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이탈리아의 와인 명가인 '안티노리 와이너리(Marchesi Antinori Winery)'가 미국 나파의 전설적인 와이너리 '스택스 립 와인 셀라(Stag's Leap Wine Cellars)'를 인수했다. 안티노리 와이너리는 솔라이아(Solaia), 티냐넬로(Tignanello) 와인으로 유명한 안티노리 와이너리 는 미국 워싱턴주의 최초로 와인 생산으로 유명한‘생 미셸 와인 에스테이트(Ste. Michelle Wine Estate)'가 보유한 스택스 립의 지분 85%를 매입하면서 스택스 립의 모든 지분을 보유하게 되었다. 2007년 창립자인 워렌 위니아스키(Warren Winiarski)가 은퇴를 앞두고 가족들이 와이너리의 운영을 원치 않자, 그는 '생 미셸 와인 에스테이트(Ste. Michelle Wine Estate)'와 '안티노리 와이너리(Marchesi Antinori Winery)'에 매각했다.

죽기 전에 꼭 방문해야 하는 미국의 자존심 와이너리!

필자는 올해 무더운 7월의 여름에 죽기 전에 꼭 방문해야 하는 와이너리 중의 하나였던 스택스 립 와인 셀라(Stag's Leap Wine Cellars)를 찾아가 멋진 경험과 추억을 만들었다. 필자는 2023년 10월 tvN의 인기 프로그램‘벌거벗은 세계사: 와인은 어떻게 프랑스 자존심이 되었나’에 출연하면서 더욱더 가고 싶어졌다. 그 이유는 미국 와인 역사의 일대 변혁으로 기록되었던 1976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파리의 심판’에서 카베르네 소비뇽 1973(SLV Cabernet Sauvignon,1973) 와인이 프랑스 보르도의 대표적인 와인을 물리치고 당당하게 레드 와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미국의 침략(American Invasion)’으로 소개되었고,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레드 와인 상징으로 우뚝 섰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평론가 바바라 엔스루드(Barbara Ensrudthe)는 1976년 파리의 심판을 "전 세계에 울려 퍼지는 와인 한 잔이 혁명적인 효과’로 미국을 대변했다고 기술했다. 1996년 미국의 역사 스미스소니언 국립 박물관은 스택스 립 와인 셀라의 카베르네 소비뇽 1973(SLV Cabernet Sauvignon,1973) 와인 한 병을 선정했다. 이 역사적 목록에 포함된 컬렉션 중에는 닐 암스트롱의 우주복, 에이브러햄 링컨의 실크햇, 찰스 린드버그의 세인트 루이스의 정신, 루이스와 클라크의 나침반 등과 함께 역사적인 유물이 됐다. 또한, 스미스소니언 협회의 역사, 예술, 문화 담당 차관보인 리처드 쿠린(Richard Kurin)이 저술한 책, ’101개 물건으로 본 미국 역사(The Smithsonian's History of America in 101 Objects)‘에도 포함되어 미국인의 자존심이 된 와인이다.

프랑스 파리의 심판에서 프랑스 명품 와인을 제치고 1등 한 레드 와인!

1970년 창업자 워렌 위니아스키(Warren Winiarski)는 나파 밸리의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 품종 재배자로 유명한 나스안 패이(Nathan FAY)가 소유한 포도원 옆에 있는 척박한 포도밭 44에이커(18헥타르)를 20만 달러에 매입한 후에 스택스 립 와인 셀러(Stag's Leap Wine Cellars)를 설립했다.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FAY 포도밭은 스택스 립 와인 셀러의 역사가 시작된 곳으로 큰 의미가 있다. 1961년 나스안 패이(Nathan FAY)는 FAY 와이너리를 설립하면서 스택스 립 지역에 최초로 프랑스 보르도의 포도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을 재배했다. 1969년 워렌 위니아스키(Warren Winiarski)는 나스안 패이(Nathan FAY)가 수작업으로 양조한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처음 시음하면서 와이너리를 설립하게 된 결정적 순간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나스안 패이(Nathan FAY)의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처음 맛보았을 때 생애 최고의 와인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자 나스안 패이(Nathan FAY) 포도밭 옆에 있는 척박한 포도밭을 바로 구입한 후에 주변의 포도밭을 점차 확장했다. 1972년 워렌 위니아스키(Warren Winiarski)는 이곳 포도밭에서 직접 손(手) 수확한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로 잠시 임대한 와이너리에서 첫 번째 빈티지 와인을 양조했다. 1973년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유명한 양조가 안드레 트체리스테프(Andre Tchelistcheff)에게 양조 기술을 전수받아서 만든 카베르네 소비뇽 레드 와인이 1976년 ’파리의 심판‘에서 대박을 냈다. 나파 밸리의 스텍스 립 와인 셀러(Stag’s Leap Wine Cellars) 레드 와인이 프랑스의 샤토 무통 로칠드, 샤토 오브리옹, 샤토 몽로즈 같은 내로라하는 와인들을 제치고 1등을 하게 되었으니 프랑스 심사위원들은 기절초풍할 지경이었고 심사한 자신들을 원망했다.

역사학자에서 자신의 꿈을 이룬 위대한 양조가

1958년 창업자 워렌 위니아스키(Warren Winiarski)는 1928년 시카고에서 태어나 1952년 메릴랜드 세인트 존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그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강의하면서 이탈리아 철학자인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가 저술한 ’군주론’을 연구하기 위해 1년간 이탈리아에 거주하면서 와인 매력에 푹 빠졌다. 1960년 그는 미국 시카고로 돌아온 후에 와인 양조의 꿈을 실현하고자 집에서 직접 와인을 양조하는 하우스 실험을 시작했다. 1968년 그는 아내와 자녀들의 반대에도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로 이사한 후에 샤토 수브랭(Chateau Souverain)에서 일했고, 그 후 새로 오픈한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로 옮겨 양조 연구를 담당하였다가 1966년 생애 처음으로 로버트 몬다비에서 와인 양조가로 일하게 되었으며, 1968년에는 콜로라도에서도 와인을 생산했다.

워렌 위니아스키(Warren Winiarski)는 스텍스 립 와인 셀러(Stag’s Leap Wine Cellars)의 FAY, SLV, CASK 23 포도밭을 와인 생산에 심장부로 지정했고, 자체적으로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를 포트폴리오 와인으로 구분해 생산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품질 좋은 명품 레드 와인으로 인정받았다. 2001년 오크 크롤(Oak Knoll) 지역의 빅 랜치 로드(Big Ranch Road)에 속한 다니카 랜치(Danika Ranch) 포도밭을 인수해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와인을 생산하면서 와인 애호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텍스 립 와인 셀러(Stag’s Leap Wine Cellars)의 건물은 스페인의 명성 있는 건축가 하비에르 바르바(Javier Barba)가 야심작으로 설계했다. 방문해보면 FAY 포도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전망으로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또한, 와인 셀러 동굴은 규모도 어마어마하지만, 나파 밸리 주요 도로를 모방하여 건축했으며, 오크통 숙성, 테이스팅 룸, 스토리가 함께 있는 공간으로 작품화했다.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의 특별한 맛은!

필자는 이곳에서 3시간 동안 포도밭, 4종류의 와인 테이스팅, 와인 셀러 동굴 등을 안내받으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미국의 유명한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평한 ’스택스 립 와인 셀러는 벨벳 장갑 속의 철권을 구현하는 와인으로 숙성과 절제, 부드러움과 구조 사이의 예술적인 균형이 탁월하다.‘라고 한 글귀가 문득 생각났다.

그중에 FAY 카베르네 소비뇽 2021(FAY Cabernet Sauvignon 2021)는 가장 인상적이었다. 칼러는 검은색이 감도는 짙은 붉은색이며, 아로마는 블랙베리, 체리, 산딸기, 감초, 향신료, 후추 등이며, 마셔보니 젊고 활기찬 신선한 과일 풍미, 크림 같은 질감, 긴 여운이 있고, 균형감이 탁월했다. 마치 파리의 심판에서 와인 테이스팅하는 기분이었다.


고재윤박사는 현재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이다. 2010년 프랑스 보르도 쥐라드 드 생떼밀리옹 기사작위, 2012년 프랑스 부르고뉴 슈발리에 뒤 따스뜨뱅 기사작위, 2014년 포르투칼 형제애 기사작위를 수상하였고, 저서로는 와인 커뮤니케이션(2010), 워터 커뮤니케이션(2013), 티 커뮤니케이션(2015), 보이차 커뮤니케이션(2015), 내가사랑하는 와인(2014) 외 다수가 있으며, 논문 210여편을 발표하였다. 2001년 한국의 워터 소믈리에를 처음 도입하여 워터 소믈리에를 양성하여 '워터 소믈리에의 대부'고 부른다. 2000년부터 보이차에 빠져 운남성 보이차산을 구석구석 20회 이상 다니면서 보이차의 진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와인, 한국의 먹는 샘물, 한국 차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