 한국의 내추럴 와인 씬이 굉장히 인상적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언젠가 꼭 방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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