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최근 오리건주 윌라멧 밸리 지역에서 실시한 두 차례 단속으로 지역 와인 산업계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역 포도밭 관리자 모이세스 소텔로(Moises Sotelo)의 구금 소식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윌라멧 밸리 와이너리 협회(WVWA)는 ICE의 최근 두 차례 ‘집행 조치(enforcement actions)’가 지역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구체적인 인물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소텔로는 지난 6월 12일 뉴버그(Newberg)에서 출근 중 체포됐다고 가족이 전했다.
가족의 법적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개설된 GoFundMe 페이지에 따르면, 소텔로의 구금은 가족에게 정서적 부담을 주었으며 즉각적인 법적 절차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해당 모금 페이지는 6월 24일 기준 13만 6천 달러 이상이 모금됐다.
소텔로는 현재 워싱턴주 타코마의 구금시설에 수감 중이며, 한때 애리조나로 이송됐다가 다시 북서부로 이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도 재배 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소텔로는 2020년 오리건 와인 위원회로부터 포도밭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23년에는 ‘노보 스타트 비니어드 서비스(Novo Start Vineyard Service)’를 설립했다.
ICE는 소텔로가 2006년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했고, 뉴버그에서 음주운전(DUI) 전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언론은 해당 전과 기록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소텔로의 웹사이트에는 그가 1994년부터 미국에 거주해 왔다고 기재돼 있다고 보도했다.
소텔로의 딸 알론드라 소텔로-가르시아는 지역 방송 KGW와의 인터뷰에서, 구금된 아버지를 면회했으며 아버지가 발에 족쇄를 찬 상태였다고 밝혔다. 또 소텔로는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시민권 신청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례는 미국 전역에서 농업 노동자, 특히 포도밭과 와이너리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민 단속이 강화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WVWA의 전무이사 모르겐 맥러플린(Morgen McLaughlin)은 “오리건 와인 산업은 신뢰와 책임, 그리고 현장 노동자들의 헌신에 기반한 공동체”라며 “이들 중 다수가 이민자 또는 이민자 가정 출신이며, 지역 산업의 핵심적인 구성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단속은 커뮤니티 내에 우려를 불러일으켰으며, 우리는 관련 당사자들의 복지와 안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윌라멧 밸리 와인 재단, 오리건 와인 위원회, 오리건 와인재배자 협회와 함께 단기 및 장기 지원 체계를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지역 옹호 단체들과 협력해 법률 지원과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 당국과의 논의를 통해 포도 재배와 와인 생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들의 권리와 존엄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