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노누아와 샤도네이 포도 클론 <사진=Cool Climate Oenology and Viticulture Institute>

클론에 대해서는 와인전문가들도 정확한 뜻을 모르고 ‘복제‘라고 쓰지를 않나, 아무 뜻도 없이 ’보르도클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사전적인 의미로 ’동일한 유전적 특성을 가진 집단‘, ’영양번식작물에서 변이체를 골라 증식한 개체군‘, ’무성생식으로 생긴 유전적으로 균일한 생물집단‘ 등으로 표현하지만, 오히려 더 헷갈리게 만든다.

범위를 좁혀서 포도만 생각한다면, 동일한 품종이라도 수세기 동안 특정 지역에서 재배된 품종은 자연 돌연변이에 의해서 ‘클론(clone)’이라는 것으로 분류된다는 말이다. 즉 품종을 더 세분화한 것을 클론이라고 보면 된다. 포도는 씨로 번식하지 않고, 꺾꽂이, 접붙이기, 또는 눈접과 같은 영양 번식을 하기 때문에 같은 품종이라면 어느 것이나 유전적 조성이 같아야 한다. 그러나 오랜 번식 세대를 거치는 동안 돌연변이에 의한 부분적인 변이가 발생하여 축적된 것이 많기 때문에, 동일한 품종이라 하더라도 내병성, 수확량, 내한성이 다르기 마련이다. 이렇게 동일한 품종에서 변이가 일어나 유전적 조성이 동일한 자손을 ‘클론(clone)’이라고 한다.

이 클론에 따라 동일한 품종이라도 포도 열매의 크기, 색깔의 강약, 타닌 함량 등이 다양하게 나온다. 동일한 부르고뉴 지방 혹은 다른 지방에서 나오는 피노 누아의 다양성은 이러한 클론의 차이에서 나온 것이다. 디종에서 분류한 피노 누아의 클론만 150가지가 넘는다. 그러니까 품종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유전적으로 다양한 클론의 선택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래서 품종이 결정되면, 어떤 클론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시 한번 와인의 품질이 결정된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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