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대학교와 MGI Tech는 새로운 DNA 시퀀싱을 사용하여 뉴질랜드 포도 재배자들이 병충해에 강한 포도나무를 개량하고 살균제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사진=MGI Tech)
링컨대학교와 MGI Tech는 새로운 DNA 시퀀싱을 사용하여 뉴질랜드 포도 재배자들이 병충해에 강한 포도나무를 개량하고 살균제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사진=MGI Tech)

뉴질랜드의 대표 농업·생명과학 교육기관인 링컨대학교(Lincoln University)와 글로벌 유전체 분석 장비 기업 MGI Tech가 손잡고, 병해에 강한 포도 품종을 육성하기 위한 대규모 유전체 시퀀싱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번 협업은 와인 산업의 살균제 의존도를 낮추고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

MGI Tech는 중국 심천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 기업으로, 유전자 시퀀싱 장비 및 분석 플랫폼 개발에 특화되어 있으며 전 세계 연구기관 및 의료기관과 협력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도입된 MGI의 ‘DNBSEQ-G400’ 유전체 분석 플랫폼은 대량의 생물 샘플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최신 장비다.

프로젝트의 또 다른 주축인 링컨대학교는 1878년 설립된 뉴질랜드 최초의 농업 대학으로, 생명과학·식품·와인생산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협업은 뉴질랜드 와인 산업에서 2023년 5월 세계 최초로 생물학적 살균제가 규제 승인을 받은 데 이은 두 번째 혁신 시도다. 이전이 ‘화학물질을 덜 쓰는 농법’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에는 아예 ‘유전적으로 병에 강한 포도 품종 개발’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목표로 하고 있다.

DNA 시퀀싱 기술은 생물체의 유전 정보를 읽고 분석해, 특정 유전자 형질을 식별하는 첨단 생명과학 기술이다. 포도나무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병해나 환경 스트레스에 강한 유전 형질을 가진 품종을 선별하고 교배에 활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연간 수백 건 수준의 포도나무 샘플만 분석할 수 있었지만, MGI 장비 도입 이후에는 연간 5만 건 이상의 샘플 분석이 가능해졌다. 이는 분석 효율성이 100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기존의 소규모 연구팀에게는 불가능했던 대규모 유전자 분석을 가능하게 했다.

링컨대학교 와인·식품·분자생명과학과 크리스토퍼 와인필드(Christopher Winefield) 부교수는 “기후 변화로 인해 병해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유전자 수준에서 병에 강한 품종을 선별해 보다 정밀하고 스마트한 대응책을 산업에 제공하려 한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포도밭은 곰팡이성 질병에 매우 취약해, 연간 약 3,400톤의 농약이 사용되며 이 중 60%의 살균제와 72%의 생장조절제가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의해 잠재적 발암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약 사용을 줄이는 대안 기술에 대한 업계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MGI 플랫폼의 실시간 분석 기능은 포도밭 내 밀가루병, 깍지벌레 등 주요 병해충도 조기에 탐지할 수 있게 해주며, 기존의 일괄 살포 방식에서 벗어나 정밀한 맞춤형 방제 전략 수립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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