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Dry)'라는 표현은 사람들이 와인을 마실 때 가장 흔히 접하게 되는 표현 중 하나이지만 틀린 의미로 자주 사용되고 있는 표현이기도 하다.
 

▲ 떫은 맛의 와인 또는 도수가 높은 와인은 무조건 드라이와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있다 <사진=congerdesign>

'드라이와인'이란 정확히 말하면 잔당이 없는 와인이다. 즉, 달지 않다는 의미이다. 포도즙이 와인으로 변환되는 발효과정에서 효모가 포도즙 내의 당을 먹음으로써 알코올이 생겨난다. 대부분의 와인 제조자들은 효모가 모든 당을 먹어버리기 전에 발효과정을 중단시킨다. 발효가 중단되었을 때 남아있는 당에 의해 와인에서 단맛이 느껴지는 것인데, 드라이 와인을 만들 때는 발효과정이 완벽하게 끝날 때까지 내버려 둔다. 발효과정이 완벽하게 진행되면 와인 속에는 잔여 당이 매우 적거나 존재하지 않게 된다. 남아있는 당이 없다면 단맛도 없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드라이와인이다. 

드라이와인이 오직 '달지 않은 와인'이라는 의미만을 가지고 있다면, 왜 수많은 사람이 이 표현을 올바르지 않게 사용하는 것일까?

이유는 사람들이 감각에서 느끼는 '드라이'와 와인에서 사용되는 '드라이'의 의미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이 단어를 감각과 연관 지어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오는 일반적인 오해가 드라이와인은 말 그대로 입을 '마르게'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입이 마르거나 떫은 느낌을 좋아하면 "저는 드라이와인을 좋아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와인을 마셨을 때 입 안이 마르는 것은 타닌이 강해서이지 와인이 드라이해서가 아니다. 혼동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바로 달지 않은 와인(드라이와인과 같은 말)이 떫은 와인이라는 것이다. 타닌 함량이 높은 와인이 입을 마르게 하는 것이지 드라이와인이 입을 마르게 하는 것은 아니다.

드라이와인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드라이와인은 도수가 높은 와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상관관계를 만들어내는 이유는 도수가 높은 와인이 과실 맛이 많이 나지 않고 알코올 맛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알코올 맛이 강하면 입 안이 마르는 경향이 있어 사람들은 당연하게 이 와인은 드라이와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위와 같은 맥락으로 와인이 달지 않으면서 도수가 높을 수는 있지만, 도수가 높은 와인이 항상 드라이와인인 것은 아니다. 사실은 도수가 매우 높으면서도 달콤한 디저트와인들이 존재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이채은기자 pscod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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