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현 소믈리에는 포르투갈 와인 그랜드 테이스팅 행사에서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 부스 테이스팅 세션을 담당했다.
허수현 소믈리에(레스토랑 알렌)는 포르투갈 와인 그랜드 테이스팅 행사에서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 부스 테이스팅 세션을 담당했다.

지난 포르투갈 와인 그랜드 테이스팅 행사에서 만난 허수현 소믈리에는 포르투갈 세투발 주정강화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 부스에서 테이스팅 세션을 담당했다.

포르투갈 와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는 그는 2021년부터 2년 연속 한국 국제 소믈리에 경기대회 '포르투갈 와인 부문'에서 우승을 거머쥐었으며, 올해부터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의 앰버서더로 선정되어 활발히 활동중이다. 

그가 생각하는 포르투갈 와인의 매력은 무엇일까?


Q. 안녕하세요, 허수현 소믈리에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허수현 소믈리에 입니다. 2017년도에 정식당에서의 첫 파인다이닝 근무를 시작으로 현재는 레스토랑 알렌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 알렌은 한국의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여 프렌치 테크닉을 기반으로 서현민 셰프의 다양한 조리법을 통해 한국에서 자란 식재료를 다채롭게 선보이는 곳입니다. 

Q. 소믈리에로 활동하시면서 여러 대회에서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말 좋은 기회로 2020년에 소펙사에서 주관하는 한국소믈리에대회의 라피트 로칠드 에세이 부분에 첫 수상을 하였어요. 최근에는 사단법인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에서 주최하는 2021년, 2022년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에서 포르투갈 부문에 우승을 하였습니다. 

'2022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국가대표 부문 결선을 진행하고 있는 허수현 소믈리에. 본 대회 3위를 차지했다.
'2022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국가대표 부문 결선을 진행하고 있는 허수현 소믈리에. 본 대회 3위를 차지했다.

2022년에는 한국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국가대표 부문 3위로 수상하였으며, 동 대회에서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선배들과 나란히 세계 소믈리에 대회의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왕중왕전 결선 무대에 오른 것이 정말 꿈만 같았던 순간이었습니다. 

Q. 포르투갈 와이너리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의 앰버서더(Jose Maria da Fonseca)로 활동하게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포르투갈 와인 대회 우승과 관련이 있을가요?

대회 부상으로 와인수입사 올빈와인에서 후원해주신 포르투갈 와이너리 투어를 다녀오면서 앰버서더에 관한 얘기를 해주셨어요, 투어 이전에도 2019년에 생에 첫 유럽여행이었던 곳이 포르투갈이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포르투갈은 저에게는 꽤나 큰 의미가 있는 곳이 되어버린 와인산지에요. 자유여행때 리스본을 거쳐 포르투로 이동하면서 경험했던 식재료와 음식들이 매우 다채롭고 재료도 우리나라와 많이 닮아 친숙해서 좋았어요. 

일주일 정도 남짓한 기간이었지만 함께 마셨던 포르투갈의 와인들에 대한 애정도 생기게 되었고, 현지의 음식과 와인이 보여주는 조화를 경험하고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의 여행 경험이 자연스럽게 포르투갈 와인 대회에 좋은 영향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대회 이후에 와이너리 투어를 통해 포르투갈 내륙의 전역을 돌아다니는 여정이었는데 전국 각지를 돌며 포르투갈 와인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포르투갈은 우리나라 못지 않게 치안도 좋고 사람들도 참 따뜻한 곳이에요.

앞서 말한 것 처럼 현지 음식도 한국 음식과 비슷한 부분이 많은데 바이하다 지역의 새끼돼지요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정말 친숙한 요리가 될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포르투갈이 우리나라처럼 해안을 끼고 있다보니, 해산물 요리나 바칼라우라고 하는 말린 대구를 활용한 요리 등이 우리나라와 닮아 있어요.

단연 포르투갈 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매운 맛을 지닌 포르투갈 현지의 피리피리 라고 하는 고추소스에요. 어느 음식에나 곁들여 먹는데 기회가 되신다면 꼭 식당에서 요청해서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Q. 포르투갈은 역시나 주정강화 와인이 유명한데, 어떤 스타일의 와인을 좋아하시는지요?

네, 저는 처음에 포트 와인을 상당히 좋아했습니다. 3대 주정강화 와인으로 통하는 포트와 마데이라, 셰리도 물론 좋지만 포르투갈 여행을 통해 개인적으로 좋아하게 된 와인은 우리나라에도 몇 수입되지 않는 남부지방의 세투발 와인이에요 

알렘브레 모스카텔 드 세투발(Alambre, Moscatel de Setúbal)
알렘브레 모스카텔 드 세투발(Alambre, Moscatel de Setúbal)

북부 지방에는 '포트'가 있다면 남부 지방에는 '모스카텔 드 세투발'이 있습니다.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가 만드는 알램브레, 모스카텔 드 세투발(Alambre, Moscatel de Setubal) 경우에는 잘익은 무화과와 홍차의 뉘앙스가 느껴집니다. 한식의 약과나 한과에도 좋고, 치즈케익이나 휘낭시에 같은 구운과자하고도 정말 조화가 좋은 와인이에요. 산뜻한 참외나 배와도 정말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주정강화 와인이다보니 알코올이 조금 높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당도와 산도가 훌륭한 밸런스를 보여줍니다. 우리나라의 주류 소비자들에게 세투발은 오히려 더 마시기 쉽고 친숙한 느낌이 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와인으로만 즐기는 것도 좋지만, 아페리티프로 탄산수와 함께 스프릿쳐(Spritzer)칵테일로 마셔도 좋고, 온더락으로도 좋습니다. 때로는 위스키가 조금 독하게 느껴진다면 세투발 와인을 조금 섞어서 보다 달콤하게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이 와이너리에서는 주정강화를 할 때 프랑스의 꼬냑이나 알마냑을 이용하는 독보적인 레인지도 있는 만큼 독한 위스키에 단맛을 원한다면 세투발을 함께 섞어서 즐겨도 좋습니다.

Q. 앰버서더를 하게 되신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는 어떤 와이너리인지요?

포르투갈에서 최초로 모스카텔 드 세투발 와인을 생산했다. ⒸJose Maria da Fonseca
포르투갈에서 최초로 모스카텔 드 세투발 와인을 생산했다. ⒸJose Maria da Fonseca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는 리스본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세투발 지역에 위치한 와이너리로 1834년에 설립되었어요. 포르투갈 최초의 모스카텔 드 세투발(Moscatel de Setubal)을 만든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마데이라 같은 경우 현대적인 방법으로 생산방법이 많이 변하였지만, 아직도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토르나비아젬(Tornaviagem)이라고 불리는 왕복항해를 통해 포르투갈에서 숙성중인 오크통을 선박에 싣고 적도를 다녀오고 있어요. 

역사 만큼 많은 용량의 빈티지 와인들이 보관되어 있다. ⒸJose Maria da Fonseca
역사 만큼 많은 용량의 빈티지 와인들이 보관되어 있다. ⒸJose Maria da Fonseca

역사가 오래된 만큼 1800년대에 수확하고 생산한 와인들도 아직까지 와이너리에 많은 용량이 보관되고 있습니다. 이곳의 모스카텔 드 세투발은 포트 와인에 못지 않게 우수한 품질을 보여주는 와인입니다. 뿐만 아니라 포트와인에서는 볼 수 없는 다채로운 방법을 통해 경쟁력을 가진 와인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Q.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에서 추천하는 와인이 있다면?

트릴로지아(Trilogia)
트릴로지아(Trilogia)

특히, 한정 수량만 생산하는 트릴로지아(Trilogia)는 꼭 경험해봐야 할 와인이라 생각합니다. 최근에 출시한 2019년 블렌딩은 1900년, 1934년, 1965년의 그레이트 빈티지 머스트 세가지를 블렌딩 하여 출시하였어요.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숙성된 와인이 어떤 풍미를 지니는지 트릴로지아 통해 와이너리의 역사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와인이라 생각됩니다.  

페리퀴타 리제르바 (Periquita Reserva) 
페리퀴타 리제르바 (Periquita Reserva) 

주정강화 와인 이외에도 스틸와인을 만들어 내는데 카스텔라오(Castelao) 품종을 베이스로 해서 페리퀴타(Periquita)라는 와인을 만들어요. Reserva 등급의 와인은 진한 베리류의 향과 오크에서 오는 부드러운 뉘앙스 들이 특히 간장소스를 이용한 불고기나 갈비와 아주 좋은 궁합이 될 수 있습니다.

호세 드 수사(José de Sousa) 와인 2종
호세 드 수사(José de Sousa) 와인 2종

조금 독특한 와인으로는 이 와이너리에서 운영하는 알렌테주 지역의 호세 드 수사(Jose de Sousa)라는 와이너리에요. 암포라를 이용해 와인을 발효하고 숙성하는데, 와인에 독특한 향신료 풍미와 암포라 토기에서 오는 독특한 향이 더해져 풍미가 진하게 느껴지는 와인을 만들어 내는 곳이에요. 

그랑누아라는 품종을 베이스로 해서 진한 과실 풍미를 더하는데, 와인에서는 소스를 따로 쓰지 않아도 풍부한 향을 가진 양갈비요리나, 소고기에도 아주 좋은 궁합을 보이는 와인입니다. 와인이 가진 퍼포먼스에 비하면 가격도 아주 합리적인 가격에 선택할 수 있는 와인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허수현 소믈리에 "세투발 와인이 좀 더 널리 알려져서 많은 소비자분들께서도 경험 해 보면 좋겠습니다"
허수현 소믈리에 "세투발 와인이 좀 더 널리 알려져서 많은 소비자분들께서도 경험 해 보면 좋겠습니다"

레스토랑에서 디저트 와인을 페어링으로 혹은 글라스 판매로 고려할 때 참 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주정강화 와인은 놓쳐서는 안될 포인트 중에 하나라 생각해요. 포트나 마데이라가 많은 양이 수입이되고 잘 알려져 있는 것에 비하면 세투발 와인은 이론으로만 지나쳐가고 경험해보기는 쉽지 않은 와인인 것 같아요. 

신선한 와인에서는 아주 산뜻한 홍차와 같은 뉘앙스와 잘 익은 무화과 풍미, 오래된 와인에서는 농축미가 굉장히 좋은 말린 과일 뉘앙스와 진한 차향이 음식과 함께 했을 때 다채로운 풍미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좀 더 널리 알려져서 많은 업장에서도 만나볼 날을 기대하며, 소비자분들께서도 세투발 와인을 경험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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