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메이저 DOCG급 와인들이 2월 2일부로 안테프리마(ANTEPRIMA) 시즌에 돌입했다. 절차대로 숙성을 마친 신상 와인들이 본 시즌에 줄줄이 발표회를 갖는다. 주로 이런 행사는 DOCG등급별 와인협회가 주관하며 이를 통해서 급부상중인 트렌드나 개별 와인이 내는 오감 특성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여기서 얻은 정보를 쪼개고 조합하면 특정 와인의 10년 이후의 모습은 이렇게 변할 거란 단기 예측도 가능하다.
▶ 올해로 안테프리마 30번째,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의 어제와 오늘
▶ 안드레아 로나르디 마스터 오브 와인- 몬테풀차노는 가뭄 안전지대?
▶안나타 2021 & 리제르바 2020 빈티지 주관적 시음 소감
▶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UGA 공식출범- 피에베 A부터 Z까지
▶ 토스카나 최초의 조합원 와이너리

올해로 안테프리마 30번째,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의 어제와 오늘
누구의 근접도 일체 허용치 않을 것 같은 철옹성 몬테풀차노 요새(Fortezza di Montepulciano). 둔탁한 문을 자발적으로 열어젖히는 때가 있다. 바로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와인의 안테프리마가 열리는 기간이다. 2월 16일과, 17일에 열린 올해도 파죽지세로 몰려든 적군에 성채를 내주듯 전 세계 와인 미디어에게 전공간을 허락했다. 서른 살을 맞는 행사의 개막 연설을 맡은 안드레아 로씨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와인 협회장은 30년을 간결한 언어로 요약했다. ”첫 회는 몬테풀차노 시청 내 의회 회관에서 열렸습니다. 그 당시 41명의 생산자가 와인 저널리스트와 무역관계자가 모인 가운데 새 빈티지 발표식을 가졌죠. 지금은 협회 전용공간도 마련했고 참여와이너리도 81군데로 늘어나 감회가 새롭습니다"

몬테풀차노 요새는 야누스 로마 신전 (전령의 신 헤르메스란 설도 있음)터 자리에 1261년 방위목적으로 지은 보루다. 시에나 공국이 피렌체 군과 대전에서 대승을 거둔 몬타페르티 전투에 이어 이곳 방비를 구축하기 위해 지었다. 마을 꼭대기에 서있는 위용과 둔중한 석벽은 가히 난공불락의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다. 1614년 대지진으로 허물어진 것을 19세기 건축술로 원형을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이후 몬테풀차노의 정세에 상응해 방치상태와 용도 변경을 반복하다가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와인 협회가 펼친 복원사업 끝에 2016년에 개장했다. 2016년에 협회본부가 이전했으며 이후 시음 행사 및 문화전시등 굵직한 행사를 유치하고 있다.
요새의 명소는 에노리테카(Enoliteca) 숍이다. 1층 주 출입구 지나 마주하는 ‘ㅁ’ 자 안뜰 좌측 문 뒤 편에 위치하고 있다. 숍에 들어서면 열댓 개의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와인 병으로 채워진 와인 디스펜서 서너 대가 시선을 끈다. 노즐과 연결된 버튼을 누르면 와인잔 위로 원하는 와인이 떨어진다. 디스펜서 와인은 자주 교체되며 무작위로 선택된다. 숍의 바닥은 통유리로 깔아 로마신전 상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유리를 걷고 있자면 로마 문화가 내발밑에 있다는 아슬함도 만끽할 수 있다. 자세히 보기 https://www.consorziovinonobile.it/enoliteca-montepulciano/
안드레아 로나르디 마스터 오브 와인- 몬테풀차노는 가뭄 안전지대?
이제 막 선보인 2020년 산 리제르바와 2021년 산 안나타* 평가에 초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안드레아 로나르디 마스터 오브 와인(MW)은 작황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2023 Climate Trend & Vintage Report 202’란 제목으로 진행된 마스터클래스의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안나타annata-특별한 기상이변이 없는 한 매년 생산된다
“우리는 기후위기에 처해 있으며 토스카나 지방도 그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 토스카나 와인이 거둔 품질수위를 유지하려면 기후변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최근에 기후 패턴을 분석하면 연도별 작황 변화폭이 심하다. 일일 최저 기온과 최고 기온 폭이 커지는 추세에 혹한의 겨울, 폭염의 겨울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이러한 예측불허한 패턴의 반복은 식물의 호흡기 및 순환기를 쇠약하게 만들어 생육장애를 일으킨다.
산조베제 품종은 물 부족과 지속적인 더위를 겪으면 본능적으로 폴리페놀 생산 수위를 높인다. 결과적으로 타닌 질감은 거칠어지고 만족감은 떨어진다. 2023년과 새 빈티지인 2021년은 강수량만 들자면 별반 차이가 없다. 비의 양보다는 품질(비를 뿌린 빈도와 지속 시간, 계절)을 살펴봐야한다. 짙고 농축된 타닌은 더 이상 긍정적 요소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최근 트렌드와 와인양조 스타일을 종합하면 오히려 가볍고, 적절한 미네랄, 저알코올 같은 과거에 빈약한 와인으로 취급받던 맛들이 우세하다.
토양에 자갈을 품고 있는 일부 끼안티 클라시코나 몬탈치노 밭에 비해 몬테풀차노는 물 부족을 덜 겪는다. 전자가 토양층에 자갈이 있어 비가 표면으로 흘러내리는 반면 점토, 모래가 주성분인 후자(몬테풀차노)는 땅이 비를 흡수한다. 결국 열매는 과도하게 타닌을 농축하지 않는다.”
참고로 바롤로지역은 2023년에 600mm의 비가 내렸다. 평년 수준을 밑돌지만 가뭄해갈에 보탬이 됐을 거라 싶었는데 후반기 내내 물부족은 여전했다. 이유는 비가 5월에 몰렸고 건기인 여름과 우기인 가을과 겨울은 비나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았다. 비가 단시간 주기로 한꺼번에 쏟아지면 지표는 미처 이를 흡수하지 못하고 지표로 흘려보낸다. 스며들더라도 지표로부터 5cm밖에 적시지 못해 결국 젖은 땅 아래 있는 뿌리는 물구경도 못한다. 다행히 2024년은 3월~4월 초에 일정한 양의 비가 꾸준하게 여러 번 내려 땅속 가뭄 해소에 기여했다.

안나타 2021 & 리제르바 2020 빈티지 주관적 시음 소감
시음 리스트에 2021년 안나타 26종류와 동일한 해의 셀레지오네 타입 3종, 2020년 리제르바 12종이 포함됐다. 그 밖에도 이전 해에 생산된 23종의 와인들도 리스트업 됐는데 최연소 와인은 2020년도, 최고령 와인은 2016년이다. 후자는 나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숙성의 연륜이 쌓인 와인들이다. 막 탄생한 와인이 시간과 교감하면서 미래에 갖게 될 진화된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선사한다.
<2023년 안테프리마 보기
https://www.sommelier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4983>
먼저 안나타 타입을 낳은 2021년도의 작황을 알아보자. 2021년 강수량은 510mm로 평년보다 25%나 감소했다. 월 별 강수량을 보면 1월과 2월에 150mm, 2020년 11월과 12월에 222mm을 기록했다. 싹트는 4월부터 수확철인 9월 사이에 96mm 내렸는데 작물성장이 활발한 봄, 여름에 이 정도면 물 위기를 부를 가능성이 다분하다. 또한 덥고 건조한 여름 포도밭은 일일 평균 3-4mm 가 증발한다고 한다. 다행히 2020년 겨울에서 2021년 2월까지 내린 누적 강수량이 600mm로 지하수 저장량이 충분해 물 스트레스는 면했다.
한편 봄 기온이 꾸준히 10도 이상으로 높아 평년보다 싹이 일찍 텄다. 그러다 4월 7일, 8일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고 저온이 장시간 지속됐다. 330~340미터 이하의 언덕하부는 영하 7도까지 급강하했다. 급작스런 기온 하강은 싹 동사율을 최대 50%까지 끌어올려 결국 저지대 포도밭은 성장속도를 회복하는데 2주나 걸렸다. 6월의 고온행진은 증발량을 촉발시켜 점토성 토양은 땅속까지 균열이 발생해 저수량에 빨간 신호등이 켜졌으나 잎 솎아내기를 단행하자 식물의 물소비가 주춤했다. 가뭄과 늦은 개화는 착색기를 7월 말로 늦췄으나 8월 말과 9월 초에 내린 비로 완숙 속도에 가속이 붙었다. 기상으로 인한 생산량이 30% 감소했지만 작물질병이 돌지 않아 완숙한 포도의 건강상태와 품질은 우수했다.
2021안나타 타입- 산조베제 그로쏘의 흑자두, 블랙베리, 바이올렛 같은 향기가 선명하다. 여기에 토스카나 숲이 발산하는 지중해 허브와 식물향이 스친다. 타닌이 번질 때 강건함과 엄격함의 전형성을 보여주다가 기세가 약해지면 숨어있던 깊은 맛들이 고개를 든다. 산조베제의 풀보디와 중후함을 쫒는 애호가 입맛에 취향저격이다. 엄격한 아버지와 잔정을 베푸는 어머니의 대비처럼 묵직함 속에 촘촘하게 짜인 조직의 섬세함이 공존한다. 알코올 도수와 복합적인 성분으로 인한 무거움이 산뜻한 산미로 인해 가벼워진 느낌이다. 최소 숙성기간은 24개월로 라벨에 표시된 수확연도로부터 네 번째 해에 출시된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Docg 2021- 테누타 고로 Tenuta Golo 와이너리
흑자두, 사워 체리, 블러드 오렌지, 끼나, 블랙베리의 농익음과 달콤함을 펼쳐 보인다. 풀보디의 벅차오름, 지금은 거칠어도 신경을 단단히 붙들어 놓는 타닌의 밀집도는 숙성력을 예고한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Docg 2021-폴리지아노 Poliziano 와이너리
주니퍼베리, 흑자두, 블랙베리, 라즈베리, 말린 바이올렛, 은은한 재스민이 후각을 매혹시킨다. 매끈한 타닌결과 밸런스 잡힌 산도가 시너지를 이루어 편안함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Docg 2021- 테누타 발디피아타(Tenuta Valdipiatta) 와이너리
다크 초콜릿, 허브, 매콤한 머스터드,라즈 베리, 블랙베리, 라벤더를 은은하게 피운다. 부드러운 타닌 결 그러면서도 경쾌하며 순수한 산미를 즐길 수 있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Docg 2021- 티베리니 포데레 레 카졸레(Tiberini Podere Le Caggiole) 와이너리
블랙베리, 사워 체리, 흑자두, 타임, 발삼, 올리브잎, 타임 허브의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다. 에너지와 묵직한 보디가 한입 가득하며 여운에 오래 깃드는 달콤한 과일향에 몰입할 수 있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Docg 2021-테누타 디 포조 울리베토(Tenuta di Poggio Uliveto) 와이너리
자두 머멜레이드, 라즈베리, 체리의 화사함에 월계수잎, 타임의 신선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생동감 넘치는 산미, 견고한 바디, 조밀한 밀도는 완성도 높은 바디와 집중도를 보인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2021- 테누타 포조 알라 살라(Tenuta Poggio alla Sala) 와이너리
철, 흑자두, 농익은 체리, 말린 바이올렛, 주니퍼베리, 커민 같은 과일과 지중해 향이 감성을 자극한다. 입안 곳곳을 자극하는 타닌, 치밀하게 짜인 구조는 탄탄한 구성력을 뽐낸다.

2020 빈티지 리제르바- 숙성을 안나타보다 1년 더 한 리제르바는 병숙성의 매력을 여지없이 발휘한다. 타닌이 훨씬 유연해졌으며 여러 성분이 제자리잡아 분위기가 차분하며 진중하다. 여러 곳에 퍼져 있던 맛의 중심이 한 곳으로 집중되는 느낌이랄까. 구조는 한층 더 조밀하고 입안을 채우던 무게감은 훨씬 가벼워졌다. 검붉던 색은 점점 톤이 옅어지더니 붉은빛 테두리를 두르고 있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Docg 리제르바 2020- 보스카렐리(Boscarelli) 와이너리
산딸기, 사워 체리, 홍옥, 낙엽, 바이올렛향이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섬세하고 매끄러운 질감, 조화롭고 경쾌한 산도가 곁들여져 꿈결 같은 미각을 선사한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Docg 리제르바 2020-칸네토(Canneto) 와이너리
부싯돌, 라즈베리, 블러드 오렌지, 라벤더에 민트, 커민의 동양적 스파이시가 매혹적이다. 약에서 강으로 조여오는 타닌을 감싸주는 벨벳결의 타닌, 체리향을 머금은 산미가 만족감을 극대화한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Docg 리제르바 2020- 레 베르틸레(Le Bertille) 와이너리
아세톤, 오크향, 백묵, 월계수잎, 블러드 오렌지, 부싯돌 향이 어우러져 세련된 여운을 오래 지닌다. 수놓은 듯한 질감에 중후한 기품이 서려있고 싱그러운 산미에는 은은한 아로마가 감돈다 .
전 연도에 출시한 와인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Docg 2020- 일 마끼오네(Il Macchione) 와이너리
타바코, 흙과 습기가 결합한 숲내음, 카시스, 라즈베리, 장미, 유칼립투스등 지중해의 햇빛을 보는 기분이다. 타닌이 원만해 편안한 음용감을 보이며 나이에 비해 산도와 타닌의 조화가 뛰어나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Docg 2020- 라 콤바르비아(La Combarbia) 와이너리
라즈베리, 흑자두, 체리의 단과일, 타르, 오크향, 커민, 말린 라벤더등 향기 스펙트럼이 놀랍다. 타닌이 입안에 퍼지면서 혀에 와닿는 부드러운 감촉, 미네럴의 짭짤한 내음이 깊은 맛을 선사한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Docg 2019- 콘투치(Contucci ) 와이너리
시럽에 우려낸 체리, 농후한 딸기, 타임, 라벤더, 타바코, 토양의 축축함, 염분등 복합미가 뛰어나다. 신선한 산미와 원만하면서도 촉촉한 타닌이 입안을 적셔주어 즐겁게 마실 수 있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Docg 리제르바 보쏘나 2019- 데이(Dei) 와이너리
커민,머스터드, 감초, 바이올렛, 타바코, 블러드 오렌지, 소량의 가죽향이 섞여있다. 정선되고 다듬어진 고운 결의 타닌과 깔끔하고 순결한 산미가 결합한 완성도 높은 와인이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 Docg 리제르바 비타로차 2018- 이카리오(Icario) 와이너리
블러드 오렌지, 흑자두, 블랙베리, 사워체리, 크랜베리의 풍부한 과즙풍미를 선사한다. 잘 익은 타닌의 고른 결, 밸런스 잡힌 산미, 농익은 과일로 채워져 있어 세련된 균형미를 음미할 수 있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UGA 공식출범 – 피에베(PIEVE) A부터 Z까지

2023년 토스카나주는 와인 역사를 고쳐 쓸 만큼 획기적인 해였다. 끼안티 클라시코와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가 한 달 차이로 UGA를 허용하는 규정이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2023년 8월 3일 자 이탈리아 가제타 공보지는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의 *UGA 타입인 피에베가 내년부터 시행된다고 보도했다. 첫 빈티지는 2025년 1월에 선보일 예정이며 2021년에 수확한 포도에 적용된다.
UGA* Additional Geographic Units의 약자. 와인규정이 지정한 밭이나 마을 내에서 난 포도로만 순수하게 만든 와인은 라벨에 재배된 장소를 표기할 수 있게 한 규정
피에베는 이탈리아어로 ‘교구’를 뜻하는데 교구의 대표가 지배하던 종교 행정단위로 발생시기가 서로마와 롱고바르드 왕국에 닿아있다. 몬테풀차노는 12개의 교구가 존재했다고 19세기 레오폴디노 토지대장(Leopoldino catasto)이 기록하는 것으로 보아 천년도 넘는 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그간 포도밭 이름이나 마을명으로 존재하던 것을 UGA를 빌려 와인으로 부활시켰다.
피에베는 12군데 마을 단위(지도참고)로 이루어지며 여기에 속한 포도밭에 자란 산조베제로 만들면 라벨에 이를 표기할 수 있다. 본 규정을 실시하면 안나타, 리제르바, 피에베로 모아지는 품질의 다층화와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피에베는 다음의 엄격한 규정을 통과해야 자격을 얻는다.
①해발고도- 플리오세 지질시대 약533만 년~258만 년 전에 형성된 모래, 점토로 된 250~600미터 구릉지. 지층 경계마다 화석과 자갈층이 들어앉아있다. 석회석은 희박하다.
②최소 수령-15년
③헥타르당 최소 허용 식재율-1그루당 2.5kg. 헥타르당 최소 허용 생산량 7000kg
④품종-산조베제 푸르뇰로 젠틸레 85%, 최소 15%- 카나이올로 네로, 칠리에졸로, 맘몰로, 콜로리노. 국제품종 제외 원칙
⑤숙성기간-최소 36개월, 이중 최소 오크숙성은 12개월, 최소 병숙성은 12개월(오크의 크기와 재목 원산지는 생산자 재량)
토스카나 최초의 조합원 와이너리
안테프리마의 긴 하루가 끝날 무렵 필자는 한인 방문객이 부쩍 늘고 있다는 베끼아 칸티나 디 몬테풀차노(Veccchia Cantina di Montepulciano)로 향했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회사 측도 어리벙벙할 정도라고. 가서 보니 몬테풀차노를 열댓 번 방문한 필자 눈에 그 이유가 불 보듯 뻔했다. 일단 로마에서 가깝다. 로마와 몬테풀차노는 차 속도로 두 시간 떨어져 있다. 몬테풀차노 남서방향 20km 지점에 테르메 디 끼안차노란 약효가 탁월한 온천지를 끼고 있다. 거기다 SP146번 지방도로에서 갈라져 나온 길이 와이너리 입구와 맞닿아 있어 환상의 접근성을 자랑한다.

베끼아 칸티나는 와인여행을 꿈꾸는 자가 선망하는 웅장한 셀러를 품고 있다. 셀러가 두 층을 차지하고 그 위로 통유리로 외관을 장식한 에노테카 시음실이 햇빛을 휘영청 반사하고 있다. 일단, 지하 2층은 1972년에 설치한 것으로 양이 다른 와인을 담을 수 있는 슬라보니아산 오크통 열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세 줄로 늘어서있다. 오크통은 160개. 자연온도와 습도에 맞추어진 2월 중순의 셀러내부는 영상10도에 70%의 습도가 주는 싸늘함이 몸에 감겼다. 그 공기에서 50년 동안 거쳐 갔을 와인들이 남긴 잔향이 코에 확 끼쳐왔다.
2천 년대 초반 와인인기에 맞물려 기존의 셀러는 늘어나는 생산량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2001년 구 셀러 위에 신 셀러를 신축한다. 동일한 재목의 오크통을 250개를 구입했다는데 새 오크통 구색은 사이즈도 다채롭지만 쌓아 논 모양도 제각각이다. 225리터짜리 바리크가 덩치 큰 오크통 사이에 섞여있는가 하면 큰 오크통은 3개씩 한조로 피라미드 형태로 무리 지어있다. 구셀러가 고색창연한 전통의 아우리를 지닌다면 신셀러는 전통과 트렌드를 융합하려는 와인 만드는 이의 속내를 가늠하게 한다.

베끼아 칸티나 델 몬테풀차노는 포도를 납품하는 조합원들이 경영주축인 와이너리다. 1937년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는데 2024년 현재 4천 명으로 늘었다. 이 조합원들이 경작하는 포도밭은 1천 헥타르에 달하며 경작지 대부분이 몬테풀차노에 소재하나 시에나, 아레조 같은 50km 반경에도 퍼져있다. 이날은 마침 조합원 대표단 네 명과 와이너리 회장님이 안내를 맡았다. 대부분 조합원이 대물림 농부들이며 전시에도 포도를 납품했다고 와이너리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나이가 지긋한 한 여성조합원은 아버지가 운전하는 트럭을 타고 포도를 납품하러 왔었는데 지금은 자신이 직접 수확 트럭을 운전한다고 했다.

에노테카는 대표적인 와인을 포함한 몇 가지 시음코스를 운영하는데 어떤 코스를 선택하 건 MO.MO.S와 칸티나 델 레디 (Cantina del Redi) 라인의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차노를 꼭 챙기도록. 칸티나 델 레디 라인은 토스카나의 시성 프란체스코 레디에 헌정하는 시그니처 와인이다.
백난영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공인 소믈리에
국제 와인 품평회 심사원
이탈리아 와이너리 투어 운영
이탈리아 치즈 테이스터 협회(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1 레벨 와인 치즈 테이스터
랑게 와인 앰버서더
로에로 와인 저널리스트 협회가 주최하는 2022년 국제 와인 저널리스트에 선정
Certified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Columnist of Korean Wine Magazines
Wine Judge from International Wine Awards
Awarded as Best Foreign Journalist for Roero Wine Region
Langhe Wines AmbassadorOrganizer of Winery Tour in Main Italian Wine RegionFirst Level Certified Cheese Taster by 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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