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와인은 대체로 알코올 성분이 13% 전후이지만, 18% 이상의 높은 알코올을 가지고 있는 와인도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와인을 주정강화와인이(Fortified Wine)라고 하는데요. 일반 와인에 도수가 높은 술인 브랜디나 다른 스피릿을 첨가하여 알코올 도수를 높인 와인입니다. 그렇다면 강화와인은 왜 만들어졌을까요?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서 보르도(Bordeaux)의 소유권을 두고 싸운 백년전쟁에서 영국이 패배하면서, 영국은 더이상 보르도 와인을 수입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옛날부터 와인을 너무 사랑했던 영국인들은 새로운 와인이 필요했고, 포르투갈과 스페인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보르도 지역에 비해 거리가 멀어, 장거리 운송이나 항해, 고온의 보관환경으로부터 와인이 변질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게 되었는데요. 이러한 와인의 손상을 막고자 와인에 도수가 높은 브랜디를 가미한데서 유래된 것이 바로 주정강화와인입니다.

강화와인의 대표적인 예로는 포트, 셰리 그리고 마데이라가 있는데요.

먼저 포트는 포르투갈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크게 진한 보랏빛과 말린 건포도 풍미를 지닌 루비포트와, 루비 포트에 화이트 포트를 섞어 숙성시킨 토니 포트로 나뉩니다.

스페인의 주정강화 와인인 셰리 와인은 솔레라 시스템 방식과 와인의 산화를 통해 견과류 등의 특별한 풍미를 가지며, 드라이한 맛부터 시럽같은 단맛까지 다양한 맛을 가지고 있는 와인입니다.

마지막으로 마데이라는 호날두의 고향 포르투갈 마데이라 섬의 특산주로, 과거 항해에서 찾아낸 방법으로 만드는 주정강화 와인입니다. 보통 다른 주정강화 와인과 다르게 산화와 열화를 같이 시켜 만드는 와인으로써 특유의 풍미를 가지고 있으며, 오픈 전에는 300년 이상, 오픈 후에도 6개월 이상 버틸만한 힘이 있는 와인입니다.

가끔 보면 하루 한두 잔씩 취침 전에 와인을 드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일반와인들을 며칠 동안 두고 드시게 되면 맛의 변질뿐만 아니라 균이 번식하여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해드린 강화와인들은 오픈 후에도 한 달 정도는 충분히 두고 드셔도 괜찮기 때문에 이런 용도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 이대한 소믈리에

이대한 소믈리에는 2013년 대학생 소믈리에 대회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4년 아마추어 소믈리에 대회 우승을 포함 여러 대회에서 입상을 하였고, 소믈리에로 근무하다가 현재 와인샵 매니저로 재직하며, 와인DB 수집 및 분석하고 와인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이대한 소믈리에 eogks72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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