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계 와인을 대표하는 미국 캘리포니아는 유럽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와인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Nava Valley)는 와인산지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세계 최고의 와인 명소 중 하나이며, 400개가 넘는 와이너리가 각자의 개성을 살린 와인을 생산한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와이너리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와이너리에서 와인시음뿐만 아니라 음식과 와인 페어링에 집중하기도 하고, 카페처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쉽게 했다. 각종 국제 품평회에서 수상 경력에 빛나는 나파 밸리 와인을 마시며, 언덕 아래 펼쳐지는 포도밭을 보고, 정원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평범함을 뛰어넘어 음식과 와인의 페어링(Pairing)의 미각 경험가치를 새롭게 발견했다.
필자가 방문했던 롬바우어 빈야드(Rombauer Vineyards)는 내가 꿈꾸던 카페, 음식과 와인 페어링, 산책, 와인투어 등이 갖춘 이상형 와이너리였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와인 브랜드 중 하나로 포트폴리오에 베스트 셀러인 카르네로스 샤르도네(Carneros Chardonnay) 화이트 와인은 미국 내 1위를 지키며, 유명하다. 캘리포니아 샤르도네의 대명사로 알려진 롬바우어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은 총 5회에 걸쳐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Top 100' 리스트에 올랐다.
롬바우어 빈야드를 방문했을 때 친절하고 전문가적인 소양을 갖춘 미모의 여직원이 안내로 서비스 가치를 제대로 체험했다. 그녀는 롬바우어 빈야드의 스토리텔링, 와인 양조시설, 오크통 셀러가 있는 동굴, 와인 셀러와 아름다운 정원 파라솔에서 와인 시음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롬바우어 빈야드를 설립한 캘리포니아 출신의 전(前) 공군과 민간 항공기 조종사였던 코너 롬바우어(Koerner Rombauer)와 부인 조안(Joan)은 1970년 보스턴과 캘리포니아를 오가며 와인 양조를 배웠다. 1972년 코너 롬바우어 부부는 두 자녀, 두 마리의 말, 다섯 마리의 개를 데리고 보스턴에서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로 이사했다. 코너 롬바우어 부부는 음식과 와인의 페어링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맛있는 음식에 와인이 풍부한 나파 밸리는 축복의 땅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코너 롬바우어 부부는 코너 롬바우어의 큰고모 이르마 롬바우어(Irma Rombauer)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큰고모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책인「Joy of Cooking」을 저술했고, 자기 조상들은 식사시 와인이 필수적인 음료로 생각하는 독일 라인가우의 와인 재배 지역의 식문화에 영향도 받았다. 1980년에 롬바우어 빈야드를 설립했고, 1982년 현재의 와이너리를 건축하고 첫 빈티지 와인을 생산했다. 롬바우어 가족은 캘리포니아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세인트 헬레나의 언덕 위에 낡은 집을 사고 와인 양조를 시작했다. 코너 롬바우어는 40세가 되었을 때 국가방위군과 브래니프 국제 항공(Braniff International Airways)의 화려한 비행 경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삶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 사업으로 전환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였다.

코너 롬바우어는 가족을 부양하는 동시에 부인 조안(Joan)과 함께 나파 컬트 와인의 원조인 세이퍼(Shafer) 와이너리, 1976년 프랑스 파리의 심판에서 레드 와인 1위를 차지한 스택스 리프 와인 셀러(Stag's Leap Wine Cellars)에서 양조 기술을 배웠고, 1982년 첫 빈티지를 생산했다. 그때 코너 롬바우너는 "롬바우어 브랜드를 품질과 진실성으로 명성을 쌓아 가겠다. “라는 철학을 피력했었다. 코너 롬바우어 부부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품종, 특히 샤르도네와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 품종에 집중했고, 자신의 와이너리를 찾아오거나 와인을 구입해 주는 고객에게 지극한 환대와 감사하는 마음, 와인에 관한 열정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으며, 특히 그 당시에 나파 밸리 와인 기준으로 보면 롬바우어 빈야드의 와인 가격은 상당히 합리적이고 가성비가 뛰어난 것으로 소문이 났다.

롬바우어 빈야드는 지속적으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화이트와인으로 미국 와인 시장의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 코너 롬바우너는 항상 밝고 활기찬 성격으로 고객들을 즐겁게 해주었고, 부인 조안은 헌신적으로 내조했다. 2002년 부인 조안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코너 롬바우어는 2018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사업에 모든 정열을 바쳤다. 그 후 아들인 밥 크네벨(Bob Knebel)이 경영을 이어받았지만, 2023년 10월에 미국의 거대 와인 기업인 갤로(E&G Gallo) 와인이 인수했다. 그러나 롬바우어 빈야드의 와인 양조와 포도 재배 책임자인 리치에 알렌(Richie Allen)이 잔류했다. 오늘날 롬바우어 빈야드는 나파, 소노마, 시에라 산기슭에 약 350헥타르의 포도원을 소유하고 있으며, 약 500만 병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롬바우어 빈야드는 매년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수상 경력에 빛나는 샤르도네,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진판델, 소비뇽 블랑, 피노 누아를 생산하고 있다. 롬바우어 빈야드의 첫 와인은 1980년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이었고, 오늘날의 카베르네 소비뇽 레드 와인은 쁘띠 베르도와 카베르네 프랑을 블렌딩하여 최고의 보석처럼 빛나고 맛있는 와인으로 명성이 높으며,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도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아져 갔다.
필자는 이곳에서 6개의 와인을 시음했는데 그 중에서 롬바우어 빈야드 프로프리터 셀렉션 샤르도네 2021(Rombauer Vineyards Proprietor Selection Chardonnay 2021)과 롬바우어 빈야드, 메를로 2022(Rombauer Vineyards, Merlot 2022) 매우 인상 깊었다. 롬바우어 빈야드 프로프리터 셀렉션 샤르도네 2021(Rombauer Vineyards Proprietor Selection Chardonnay 2021)는 연 황금색의 칼러, 아로마는 바닐라, 꿀, 흰꽃, 리치, 그레이프프루트, 라임 샤베트, 정향, 레몬, 복숭아 등이 나타나고, 마셔보니 달콤한 복숭아, 정향, 갓 구운 페이스트리 풍미가 풍부하고 강렬하게 나타났다. 또한, 밝고 상쾌하고 생동감 넘치는 산미가 더 많은 석류 풍미로 이어지며 매우 길고 농축된 마무리와 더불어 균형감이 탁월했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생선회, 스시, 조개구이, 생굴, 파스타 등을 추천한다.

그리고 롬바우어 빈야드, 메를로 2022(Rombauer Vineyards, Merlot 2022)는 35%의 새 프렌치 오크에서 17개월간 숙성 과정을 거쳐 탄생한 와인으로 진한 레드 컬러에 아로마는 블랙 커런트, 레드 플럼, 바닐라, 모카, 초콜릿, 말린 블랙베리, 체리, 민트 등이 나타나며, 마셔보니 입 안에서는 블랙베리와 함께 따뜻한 파이 크러스트의 풍미가 폭발력이 있다. 긴 여운을 남기며, 선명한 산미와 미세한 타닌간의 균형감이 훌륭했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양념 갈빗살구이, 안심스테이크, 양고기구이를 추천한다.
고재윤박사는 현재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이다. 2010년 프랑스 보르도 쥐라드 드 생떼밀리옹 기사작위, 2012년 프랑스 부르고뉴 슈발리에 뒤 따스뜨뱅 기사작위, 2014년 포르투칼 형제애 기사작위를 수상하였고, 저서로는 와인 커뮤니케이션(2010), 워터 커뮤니케이션(2013), 티 커뮤니케이션(2015), 보이차 커뮤니케이션(2015), 내가사랑하는 와인(2014) 외 다수가 있으며, 논문 210여편을 발표하였다. 2001년 한국의 워터 소믈리에를 처음 도입하여 워터 소믈리에를 양성하여 '워터 소믈리에의 대부'고 부른다. 2000년부터 보이차에 빠져 운남성 보이차산을 구석구석 20회 이상 다니면서 보이차의 진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와인, 한국의 먹는 샘물, 한국 차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관련기사
- [고재윤의 와인 커뮤니케이션] 2024년 와인 스펙테이터 Top 100의 1위와 김환기의 작품 '우주‘의 만남 돈 멜초(Don Melchor) 와인
- [고재윤의 와인 커뮤니케이션] 스텍스 립 와인 셀러(Stag’s Leap Wine Cellars)
- [고재윤의 와인 커뮤니케이션] 우즈베키스탄의 명품 바기자간 와이너리(Bagizagan Winery)
- [고재윤의 와인 커뮤니케이션] 추석에 추천하는 미국의 와인 명가 '스레드카운트(Threadcount)' 와인
- [고재윤의 와인 커뮤니케이션] 여름 바캉스엔 리트모 로제(Ritmo Rose) 스파클링 와인
- [고재윤의 와인 커뮤니케이션] 프랑스 부르고뉴의 로마네 꽁티 와인, 뉴질랜드 아타 랑키 와인(Ata Rangi Wine)
- [고재윤의 와인 커뮤니케이션] 가성비가 탁월한 마오리족 전설이 담긴 스톤 베이 레드 블렌드 2023(Stone Bay Red Blends 2023) 와인
- [고재윤의 와인 커뮤니케이션] 뉴질랜드 말보로 와인의 진수, 더 말보리스트(The Marlborist) 와인
- [고재윤의 와인 커뮤니케이션] 설날에 가족과 함께 마실 이탈리아 캄파니아 와인의 대부가 만든 '마스트로베라르디노(Mastroberardi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