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규제 개정을 통해 오가닉(유기농) 와인 생산자들도 인증을 유지하면서 무알코올 와인을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주류 전문 매체 더드링크비즈니스에 따르면, 최근 무알코올 트렌드가 급성장하면서 오가닉 와인 시장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규정상 오가닉 와인에서 알코올을 제거할 경우 유기농 인증을 유지할 수 없어 생산자들이 이 시장에 진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규제 변경으로 무알코올 와인도 유기농 인증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저알코올·무알코올 와인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2월 25일 EU 공식 저널에 발표되었으며, 오가닉 와인의 무알코올화를 위한 공정으로 ‘감압 증류(vacuum distillation)’가 허용됐다. 이는 오가닉 와인 제조 기준을 충족하는 방식으로, 해당 공정을 거친 와인은 ‘EU 유기농 라벨’을 부착할 수 있다.
기존 유기농 규정은 알코올 제거 공정을 인정하지 않아, 무알코올 와인은 유기농 제품으로 판매할 수 없었다. 그러나 독일을 비롯한 여러 EU 회원국이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한 끝에 이번 개정이 이루어졌다. 특히 독일은 규제 변경을 주도하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감압 증류 및 증발 과정에서 온도가 75°C를 초과해서는 안 되며, 여과 장치의 기공 크기는 0.2마이크론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통해 무알코올 유기농 와인이 기존 유기농 기준을 준수하면서도 소비자 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정으로 오가닉 와인 생산자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저알코올·무알코올 와인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무알코올 와인의 시장 점유율은 크지 않지만,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층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독일 농업부 장관 젬 외즈데미르(Cem Özdemir)는 이번 규제 변경을 강력히 지지하며 브뤼셀에서 적극적으로 개정을 추진해 왔다. 그는 이번 개정에 대해 “오가닉 와인 생산자들에게도, 무알코올 오가닉 와인을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소식”이라며, “브뤼셀에서 이 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으며, 이제야 결실을 맺게 되어 기쁘다. 유기농을 원하는 소비자는 어떤 형태로든 유기농 제품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개정은 유기농 규정의 중요한 업데이트이자, 독일 와인 산업에 실질적인 시장 경쟁력을 제공할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번 규제 변화가 유기농 와인 산업의 전환점이 될지, 혹은 무알코올 와인이 여전히 틈새시장에 머무를지는 앞으로 몇 년간의 시장 반응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