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리티스 와인은 시들고 쭈글쭈글해진 포도로 만든 독특한 스위트 와인이다. 레이트 하비스트, 아이스와인, 파시토 등 일반 스위트 와인들은 대부분 물리적으로 탈수되어 농축된 주스로 만들지만, 보트리티스 와인은 곰팡이 낀 포도로 만들기 때문에 이 포도는 탈수가 될 뿐 아니라 특별한 조건에서에서는 보트리티스 시네레아에 감염되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형된다.
일반적으로 이 균은 포도에 유해한 활동(gray rot)을 하지만 노블 롯은 희귀하고 바람직한 과정을 통해 포도의 품질을 향상시킨다. 노블 롯이 일어나는 동안 포도의 일부 성분이 분해되지만 새로운 성분도 생성된다. 이렇게 화학적 성분에 변화기 일어난 포도주스는 탈수라는 물리적인 효과만 일어나는 아이스 와인 등과는 다르게 변형된다. 이 탈수작용은 포도 껍질의 변형과 날씨(아침에는 습하고 안개 이어서 햇볕과 건조한 날씨)에 의해서 일어난다. 이렇게 당분과 고형물이 많은 포도로 만든 와인은 특이한 아로마 조성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로 독특한 성격을 지니게 된다. 보트리티스 와인에 관련된 묘사 용어는 복숭아, 살구, 모과, 열대과일, 꿀, 캐러멜 등이다. 그리고 숙성과정에서 초콜릿, 담배, 말린 과일, 건포도 등과 같은 더 많은 뉘앙스를 더해준다.
역사적인 순서로 보면, 이런 종류의 와인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은 헝가리의 토카이 아수(Tokaji Aszú)이고, 그 다음이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와 베렌아우스레제, 그리고 프랑스의 유명한 소테른이나 셀렉시옹 드 그랑 노블(Sélection de Grains Nobles)이 그 다음이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남아프리카 등에서도 보트리티스 스위트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에서도 생산된다. 최근에는 보트리티스 작용에 대한 특이한 향미 때문에 이탈리아에서는 파시토, 심지어는 아마로네까지 이를 이용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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