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1월 9일(토)부터 24일(일)까지 전남 무안군 못난이 미술관내 '내꺼 갤러리'에서 지유라 작가의 15번째 개인전 ‘그리고, 목포展 missing, drawing, and Mokpo’가 열린다.
전시 오프닝은 9일(토) 오후 4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즐기는 ‘미술과 음악과 문학이 있는 2024 가을파티’ 형식으로 개최된다. 미술에는 지유라 작가의 전시, 음악에는 통키타 가수 주성호 외 공연, 문학에는 윤경희의 시낭송 등 다채롭고 풍요로운 문화의 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작가는 보리 마당의 집들과 못난이 조각을 보고 그 매력에 매료되어 매년 목포를 찾았고, 소박한 사랑과 위로가 담긴 집들을 그리기 위해 목포에 머물며 그림을 그렸다.
“2015년 여름, 작가로서 욕심이 나고 복잡할 때였어요. 목포 유달산을 아래 세트장같이 있는 옛 집들을 보고는 골목 안 집이 궁금해졌어요. 신고 있던 하이힐을 시장에서 단화를 사서 바꿔 신고 보리마당 골목길을 걸었어요. 가다가 만나는 할머니들은 반갑게 맞아주시고 길 안내도 해주셨어요. 옹기종기 붙어있는 집 앞 화분에는 꽃, 상추, 파, 담장을 넘어가는 소박한 식물들이 아름답게 보였어요. 빨랫줄에 걸린 생선은 서울 간 자식들 주려고 말리는 것 같고, 집 앞에 낡은 의자는 기다림 같았어요. 벽에 써진 낙서, 열린 대문, 날리는 빨래... 걸음이 느리게 걸어지는 시간이었어요. 근처 못난이 미술관을 갔는데 정말 못난이가 활짝 웃고 있는 거예요. 보자마자 웃음이 났는데 못난이가 뭐든지 다 내어주는 엄마의 초상이라는 김판삼 작가의 말에 울컥했지요. ‘천천히가, 암치도 않아...’ 바라고, 낡고, 못나고, 소박한 것이 위로를 건네고 있었어요.” 나무 조각에 집을 그리는 지유라 작가의 이야기다.
그 후로 해마다 목포를 걷고, 친구들과 작가들과 여행을 하다가, 목포에 작업실을 얻어 목포를 그렸다. 작품 제목은 '천천히家', 목포의 집이 들려준 위로와 격려를 담아냈다.

작가는 28개국을 다니며 추억의 집, 가고 싶은 집, 꿈꾸는 집을 나무 조각에 그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