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춘차(春茶)가 생산되는 계절로 차산지(茶産地)가 분주해진다. 우연한 기회에 중국 제자로부터 자금선차(紫金蝉茶)를 처음 선물 받고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고 마셔보면서 호기심이 발동했다.

차(茶)는 보통 가공 방법과 산화 상태에 따라 녹차, 백차, 청차, 황차, 홍차, 흑차로 구분한다. 그중에서 산화시키지 않은 찻잎을 사용하여 만든 차가 '녹차(綠茶)'이다. 녹차의 최초 원산지는 중국 사천성(泗川省)과 티베트 경계의 산악지대 일대이며, 한국의 녹차 역사는 삼국시대 후반부터 중국에서 수입해 상류층에서 소비하다가 828년 신라 흥덕왕 시대에 당나라로부터 씨앗을 선물을 받아 지리산 일대에 차나무를 심은 것으로 추정한다. 예로부터 보성군, 광주광역시, 전주시, 하동군을 둘러싼 지리산 일대는 야생으로 자라는 차나무가 남아있고, 현재는 보성과 하동이 녹차 생산으로 유명한 이유이다.

중국의 녹차의 유명산지는 안후이성의 육안과편(六安瓜片), 저장성의 서호용정(西湖龍井), 안길백차(安吉白茶). 강소성의 벽라춘(碧螺春), 안후이성의 황산모봉(黃山毛峰), 태평후괴(太平猴魁), 허난성의 신양모첨(信陽毛尖)이다. 특히 저장성 항주의 근처에서 생산되는 서호용정(西湖龍井)이 가장 유명한 녹차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서호용정(西湖龍井)은 청록색을 띠며 모양이 납작하여 칼날같이 생겼고 잎이 여리며 형태와 크기가 거의 균일하다. 특히 ‘짙은 향, 부드러운 맛, 비취 같은 녹색 그리고 아름다운 잎새’라는 4개의 특징으로 '4절(四絶)'이라 호평한다.

최근 중국에서 혜성처럼 떠오르는 자금선차(紫金蝉茶), 일명 매미차(蝉茶)라 불리는 녹차(綠茶)가 있다. 자금선차(紫金蝉茶)의 생산지역은 광동성(廣東省) 동부의 하원시(河源市) 자금현(紫金县)에 있다. 1990년 대만 아리산(阿里山) 금휜(金萱) 차산의 차나무 품종을 수입해 재배한 것에서 시작됐다. 작은 녹색 매미에 물린 찻잎을 사용하여 자금선차(紫金蝉茶)를 만들기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실패했고 약 30년의 각고의 연구개발 끝에 자금현(紫金县)의 차 농부들이 자금선차(紫金蝉茶)의 제조 공정을 완성했다.

자금현(紫金县)의 녹차 산지는 수산여수(水山麗水)로서 풍경이 한 폭의 그림과 같고 중국의 유대인이라고 불리는 객가인(客家人)의 다도 문화가 뿌리 깊은 지역으로 500년 차산의 역사를 자랑한다. 자금선차(紫金蝉茶)은 천혜적인 자연경관을 가진 명산의 구름과 안개, 좋은 물의 생태 환경이 천연 꿀 향을 지닌 특별한 품질의 차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자연환경이다.

예로부터 광동성 사람들이 차를 즐겨 마신다는 것을 중국인 모두가 알고 있듯이 광동성 사람들은 차를 마시는 것은 생활 일부이고, 광동성에 좋은 차들이 많이 생산되기 때문이다. 광동성의 3대 명차는‘조주(潮州)의 청차인 봉황단총(鳳凰單叢), 영덕(宁德)의 홍차, 자금현(紫金县)의 녹차인 자금선차(紫金蝉茶)‘이다. 그러나 현재는 자금선차(紫金蝉茶)가 ’중국 100대 차현‘ 중의 하나로 선정되었고, 또한 중국 3대 명차 중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자금선차(紫金蝉茶)는 대만의 청차 중에서 유명한 동방미인(東方美人: 부진자(浮塵子, Jacobiasca formosana)가 갉아 먹은 찻잎으로 만든 청차)처럼 작은 녹색매미(Empoasca pirisuga Matumura) 곤충이 특정한 차나무 품종, 특정한 환경에서 찻잎을 먹은 1창 2기(1槍 2旗) 찻잎을 손으로 따서 특별한 제조 공정을 거쳐 정성스럽게 만든 녹차이다. 녹색매미가 찻잎을 물면 녹색매미의 침은 찻잎 안에 함유된 물질을 분해하며, 가공을 거친 찻잎은 특이하고 풍성한 꿀 향기를 낸다. 광동성 하원시(河源市) 자금현(紫金县)은 작은 녹색매미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자연 친화적인 농법으로 차밭을 관리한다. 작은 녹색매미를 위해 차밭에 일절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며, 모든 잡초 제거는 수작업한다. 이곳 지역의 다원(茶園)은 "녹색 매미를 집으로 초대"하기 위한 차나무 농사법 프로세스가 설계되어 진행해 오고 있다. 그 결과 자금선차(紫金蝉茶)는 지난 4년 동안 "광동 10대 좋은 봄차"와 "광동 10대 차" 대회에서 1위로 대상을 받았고, 중국 전국 명차 대회에서도 1위를 차지하면서 중국 전역에 명성이 알려지게 됐다.

필자도 갸날픈 1창 2기의 자금선차(紫金蝉茶)의 찻잎을 우려서 찻물에 코끝을 살짝 갖다 대어 보니 천연의 꿀 향이 올라왔고, 마셔보니 풍부한 단맛의 천연 꿀 풍미가 입안 가득했으며 뒷맛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왜 자금선차(紫金蝉茶)가 차 애호가들에게 널리 호평과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됐다.


고재윤박사는 현재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이다. 2010년 프랑스 보르도 쥐라드 드 생떼밀리옹 기사작위, 2012년 프랑스 부르고뉴 슈발리에 뒤 따스뜨뱅 기사작위, 2014년 포르투칼 형제애 기사작위를 수상하였고, 저서로는 와인 커뮤니케이션(2010), 워터 커뮤니케이션(2013), 티 커뮤니케이션(2015), 보이차 커뮤니케이션(2015), 내가사랑하는 와인(2014) 외 다수가 있으며, 논문 210여편을 발표하였다. 2001년 한국의 워터 소믈리에를 처음 도입하여 워터 소믈리에를 양성하여 '워터 소믈리에의 대부'고 부른다. 2000년부터 보이차에 빠져 운남성 보이차산을 구석구석 20회 이상 다니면서 보이차의 진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와인, 한국의 먹는 샘물, 한국 차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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