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이 되면 몇 년 전에 와인투어를 갔던 지구 반대편 안데스산맥의 눈 덮인 아르헨티나의 겨울이 생각나고, 전통적인 건물과 현대적인 건물이 조화롭고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트라피체(Trapiche) 와이너리가 생각난다. 트라피체 와이너리는 아르헨티나 1위 축구선수 '메시(Lionel Messi)'의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 CF’에 공식 와이너리로 선정되면서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프랑스 와인에 도전장을 내며

1833년 안데스산맥의 산기슭에 있는 멘도사 마이푸(Maipú) 지역에 설립한 190년의 역사 속에서 트라피체 와이너리는 티부르시코 베네가스(Tiburcio Benegas)가 아주 소규모의 엘 트라피체(El Trapiche) 포도밭에서 창업하였다. 트라피체 와이너리는 그 시작부터 품질 좋은 와인 생산에 목적을 두었고, 프랑스 보르도 와인에 버금가는 와인을 생산했다. 당시 아르헨티나로 와인 문화를 가지고 왔던 이민자는 주로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왔다. 많은 이민자가 아르헨티나로 몰려오면서 와인생산은 품질보다는 많은 생산량에 집중했다. 그러나 트라피체 와이너리는 프랑스 와인을 즐겨 찾던 상류층에 초점을 맞춰 고품질 와인을 양조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을 뿐만 아니라, 여러 차례의 프랑스 방문을 통해 직접 포도 품종을 직접 아르헨티나로 가져왔고, 유명한 양조가를 초빙해 전통적인 프랑스 양조 기술을 적용했다. 트라피체 와이너리의 선구자 정신은 120년의 역사 속에서 새로운 것에 과감한 도전과 혁신적이고 변화를 주도하면서 아르헨티나 와인산업을 이끌어갔다.

트라피체 와이너리는 아르헨티나의 풍부한 자연 생태계의 다양성을 대표하는 와인을 양조하며, 새로운 경험을 찾아 광대한 땅을 탐험하면서 개성이 넘치는 와인을 생산했다. 트라피체 와이너리의 모토는 "흙이 존재하는 곳에는 불가능이 없다(where there is soil, the sky is the limit)" 즉, 천지인 떼루아를 극복하는 강한 의지를 볼 수 있다. 트라피체 와이너리 소유의 1, 0750헥타르 포도밭의 다양한 특성이 있는 떼루아에서 최상의 포도로 고품질 와인을 생산해 왔다. 또한, 수석 와인메이커인 다니엘 피(Daniel Pi)는 와인을 양조할 때 풍부한 과일 향과 색, 향에 있어서 멋진 집중도를 차별적으로 만들어 어떤 음식 어느 자리에서도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와인 품평회를 휩쓴 아르헨티나 와인의 전설

특히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프랑스 출신 천재 와인 컨설턴트 미셸 롤랑(Michel Rolland)과 합작으로‘이스까이(Iscay)’브랜드를 출시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아르헨티나 와인의 위상을 드높였다. 또한 영국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권위의 와인 품평회인 IWSC에서 올해의 아르헨티나 와이너리(Argentina Wine Producer of the Year) 트로피를 4회(2004, 2006, 2011, 2012)수상하였으며, 2007년부터 2013년까지 5차례나 임팩트 매거진의 “Hot Brand”를 수상하면서 품질과 대중성 모든 부분에서 그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았다. 아르헨티나 '말벡' 열풍의 선도자로서, Wine Spectator Top 100, Wine Enthusiast Top 100에 선정된 '트라피체 싱글 빈야드 말벡(Trapiche Single Vineyard Malbec)'부터 1년 동안 전 세계 250만 병이 팔린 '오크 캐스크 말벡(Oak Cask Malbec)'의 대중적 와인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아르헨티나 와인'의 미래를 개척하였고, 전 세계 80여 개국에 수출한다.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으로 제2의 아르헨티나 와인을 준비

아르헨티나는 특히 말벡 와인으로 유명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이 급성장하고 있다.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 품종은 안데스산맥 기슭에 있는 멘도사 지역 해발 700~950미터의 마이푸(Maipú), 루한 데 쿠요(Luján de Cuyo), 해발 1,000~1,530미터의 우코 밸리(Uco Valley), 남쪽 멘도사 해발 1,740미터의 칼차키 밸리(Calchaquí Valley)의 카파야테(Cafayate)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이곳 기후는 대륙성으로 여름은 무더우며 겨울은 춥고, 매우 건조하고 때로는 바람이 많이 불며, 눈 덮인 안데스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관개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떼루아를 열었다.

필자는 트라피체 와인 중에 메달라 카베르네 소비뇽 2020(Medalla Cabernet Sauvignon 2020)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1983년 트라피체 와이너리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메달라(Medalla) 와인 시리즈는 트라피체 와이너리를 대표하는 울트라 프리미엄 와인이기 때문이다.‘메달라(Medalla)'는 스페인어로 '메달 수상자'를 의미하며,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수많은 메달을 수상한 것을 기념하고자 브랜드로 정했다.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 품종 100%로 18개월 동안 새로운 프렌치 오크통에서 숙성하였다. 색상은 보라색 색조가 있는 진한 붉은색이며, 아로마는 농익은 블랙베리, 라즈베리, 허브, 매실 잼, 어린 고추, 제비꽃, 건포도, 초콜릿, 담배의 복잡한 향과 오크의 섬세한 터치가 있는 와인으로 부드럽고 익은 타닌과 함께 중간 정도의 바디감, 그리고 균형감이 좋으며, 지속적인 여운이 매력적이다. 음식과 조화는 붉은 고기, 쇠고기 안심스테이크, 양념 갈비구이, 치즈, 향신료를 곁들인 파스타를 추천한다.


고재윤박사는 현재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이다. 2010년 프랑스 보르도 쥐라드 드 생떼밀리옹 기사작위, 2012년 프랑스 부르고뉴 슈발리에 뒤 따스뜨뱅 기사작위, 2014년 포르투칼 형제애 기사작위를 수상하였고, 저서로는 와인 커뮤니케이션(2010), 워터 커뮤니케이션(2013), 티 커뮤니케이션(2015), 보이차 커뮤니케이션(2015), 내가사랑하는 와인(2014) 외 다수가 있으며, 논문 210여편을 발표하였다. 2001년 한국의 워터 소믈리에를 처음 도입하여 워터 소믈리에를 양성하여 '워터 소믈리에의 대부'고 부른다. 2000년부터 보이차에 빠져 운남성 보이차산을 구석구석 20회 이상 다니면서 보이차의 진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와인, 한국의 먹는 샘물, 한국 차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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