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마지막 주에 첫눈이 내리고, 겨울로 진입하는 계절에는 가슴을 뜨겁게 하는 진한 레드와인이 생각난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진 칠레 레드와인 중에 세계적으로 유명하면서 가성비가 좋은 돈 멜초(Don Melchor) 와인을 추천한다.

비냐 돈 멜초 카베르네 소비뇽 2021(Vina Don Melchor, Puente Alto, Cabernet Sauvignon 2021)는 아주 특별한 와인으로 와인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매년 11월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Top 100를 발표하는데 선정하는데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얻었다. 2014년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Top 100에서 9위를 차지했는데 10년 만에 최고의 자리에 등극했다. 올해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화가 고(故) 김환기의 작품 '우주(Universe) 5-Ⅳ-71 #200’과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해 레이블에 담아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선보였던 ‘비냐 돈 멜초 카베르네 소비뇽 2021’는 9월 3,000병이 출시되자 완판되면서 더욱더 유명세를 치렀다. 김환기 화백의 작품 중에서도 절정기에 탄생한 대표작이자 그의 유일한 두폭화와 2024년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Top 100에서 1위를 한 와인과 만남은 와인 역사상 처음 있는 빅 이벤트가 됐다. 특히 미국의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은 99점을 주면서, 2018년 100점을 주었던 해만큼 좋은 빈티지라고 극찬했고 잠재력은 그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설립자 멜초 콘차 이 토로(Melchor Concha y Toro)의 분신처럼 와인을!

칠레를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 와인 ‘돈 멜초’는 칠레 와인 역사상 최초로 최고의 아이콘 와인을 양조해 와인 산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1987년 ‘돈 멜초’ 와인은 설립자 멜초 콘차 이 토로(Melchor Concha y Toro)의 이름을 따 첫 빈티지가 생산된 후, 세계 100대 와인에 Top 10에서 9회 선정됐다. 2019년 9월에 30년의 역사를 가진 ‘돈 멜초’ 와인은 어느 와인과도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 콘차이 토로(Concha y Toro) 와이너리에서 분리해 독자적인 브랜드 ‘비냐 돈 멜초’로 새롭게 출발했다.

1883년에 설립된 비냐 콘차 이 토로(Viña Concha y Toro)는 라틴 아메리카를 이끄는 대표적인 와이너리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와인 회사 중 하나로 세계 140개국에 와인을 수출한다. 1997년 프랑스 보르도의 5대 와인 중의 하나인 샤토 무통 로쉴드(Chateau Mouton Rothschild)와 합작하며 알마비바(Almaviva) 와인을 만들었던 시대와 다르게 홀로서기 했다. ‘돈 멜초’는 세계적인 명품 와인으로 명성을 유지하고자 최고 수준의 와인 품질과 브랜드 가치로 과감하게 도전장을 냈다. 콘차 이 토로 와이너리에서 20년 동안 ‘돈 멜초’ 와인을 양조한 수석 와인 양조가 엔리케 티라도(Enrique Tirado)가 ‘비냐 돈 멜초’의 양조와 경영을 책임졌다. 필자도 칠레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몇 차례 만났지만, 항상 차분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푸엔테 알토(Puente Alto: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의 남쪽 중심에 있는 마이포 밸리의 최고의 유니크한 떼루아)의 독특한 개성을 살려 고품질의 와인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엔리케 티라도’는 ‘비냐 돈 멜초’의 독립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독자적인 브랜드로 차별화하며 경쟁 우위를 점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할 청사진을 피력했다. 콘차 이 토로는 ‘비냐 돈 멜초’을 독립시키는 프로젝트로 독자적인 포도 재배, 양조 기술, 경영의 노하우 등의 데이터를 축적했다. 특히 ‘돈 멜초’ 와인의 3가지 핵심 요소로 첫째, 콘차이 토로의 유구한 역사, 둘째,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푸엔테 알토 지역의 포도밭, 셋째, 고품격 와인에 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이다. 라고 했다. 또한 ‘돈 멜초’ 와인이 세계적인 명품 와인로 도약하고, 칠레 아이콘 와인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첫째, ‘돈 멜초’ 와인은 해발 650m의 마이포 밸리 푸엔테 알토 지역에 있는 114헥타르 포도밭의 자연 친화적인 떼루아에서 자란 수령 30년의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나무, 둘째, 오랜 세월 과학적인 데이터로 축적한 미세한 기후별로 7개 구획 140개 세부 파셀로 구분한 포도밭, 셋째, 안데스산맥의 심한 일교차로 풍부한 미네랄, 폴리페놀, 타닌, 산미의 복합적인 균형감이라고 했다.

필자는 운 좋게도 ‘비냐 돈 멜초 카베르네 소비뇽 2021(Vina Don Melchor, Puente Alto, Cabernet Sauvignon 2021)’ 와인을 시음했다. 이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 93%, 카베르네 프랑 4%, 메를로 3%를 블랜딩했다. 잘 익은 포도만을 손 수확하여 스테인리스에서 발효과정을 거쳐, 15개월간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숙성했다. 뉴 오크통에서 67%를 숙성시킨다. 짙은 체리 빛깔에 블랙베리, 체리, 블랙커런트, 라즈베리, 로즈마리, 민트, 초콜릿, 향신료, 미네랄 향이 등의 복합적인 아로마, 붉은 과실의 풍미, 촘촘하고 섬세한 타닌, 우아하면서 그리움을 자극하는 산도로 흠잡을 데가 없는 균형감, 집중도가 좋아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음식과 조화는 쇠고기 안심스테이크, 숯불 갈비구이, 양고기구이, 피자 등을 추천한다.


고재윤박사는 현재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이다. 2010년 프랑스 보르도 쥐라드 드 생떼밀리옹 기사작위, 2012년 프랑스 부르고뉴 슈발리에 뒤 따스뜨뱅 기사작위, 2014년 포르투칼 형제애 기사작위를 수상하였고, 저서로는 와인 커뮤니케이션(2010), 워터 커뮤니케이션(2013), 티 커뮤니케이션(2015), 보이차 커뮤니케이션(2015), 내가사랑하는 와인(2014) 외 다수가 있으며, 논문 210여편을 발표하였다. 2001년 한국의 워터 소믈리에를 처음 도입하여 워터 소믈리에를 양성하여 '워터 소믈리에의 대부'고 부른다. 2000년부터 보이차에 빠져 운남성 보이차산을 구석구석 20회 이상 다니면서 보이차의 진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와인, 한국의 먹는 샘물, 한국 차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