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melier" 혹은 "wine waiter"라는 단어는 고대 프랑스어 “sommerier", "somier", "bête de somme"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이 오래된 프랑스어 "bête de somme"은 ”짐 나르는 짐승“이란 뜻이고, “sommelier"는 목부였다. 후에 이 단어가 전문화되면서 프랑스 왕실 사람들이 여행할 때 그들의 짐을 나르는 공식적인 직책이 되었다(1316년). 그리고 루이 14세 재위기간 동안에는 소믈리에는 왕이 이동할 때 짐을 운반하는 관리가 되었다. 대영주의 저택에서는 와인을 고르고 테이블 세팅과 디저트를 챙기는 사람이었다. 여기서 소믈리에는 타스트뱅을 목에 걸고 영주의 와인에 독이 있는지 검사하였고, 음식까지 검사하였다. 이렇게 하다가 소믈리에가 죽으면 주인은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

오늘날 소믈리에는 근무 조건이 많이 개선되었다. 어찌됐든 음식으로가 아니라 과음으로도 사망할 위험은 거의 없다. 턱시도와 타스트뱅은 아직도 하고 있지만, 오늘날의 소믈리에는 가장 격식 있는 레스토랑에서도 정장을 입고 은제 테이스팅 잔을 옆 주머니에 넣어두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의 소믈리에는 젊은 여성일 가능성도 높다. 대체적으로 이들은 겸손하고 손님에게 친절하지만 잘난 척하는 근성(Snobbery)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소믈리에는 무엇을 할까? 주로 손님이 와인을 고르는 데 도와주고, 와인이 괜찮은지 확인하고, 식사 시간 내내 글라스를 가득 채울 수 있어야 한다. 마스터 소믈리에와 같은 최고의 소믈리에라면 와인과 증류주의 양조방법, 국제 와인 법률, 생산지역, 포도 품종, 와인과 음식과 조화 등에 대한 질문에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물, 리큐르, 브랜디, 포트와인, 시가 등에 대한 지식은 물론, 서비스와 판매 요령도 좋아야 한다. 유능한 소믈리에란 현장에서 쇼맨십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화려한 동작의 디캔팅, 샴페인의 샤브르 의식 등을 우아하게 연출해서 극적인 분위기를 더해야 한다. 레스토랑을 극장이라 생각하고 식사 서비스라는 “댄스”는 뒤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매끄럽게 진행해야 한다.

소믈리에란 직업이 화려하게 보이지만, 그 뒤는 화려하지 않다는 사실을 소믈리에들은 잘 알고 있다. 레스토랑의 안 보이는 곳에는 생선 내장, 고기 찌꺼기, 물구덩이, 표백제통이 있고, 이를 지나쳐서 셀러까지 갈 수도 있다. 수천 달러짜리 병을 든 팔로 급한 전화를 받을 때도 있고, “죽음의 계단”이라고 부르는 미끄러운 계단을 오르내리고, 싸구려 세척기에서 무거운 냄비나 칼이 춤추고 있는 주방도 통과해야 한다. 그리고 와인도 술이라서 거나하게 취한 사람들의 비위도 매끄럽게 맞춰야 하고, 어설픈 엉터리 지식으로 잘난 체 하는 사람들에게 칭찬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서비스 업무 외에도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소믈리에는 날마다 와인을 평가하여 그 가치와 메뉴의 호환성을 찾아야 한다. 공급업체를 만나서 주문을 하고, 정기적으로 재고조사를 하고, 직원을 교육하고 감독하고, 수익성이 좋은 와인행사도 해야 한다. 근무시간 외에는 수많은 거래 자료와 소비자 간행물을 읽고, 가끔은 와인 생산지역도 방문하고, 경쟁사를 인식하면서 미각과 음식과의 페어링 기술을 연마하면서 새로운 음식과 와인을 개발해야 한다.

뉴욕의 저드슨 그릴(Judson Grill)에서 와인 책임자였던 베츠 본 벤스(Beth von Benz)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매장에 와인 전문가를 두는 것이 필수입니다. 현대의 고객들은 과거보다 와인에 대해 더 세련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자격을 갖춘 와인 전문가와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잘 모르는 지역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생산자들이 만든 전 세계 와인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손님들은 와인 리스트를 살피는 데 도움이 필요하고, 그 레스토랑의 음식과 잘 모르는 와인과 조화를 안내 받을 수 있는 조언을 원합니다.”

- Master Sommelier Catherine Fallis, Planet Grape LLC.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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