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oy Cabernet Sauvignon 2020 Duckhorn
Decoy Cabernet Sauvignon 2020 Duckhorn

Duckhorn 와인 Portfolio 중 하나인 디코이(Decoy)의 라벨에는 목각으로 만든 오리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Decoy(디코이)란 원래 야생 오리를 사냥할 때 쓰는 유인물(미끼)로, 연못이나 호수에 이런 목각 오리를 여러 개 띄워 놓고 오리 소리를 내는 피리를 불면 주변을 날아가던 야생 오리들이 디코이를 진짜 오리로 착각하고 물에 내려 앉게 되는데, 이때 총으로 쏴서 사냥을 한다.

사전적 의미로도 Decoy는 유인하는 물건을 의미하는데, 물고기를 잡을 때 쓰는 미끼는 디코이(Decoy)라 하지 않고 베이트 (Bait)라 한다.

디코이(Decoy) 와인은 내가 판촉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했던 서울 S호텔의 웨딩 와인 중 하나였다. 가격도 reasonable 하고 예쁜 오리 그림이 그려져 있어 금슬 좋은 원앙과도 비슷하게 생겨 예식용 와인으로 인기가 있었는데, 어느 날 신부측 혼주가 연회예약실을 찾아와 어떻게 이런 와인을 예식용으로 추천했냐고 하며 큰 소란을 피웠다.

자신이 사전을 찾아보니 Decoy가 '미끼’, ‘바람잡이’, ‘유인책’ 등의 의미인데, 그럼 자신의 딸이 ‘미끼’ 란 말이냐고 화를 내면서 호텔 담당자를 닦아 세우는 바람에 이를 수습하는데 애를 먹었다.

이런 기상천외한 고객 컴플레인 사건(?) 이후 디코이 와인은 애석하게도 웨딩 와인 리스트에서 영구 제명되었다.

원래 Decoy와인도 그런 의미가 있다. 높은 가격대의 덕혼(Duckhorn)와인을 사서 마시기 어려웠기에 엔트리급 와인으로 Decoy가 나왔고, 이것을 맛있게 마셔본 사람들은 다음엔 윗 등급인 덕혼 라벨을 꼭 마셔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더 비싼 덕혼으로 유인하게 위한 유인책(decoy)으로서의 의미가 담긴 것이 바로 Decoy와인이기 때문이다.

암튼 모든 오리 그림의 와인 라벨은 미국 덕혼(Duckhorn) 와인과 연관이 있으며, 덕혼 빈야드(Duckhorn Vineyards) 창업자의 이름 Daniel Duckhorn에서 유래한 것이다.

Duckhorn Vineyards의 오리 레이블은 19세기 프랑스 석판화에서 유래하였다. 회사는 오리 이미지 또는 "duck"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다른 와인 브랜드와 오랜 법정 다툼을 벌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Duckhorn Portfolio는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주에서 레드, 화이트, 로제 및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며, 주요 와이너리인 덕혼 빈야드(Duckhorn Vineyards)는 캘리포니아주 세인트헬레나 외곽에 있다.

덕혼은 파리의 심판이 있었던 1976년 Daniel과 Margaret Duckhorn을 포함한 8인의 공동 투자자와 함께 설립되었는데, 이후 사업이 크게 확장되어 80인의 투자자로 늘어났다.

1978년에 인근에서 포도를 구매하여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와인을 처음 생산하여 1980년에 출시되었다.

1981년 이후 엔더슨 벨리 포도원을 비롯, 워싱톤주 야키마 벨리의 Longwinds Estate, 칼레라, 코스타 브라운등 총 10개의 와이너리로 늘어나 총 300핵타르에 이르는 포도밭을 확보하여 다양한 이름의 와인을 생산하게 된다.

하지만 덕혼의 지배 지분이 사모펀드 회사 GI Partners에 매각되었고, 2016년에는 다른 사모펀드 TSG Consumer Partners에 매각되었다. 이로 인해 Duckhorn Vineyards, Goldeneye, Paraduxx, Migration, Decoy, Canvasback 등 6개 와이너리와 나파 밸리, 소노마 카운티, 앤더슨 밸리, 워싱턴 주의 포도밭 부지가 넘어갔다.

창업주 Margaret과 Daniel Duckhorn은 2016년까지 회사 경영에서 활발히 활동했으나 지금은 그의 이름 덕혼Duckhorn만 남게 되었다.

출범 초기에 창립자 Daniel Duckhorn은 메를로 품종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며 역량을 집중하기도 했는데, 그가 일찍이 생떼밀리옹과 뽀므롤 지역을 여행하면서 메를로 와인이 주는 매력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디코이 까베르네 소비뇽 2020빈은 짙은 루비색상을 보였고, 블랙베리와 레드 체리, 모카, 카라멜, 바닐라, 스파이스의 풍미에 미디엄+ 정도의 바디감을 보였으며, 영빈이지만 타닌이 부드러우면서도 풍미가 좋아 마시기 쉬운 가성비 와인으로 다양한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릴 것 같다.


김욱성은 경희대 국제경영학 박사출신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인력개발원, 호텔신라에서 일하다가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어 프랑스 국제와인기구(OIV)와 Montpellier SupAgro에서 와인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세계 25개국 400개 와이너리를 방문하였으며, 현재 '김박사의 와인랩' 인기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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