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남성 보이차의 세계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알려지지 않은 차산들이 많지만, 운 좋게도 발견한 국유림의 보이차를 찾아가는 여정은 숨겨진 보물을 보는 매력이 있다. 2025년 2월에 보이차의 호기심이 발동하여 운남성의 성도인 군밍(昆明)을 거쳐 임창(臨滄), 맹해(勐海), 그리고 맹라현(孟腊縣)의 이무(易武)에 도착했다. 최근 중국 운남성 보이차 중에 떠오르는 묘이타(猫耳朵), 도자채(桃子寨) 차산을 갔다가 박하당(薄荷塘) 차산을 갈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포기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보이차 애호가 중에‘박하당(薄荷塘) 보이차를 1편 보유하지 않고 있다면 진정한 보이차 애호가가 아니다.’라고 말할 만큼 인기가 있는 보이차로 최근에 왕자산 만송(王子山 曼松) 보이차만큼 명품 보이차로 인정받고 있다. 이무(易武)에서 자동차를 타고 좁은 도로가 나오면 오토바이로 갈아타고 경사진 험준한 산비탈을 가다가 오토바이도 들어갈 수 없는 70도 경사의 험준한 좁은 오솔길이 나타나면 걸어가야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이무(易武)에서 약 2시간 50분 이상 걸리는 거리로 갈려고 했지만, 최근에 온 비로 인해 산길이 미끄러워서 위험해서 갈 수가 없다는 현지인의 설명에 크게 실망했다. 그래서 박하당 차산을 잘 아는 정가채(丁家寨)에 사는 요족(瑶族)의 차농을 만나 인터뷰했다. 정가채는 2개의 마을로 상촌(上村)에는 한족(漢族), 하촌(下村)에는 요족(瑶族)이 살고 있으며, 특히 요족(瑶族)은 소수민족으로 자신의 고유한 풍속을 유지하고 있다. 정가채 마을에는 만궁(弯弓), 백차원(白茶园) 보이차를 주로 생산하고, 박하당(薄荷塘) 차산에서는 일부 보이차를 생산한다.

박하당(薄荷塘)의 고목 고간 (古木 高杆)
박하당(薄荷塘)의 고목 고간 (古木 高杆)

30년 전에 이무(易武) 지역에서는 청나라 시대 구육대차산(古六大茶産)의 왕자산 만송(王子山 曼松) 보이차를 제외하고, 괄풍채(刮风寨), 만궁(弯弓) 보이차가 최고의 명품 보이차로 알려졌는데, 최근에 박하당 보이차가 새로운 명품 보이차로 부상했다. 그 당시에 박하당 보이차는 무명의 보이차로 설움을 많이 받았고, 지명인 초과지(草果地) 보이차로 팔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2008년은 마흑(麻黑) 보이차 브랜드로 판매하였고, 2009년~2013년까지는 괄풍채(刮风寨) 보이차 브랜드로 판매하다가 2013년부터 박하당(薄荷塘) 보이차 브랜드로 판매했지만,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국유림에 자연 생태 환경이 잘 보존된 고간 고목(高杆 古木) 차나무에서 채집한 찻잎으로 만드는 보이차라고 알려지면서 명성을 얻게 되었다. 

  박하당 차산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80년 노인(老人) 주(周)씨는 자유로운 삶을 좋아해 만살촌(曼撒村) 국유림인 해발 1,800m의 깊은 산속에 움막을 짓고 초과(草果:Amomum villosum)를 재배하여 초과 열매를 이무(易武) 지역에 팔아서 가족 생계를 유지했다. 그 당시 이무(易武) 사람들은 초과지(草果地)라고 불렀다. 이곳은 청나라 말기까지 요족(瑶族)이 사는 작은 마을이 있었지만, 언제 어디로 이주했는지는 알 수가 없으며, 지금도 마을의 흔적이 일부 남아 있다. 노인 주(周)씨는 마을로 내려오지 않고, 산사 생활을 즐기면서 중의학에 심취했다. 노인 주(周)씨는 심산에서 채집한 약초로 이무(易武) 지역의 아픈 사람들에게 종종 한약을 처방해주면서 유명세를 치렀다. 그러다가 우연히 차나무 숲을 발견하고 고목(古木)에서 채집한 찻잎으로 보이차를 만들었는데 특별한 향과 맛에 매료되었다. 그러나 노인 주(周)씨는 이무(易武) 지역에 팔려고 했지만, 이름조차 없었던 초과지의 보이차에 어느 사람도 관심을 보이지 않자 수령이 오래된 고목(古木) 차나무를 베서 움막집을 짓는 데 사용했다.

초과(草果:Amomum villosum)
초과(草果:Amomum villosum)

그러다가 2010년 보이차 상인이었던 료모(廖某)씨가 우연한 기회에 노인 주(周)씨를 만나 초과지 보이차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구매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보이차상 료모(廖某)씨가 노인 주(周)씨의 초과지 보이차를 90% 정도 구매하여 대도시에 판매하면서 보이차 시장에서 점차 인정받았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보이차상 료모(廖某)씨에게 구매하지 않은 초과지 보이차가 있다면 모두 가짜라고 볼 수 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초과지 보이차 가격은 급등했다. 2013년 초과지 보이차에서 박하당 보이차로 차산명을 바꾸면서 브랜드 마케팅에도 성공했다. 초과지가 있는 보이차산에 작은 연못이 있었는데 야생 박하로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에 보이차 시장에 생소한 초과지 보이차 대신에 박하당 보이차 브랜드명을 사용하면서 보이차 애호가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했다. 와인에서도 예수님이 최후에 마신 와인은 호박(amber)색 와인이었지만, 오렌지(orenge)색 와인,‘오렌지 와인’으로 브랜드로 정하면서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 궁금증을 발동시켰다. 이후 많은 사랑은 오렌지 와인을 즐겨 마셨고, 유기농 와인의 대명사가 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노인 주(周)씨는 1남 3녀를 두었는데 주규란(周葵兰),주경분(周庆芬),주정송(周庭松),주규지(周葵芝)이며, 셋째가 아들로 주정송(周庭松)이다. 노인 주(周)씨는 4남매에게 공평하게 분할 해주었지만, 4남매는 공동으로 관리하면서 형제애가 남다르다. 노인 주(周)씨가 4남매에게 물려준 1급(1級) 고간(高杆) 보이차 나무는 49그루이다. 처음 발견 당시에는 39그루였지만, 추후에 발견된 차나무로 50그루가 되었다가 2018년에 13번 차나무가 고사(枯死)하여 49그루가 됐다. 그 후에 다른 지역 사람들이 박하당 차산에서 수령이 오래된 차나무를 발견하기도 했고, 박하당 주변에 차산을 개발해 차나무를 심기도 했다. 

박하당(薄荷塘)의 고목 고간(古木 高杆)의 찻잎 채집
박하당(薄荷塘)의 고목 고간(古木 高杆)의 찻잎 채집

박하당의 차나무 분류로 ‘1급 고목(1級 古木)’은 대부분이 키가 10m~15m가 되며, 가장 큰 것은 키가 20m 정도이며, 총 49그루에서 차나무 보호를 위해 봄차(春茶)만을 생산한다, 매년 떼루아에 따라 생산량이 차이가 나는데, 최소 50kg, 최대 100kg 정도가 생산되므로 매우 귀한 보이차이다. 매년 봄철 찻잎을 채집 시기에는 차상이 고목(古木) 차나무 밑에서 가격을 협상하고 기다렸다가 바로 딴 생찻잎을 가져가므로 구하기도 어렵고, 소량 생산되므로 고가에 판매된다. 2급 고목(2級 古木)’은 상하(上下) 차밭의 고목(古木)으로 키가 작은 고목(古木)과 왜화 고목(倭化 古木) 두 종류는 수령이 100년 넘은 차나무이며, 1,000그루 이상이 자라고 있다. 최근에 몇 그루 고목 차나무에서 단주차(單株茶)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그 외는 고목차·소수차를 병배한 보이차를 생산하는데 매년 약 800kg 정도이다. ‘3급 소수차(3級 小樹茶)’는 3~5년 이상 된 어린 차나무에서 찻잎을 채집해서 만들기 때문에 품질이 떨어진다. 참고로 2024년 현지 박하당 차산의 모차 가격은 1급 고목(1級 古木) 고수차는 1kg에 28,000-30,000위안이었으며, 2급 고목(2級 古木) 보이차는 1kg에 12,000위안, 3급 소수차(3級 小樹茶)는 1kg에 3,500위안이었다고 한다. 

 현재 박하당(薄荷塘) 주변에는 사람이 살지 않으며, 주(周)씨 4남매도 이무차구 만석촌위회 파찰하촌(易武茶区 曼腊村委会 帕扎河村)에서 살고 있다. 봄철 찻잎 채집 시기에 박하당 움막에서 잠깐 거주하고, 찻잎 채집이 끝나면 파찰하촌으로 돌아온다. 박하당은 워낙 국유림의 오지이므로 운송하기 어려워 올해부터는 찻잎을 채집하면 드론으로 운송할 계획이라고 한다. 

임영호(林英號) 차장의 장보영(張寶英) 사장이 맛보게 한 박하당(薄荷塘) 고수차 
임영호(林英號) 차장의 장보영(張寶英) 사장이 맛보게 한 박하당(薄荷塘) 고수차 
주(周)씨 4남매의 박하당(薄荷塘) 모차
주(周)씨 4남매의 박하당(薄荷塘) 모차

필자는 2019년 박하당(薄荷塘) 고수차를 이무에 있는 임영호(林英號) 차장의 장보영(張寶英) 사장이 아주 귀한 보이차가 있으니 시음시켜주겠다고 해서 마셨던 보이차가 박하당(薄荷塘) 고수차였다. 그래서 그 당시 기록했던 시음 노트를 펼쳐보니 박하당(薄荷塘) 보이차의 향과 맛이 특별했던 기억이 새로웠다. 찻물은 밝고 투명하며, 아름다운 황금색, 향은 강하게 올라오는 열대 꽃, 초과(草果)의 복합적인 향, 딸기, 박하, 우아한 꿀 향이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마셨을 때 섬세하고 부드러운 진한 꿀의 풍미가 일품이었으며, 균형 잡힌 단맛, 신맛, 티(tea) 타닌의 조화가 인상적이고, 산야 기운이 뚜렷하면서 여운은 부드럽고 우아한 산미로 침을 가득 고이게 하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라고 기술되어 있었다. 

올해는 어쩔수 없이 박하당 차산을 가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꼭 가야 하는 사명감으로 이무를 떠났다.


고재윤박사는 현재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이다. 2010년 프랑스 보르도 쥐라드 드 생떼밀리옹 기사작위, 2012년 프랑스 부르고뉴 슈발리에 뒤 따스뜨뱅 기사작위, 2014년 포르투칼 형제애 기사작위를 수상하였고, 저서로는 와인 커뮤니케이션(2010), 워터 커뮤니케이션(2013), 티 커뮤니케이션(2015), 보이차 커뮤니케이션(2015), 내가사랑하는 와인(2014) 외 다수가 있으며, 논문 210여편을 발표하였다. 2001년 한국의 워터 소믈리에를 처음 도입하여 워터 소믈리에를 양성하여 '워터 소믈리에의 대부'고 부른다. 2000년부터 보이차에 빠져 운남성 보이차산을 구석구석 20회 이상 다니면서 보이차의 진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와인, 한국의 먹는 샘물, 한국 차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