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수많은 거리와 집들이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트리로 빛나는 12월이 왔다.
우리 가족은 연말이 되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신나는 크리스마스 재즈를 틀고 테이블 위에 풍성한 음식과 샴페인을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며 행복했던 여행 추억을 회상하기도 하고 때로는 위로와 격려를 건네기도 한다.
오늘의 와인 이야기는 연말에 품격을 더 해줄 샴페인 에릭 호데즈 이다.

샴페인 에릭 호데즈(Champagne Eric Rodez)
1757년부터 샹파뉴에서 포도를 재배해 온 가문의 8대손인 에릭 호데즈는 1984년부터 샴페인 하우스를 맡아 운영해오고 있으며, 현재는 그의 아들 미카엘 (Mickael)과 함께 와인을 만들고 있다.
에릭 호데즈는 1980년부터 샴페인 하우스 크룩(Krug)에서 양조 학자로 근무하고 부르고뉴, 알자스 등 다양한 와이너리에서 와인 메이커로써 많은 경험을 쌓아왔다. 크룩에서는 어떻게 좋은 샴페인을 만드는지에 대한 기반을 단단히 다졌고 부르고뉴에서의 양조 경험으로는 오크통을 잘 컨트롤하는 방법을 수련한 후 지금의 에릭 호데즈만의 샴페인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포도밭: 몽타뉴 드 랭스 앙보네(Ambonnay)
샴페인의 중심 랭스에 위치한 그랑크뤼 마을 앙보네(Ambonnay)는 지리적, 역사적으로 중요한 마을로 잘 알려져 있다. 샴페인 에릭 호데즈는 6ha의 밭을 소유하고 있으며 세부적으로 36개 구획으로 나누어 관리한다. 포도밭은 고도 약 130m 높이에 남향, 남동향을 바라보고 있어 아침에도 충분한 햇살을 받는 최적의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1989년부터 제초제, 화학 비료 사용을 금지하고 포도밭에 다양한 목초를 심어 친환경적으로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전환하였다. 이후 HVE(Haute Valeur Environnmentale) 인증을 받는 등 지금까지도 친환경으로 건강한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양조
재배부터 각 구획별로 나누어서 섬세하게 관리하고 수확 시에는 포도나무 수령에 따라 나누어서 수확한다. 이렇게 수확한 포도는 약 60개로 나누어 양조를 진행한다. 양조 시 젖산 발효(Malolactic Fermentation)는 최소화 또는 부분적으로만 하고, 작은 오크통에서 주로 양조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충분히 당도도 좋고 잘 익은 포도로 양조하다 보니 도사쥬(Dosage)는 최소한으로 한다.
MUOKI & Champagne Eric Rodez Dinner
작년 연말, 샴페인 에릭 호데즈씨와 함께하는 특별한 와인 디너가 무오키에서 열렸다.
화려한 셔츠와 멋진 행거칩 그리고 뿔테안경을 착용한 모습은 마치 파리지앵 신사를 만난 듯 멋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디너 전 모든 와인을 테이스팅 하며 와인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와인글라스와 온도, 서비스 순서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는 모습에서 샴페인에 대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준비된 와인 테이스팅 후기

Champagne Eric Rodez Blanc de Noirs
품종: Pinot Noir 100%
지역: Montage de Reims - Ambonnay
빈티지: NV
도사쥬: 3.5g/ L Extra Brut
90%를 오크 배럴에서 발효하고 약 6개의 빈티지가 블랜딩 되었다.
향에서는 갓 구운 브리오슈, 설탕에 절인 레몬, 잘 익은 사과 풍미가 느껴졌으며, 끊임없이 올라오는 파워풀한 기포와 입 안에서는 신선한 산미와 미네랄이 잘 느껴졌다.
Champagne Eric Rodez Lieux-Dits "Les Beurys" macération 2016
품종: Pinot Noir 100%
지역: Montage de Reims - Ambonnay
빈티지: 2016
밭: Les Beurys
도사쥬: 2g/L - Extra Brut
이날 가장 인상 깊었던 로제 샴페인이였다.
매혹적인 장미 색을 띄며, 향에서는 장미, 잘 구운 토스트, 아몬드, 딸기, 레드 커런트 풍미가 느껴졌고 입 안에서는 감칠맛이 느껴지는 풍부한 미네랄리티와 섬세한 기포가 매력적이였다. 페어링은 사과 폰즈 소스로 맛을 더한 참치 뱃살 디쉬가 준비되었다.
Champagne Eric Rodez Collection Empreinte de Terroir Chardonnay 2002
품종: 샤도네이 100%
지역: Montage de Reims – Ambonnay
빈티지: 2002
잘 숙성된 샴페인의 정수와도 같았다. 밝은 황금색 컬러에 입 안에서는 솜사탕 처럼 부드러운 기포와, 높은 산도, 미네랄리티가 잘 느껴졌고 잔에서 20~30분 후 기포 이면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아몬드, 해이즐넛, 커피, 꿀 등 복합적인 풍미가 긴 여운을 남겼다.
음식은 브란지노 & 샤프란 소스 디쉬가 페어링 되었다.
Champagne Eric Rodez Collection Empreinte de Terroir Pinot Noir 2002
품종: Pinot Noir 100%
지역: Montage de Reims – Ambonnay
밭: Les Gennettes, Les Beurys, La Goisse, Les Bouités
빈티지: 2002
도사쥬: 3g/L Brut
블랑 드 블랑에 비해서 더 숙성된 풍미들을 느낄 수 있었다.
입안에서 섬세한 기포와 블랑 드 누아의 무게감 있는 바디감이 좋았으며, 마친가지로 기포가 점차 사라지면서 시나몬 애플 타르트, 커피, 헤이즐넛, 토피넛, 구운아몬드, 트러플 풍미가 더욱 풍성하게 느껴졌다.

Champagne Eric Rodez Côteaux Champenois Rouge "Les Bouités" 2018
품종: Pinot Noir 100%
지역: Montage de Reims – Ambonnay
밭: Les Bouités
빈티지: 2018
그랑크뤼 앙보네 레 부이테(Les Bouités) 밭에서 재배 한 피노 누아로 만든 스틸 와인이다.
부르고뉴 쥐브리 샹베르탱이 떠오를 만큼 복합적이고, 파워풀한 스타일이였다. 검은 장미와 검은 딸기, 라즈베리, 검 붉은 과실 풍미가 복합적이며 입 안에서는 무게감 있는 바디감과 긴 여운이 메인 한우 요리와 잘 어울렸다.

이후 식사가 끝나고 에릭 호데즈씨와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지금까지도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 생각난다. "샴페인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마실 때 가장 빛이 납니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맛있는 음식과 샴페인 에릭 호데즈와 함께 좋은 분들과 행복한 연말을 보내시길 추천한다.
마현수 소믈리에
국제 와인 전문가 인증과정 WSET Level 3 취득
Court of Master Sommelier, Certified Sommelier 취득
(현) 레스토랑 MUOKI Head Sommelier 근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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