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하 와인 업계의 전설, 페르난도 레미레즈 데 가누자(Fernando Remírez de Ganuza) (사진=Bodegas Remírez De Ganuza)
리오하 와인 업계의 전설, 페르난도 레미레즈 데 가누자(Fernando Remírez de Ganuza) (사진=Bodegas Remírez De Ganuza)

지난 3월 19일, 스페인 리오하의 유명 와이너리 레미레즈 데 가누자(Remírez de Ganuza)의 설립자 페르난도 레미레즈 데 가누자(Fernando Remírez de Ganuza)가 폐암과의 긴 싸움 끝에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와인전문매체 디캔터지에 따르면 레미레스 데 가누자의 제네럴 매니저 호세 라몬 우르타순(Jose Ramón Urtasun)은 “페르난도는 리오하와 스페인 와인 역사에 뗄 수 없는 전문적이고 엄청난 유산을 남겼다”라고 말하며 “그는 2023년을 포함한 모든 수확을 이끌었다. 포도밭은 그의 열정이었고 모든 에너지의 초점이었다”라고 추모했다.

페르난도는 1980년 후반과 90년대에 리오하 지역의 와인 생산을 지배하고 있던 여러 가문들에 의문을 제기하는 개성적인 접근 방식으로, 현대 리오하의 현재와 미래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우르타순은 “1990년대 리오하는 극도로 전통적인 지역이었고, 와인 제조는 지역의 가문들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페르난도의 등장은 리오하 와인 업계에 대한 혁명의 서막을 알렸다”라고 설명했다.

1951년, 훈제 고기와 소시지를 판매하는 가정에서 태어난 페르난도는 ‘기술 도면’을 전공했는데, 이는 그가 나중에 와이너리 오너로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기술이었다. 그의 탐구심은 21세 때 학교를 그만두고 창업으로 이어지는 길을 시작하게 했으며, 이는 1989년 리오하 와이너리의 설립으로 연결되었다.

20여 년에 걸친 활발한 활동 동안, 페르난도는 리오하 지역의 다양한 토양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지역의 오래되고 귀중한 포도밭 자원에 대한 강렬한 열정을 키워나갔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레미레즈 데 가누자 와이너리의 기반을 다지고 “최상의 포도밭과 포도만을 선별해 최고 품질의 와인만을 생산한다”라는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를 만들어냈다.

마지막으로 포도 재배와 양조 분야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고, 가문의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아웃사이더’로서의 지위는 레미레즈 데 가누자에게 실험을 통해 배우는 동시에, 자신이 보기에 포도의 진정한 품질을 드러내지 못하는 기술에 대해 자유롭게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창의력과 도면 그리기 기술을 갖추었던 그는 자신만의 포도선별대와 포도압착기와 같은 장비를 만들었으며, 나중에는 다른 리오하의 와인메이커들 역시 사용하게 되었다. 이처럼 정확성과 세심한 선별에 초점을 맞춘 그의 접근법은 현재 10개의 라벨을 포함하는 레미레즈 데 가누자 포트폴리오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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