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6일, 대한민국 프리미엄 증류주 화요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칵테일 대회인 ‘2024 화요 칵테일 챔피언십(HWAYO Cocktail Championship 2024)’에서 시그니엘 서울 Bar81 소속 김지유 바텐더의 ‘두드림’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2020년 시작해 올해로 5회차를 맞은 ‘2024 화요 칵테일 챔피언십’은 화요를 활용해 우리 술에 대해 창의적이고 새로운 기준을 정의하는 최고의 한 잔을 찾는 대회로, 2024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 메인 무대에서 열린 이번 대회의 주제는 바로 “퓨어 스피릿(Pure Spirit)”이다.
화려하고 멋진 칵테일이 탄생되기 이전, 그 뒤에 숨겨진 수많은 과정과 노력 그리고 열정은 무엇일까? 이에 소믈리에타임즈는 김지유 바텐더의 퓨어 스피릿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먼저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믈리에타임즈 독자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잠실에 위치한 롯데 시그니엘 호텔 ‘Bar81’의 매니저 및 수석 바텐더이자 최연소 믹솔로지스트 연구박사로 현업에 종사함과 동시에 다양한 대외활동과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김지유 바텐더라고 합니다.
- 현재 근무하고 계신 'Bar81'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2017년에 오픈한 Bar81은 포브스 트레벨 가이드(Forbes Travel Guide)에 선정된 샴페인 와인바입니다. 바의 내부에는 떼루아를 상징하는 돌과 버블 조형물도 있죠. 현재 오픈 멤버로 입사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Q2. '2024 화요 칵테일 챔피언십'의 대상 수상자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우승 소감은 어떠하신가요?
마치 꿈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믿기지 않아요. 단순히 제가 잘해서 대상을 받았다기보다는 피 땀 눈물을 흘리며 연습한 노력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실수를 범하지 않았던 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회 당일에 저를 응원하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귀중한 분들이 있었기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라고 생각하며, 그분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Q3. 대상을 차지한 두드림 칵테일에 대한 설명(창작 배경 및 전반적인 작품 설명)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화요를 위한, 화요만을 위한 칵테일을 만들자”였어요. 그래서 화요를 탄생시킨 근본적인 모태이자 광주요의 상징인 ‘양각의 운학’에 영감을 받아 스토리를 써 내려갔습니다.
쉬우면서도 재미있게 기억될 수 있는 칵테일을 만들고 싶었기에 학의 순우리말인 ‘두루미’와 영어 ‘드림(dream)’을 합쳐 ‘두드림’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우리술 화요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꿈을 두드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더불어 학이 상징하는 ‘불로장생’하면 떠오르는 재료들인 표고버섯, 복숭아, 구기자를 사용해 화요라는 우리 안에 재료들이 한데 뭉쳐 오감을 만족할 수 있는 저만의 시그니처 칵테일을 완성했습니다.
Q4. 또한, 두드림 칵테일은 '화요53'이 베이스로 사용되었는데요. 화요53의 대표적인 특징은 무엇인가요?

화요53의 경우 화요 제품 중에 가장 높은 도수를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깔끔하게 부드러운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화사한 꽃향과 잘 익은 과실향 역시 매력적이죠. 더불어 독주 자체로도 완벽한 밸런스가 잡혀 있기에 스트레이트로 마셔도, 다양한 안주와 페어링을 하여도 손색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쌀로 빚을 수 있는 완벽한 결정체’라고 생각합니다.
Q5. 평소 우리술, 특히 화요에 대해 많은 관심과 애정이 있으셨다고 들었습니다. 화요가 칵테일의 베이스로서 어떠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홈텐딩을 즐기는 애호가들이 화요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팁이 있다면 궁금합니다.

화요의 모든 제품들은 완벽한 밸런스가 잡혀있어 세계의 다양한 명주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자랑스러운 우리술입니다. 또한, 다른 술과의 조합도 상당히 좋은데 칵테일을 만들 때도 본연의 색은 잃지 않으면서 다른 재료들과 잘 어우러지기 때문에 단순한 투믹스 드링크인 ‘하이볼’로도 간편하게 마시기 좋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클래식 칵테일’이 있다면 집에서도 누구나 손쉽게 기주를 화요로 대체하여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6. 2009년을 시작으로 무려 15년의 커리어를 이어가고 계신데요. 처음 바텐더 업계에는 어떻게 입문하시게 되신 건가요? 그리고 칵테일에 끌렸던 이유가 있다면요?
사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미대를 준비했어요. 하지만 현실과 어려움이 많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죠. 그 와중에 먹는 것을 너무 좋아했던 나머지 미술과 음식을 접목할 수 있는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푸드스타일리스트 학과가 있는 대학에 진학했지만, 미술은 커녕 뜨거운 열기 속에 요리를 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도 힘들었어요. 그러다 전공 외 수업으로 식음료 수업을 듣던 중, ‘칵테일’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제 머리에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죠.
마치 요리처럼 칵테일 역시 하나의 술과 또 다른 술이 만나 새로운 맛을 탄생시킬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색과 가니시를 하나하나 예술적으로 손질하여 한 잔을 완성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거기에 그들이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며 “이것이 나의 길이다”라는 다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2009년부터 바텐더 및 칵테일과 관련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조주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커리어를 만들어 나갔어요. 당시에는 지금처럼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바(bar)들이 없었기 때문에 무작정 자기소개서를 들고 모던바와 웨스턴바 그리고 패밀리 레스토랑바에서도 일을 하며 바텐더에 대한 견문을 스스로 넓혀나갔습니다.

Q7. 수상 소감 때 말씀하셨던 것처럼 작년은 김지유 바텐더님에게 있어 힘들었던 한 해셨던 것 같아요. 두드림 칵테일의 경우 대회의 주제였던 '퓨어 스피릿'은 물론 바텐더님의 그동안의 여정이 모두 담겨 있는 작품인 것 같은데, 바텐더의 길을 걸어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 그리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작년 초, 고질적인 허리 디스크가 심각하게 터져 3개월가량을 걷지 못하고 누워만 있어야 했습니다. 더불어 일과 동시에 학업을 병행하며 박사 졸업을 앞둔 상태였기 때문에 육체적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매우 힘들었어요.
하지만 덕분에라고 해야 할까요, 계속 앞만 보며 달려온 저에게 우선순위와는 다소 멀었던 ‘건강’과 ‘자기 시간’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마음먹은 것엔 포기란 절대로 없었기에 건강과 나 자신 그리고 주변을 하나하나 다시 챙겨가며 무탈하게 박사도 졸업하고 근무 복귀를 위해 힘을 쓸 수 있었죠.
Q8. 바텐더님이 생각하는 프로페셔널 바텐더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제 신념과 덕목이기도 합니다.
내가 가진 업을 진심으로 다하고, 관련한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면 실력은 자연스레 성장하게 돼있으며, 내 주변에는 진실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가 공생할 수 있는 소중한 인연이 생기게 됩니다. 그때 비로소 자신의 자질은 최고에 다다를 수 있다고 확신해요. 물론 저도 아직 멀었지만요. (웃음)
Q9. 김지유 바텐더님처럼 미래의 화요 칵테일 챔피언십 우승자, 더 나아가 바텐더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요?

답은 항상 그 근본에, 즉 '본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답은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따라서 자기 자신을 믿고 앞전에 말씀드렸던 진심을 가지고 끈기와 열정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원하는 것을 꼭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10. 마지막으로 김지유 바텐더님의 최종 목표가 궁금합니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앞으로 더 많은 배움과 깨달음이 필요하지만, 단편적으로는 그동안 이뤄온 현업 경력과 학위를 가지고 정착할 수 있는 교단에서 제가 가진 지식, 경험,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는 교육자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또한, 저만의 공간을 운영하며 소소한 행복을 가지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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