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은 달콤한 와인, 오렌지 주스, 맥주를 즐겨 마셨고 프란치스코 후임 교황은 내가 권한 와인은 모두 맛을 보았어요. 내가 사그란티노 파시토 와인(스위트 와인)을 권하자 두 분 다 맛있게 드셨어요”.

두 전임 교황의 해외순방 시 기내 와인 선정과 서비스를 담당했던 카를로 아티사노 Carolo Attisano소믈리에가 미디어와 인터뷰한 내용 중 일부다. 그는 알리탈리아 항공(ITA 항공 전신)에서 20년간 기내 식음료 매니저를 지냈고 퍼스트 클래스 와인 리스트에 사그란티노를 도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담이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쿠바-멕시코 방문 때 기내 조식으로 사그란티노 쨈을 바른 빵이 나왔다고 한다.

사그란티노와 하늘의 랑데부는 최근의 일이나 13세기 중부 이탈리아 움브리아주 몬테팔코 일대 수도원에서는 이미 사그란티노 재배가 흔했다. 수확한 포도는 미사주로 봉헌되었고 그래서 신성한 의식이란 뜻을 지닌 사그란티노가 품종명으로 굳어졌다. 당시 사그란티노는 단맛이 진했는데 아파시멘토 자연건조법으로 만든 데서 비롯됐다. 햇볕에 당과 아로마를 농축시킨 건포도를 알코올 발효의 어느 시점에서 발효를 인위적으로 중단시켜 당을 남게 했다.

이렇게 세상빛을 보게 된 와인을 파시토 Passito라 했고 1970년대까지 사그란티노는 파시토를 의미했다. 이후 드라이 와인 유행과 당의 완전 발효를 유도하는 기술의 진화로 드라이한 맛이 등장하면서 ‘파시토가 드라이 와인의 원조’ 란 주장이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다 파르디, 스카차디아볼리의 전신 루도비시 본콤파니 와이너리가 1870년에 이미 드라이 와인을 생산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사그란티노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파시토는 드라이 맛과 짝을 이루어 DOCG로 지정되었고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이름으로 출시되고 있다.

아 몬테팔코 개막식에 참여한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와인협회 임원들
아 몬테팔코 개막식에 참여한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와인협회 임원들

사그란티노 안테프리마 아 몬테팔코 A Montefalco

6월 16일부터 18일까지 몬테팔코 사그란티노의 안테프리마인 ‘아 몬테팔코 ’가 열렸다. 주최 장소는 몬테팔코 마을 내 산프란체스코 성당으로 사그란티노 포도를 소재로 한 그림 중 가장 오래된 프레스코화를 보존하고 있다. 아 몬테팔코 기간에 출시한 와인과 빈티지는 다음과 같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2021,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파시토 DOCG 2021, 몬테팔코 로쏘 DOC 2023, 몬테팔코 로쏘 리제르바 DOC 2022, 스폴레토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 DOC 2024

몬테팔코 사그란티노는 등급에 지정된 밭이 380헥타르, 연 생산실적이 1백80만 병 (2024년 기준) 규모다. 면적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 763헥타르인 바르바레스코 와인의 절반 밖에 안 되는 틈새와인이다.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은 몬테팔코 로쏘 Montefalco Rosso

사그란티노가 제 맛을 내고 타닌의 껄끄러운 맛이 수그러들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기다림의 시간을 2년으로 줄인 몬테팔코 로쏘가 도입된 배경이다. 몬테팔코 로쏘의 순한 맛과 직관적인 향미로 미각을 적응시키면 사그란티노의 깊은 맛과 강한 타닌이 한결 순하게 느껴진다. 이런 상호보완의 관계는 바롤로, 바르바레스코의 Doc 급인 랑게 네비올로,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의 로쏘 디 몬탈치노를 들 수 있다.

앞서 예로 든 와인들은 단일품종으로 만들지만 몬테팔코 로쏘는 블랜딩 와인이다. 산조베제 60% , 사그란티노 20%, 기타 레드품종 20%이 서로 엉키고 충돌하여 조화로움을 얻는다. 사그란티노의 함량은 20% 지만 그것만으로도 존재감은 충분하다. 산조베제는 몬테팔코에서도 토착종으로 정착해 광범위하게 재배되고 있다. 사그란티노는 산조베제에 깊이와 스파이스 풍미를 주고 산조베제는 사그란티노에 생기를 주어 바디가 훨씬 날렵하고 가벼워진다.

사그란티노 안테프리마에 사그란티노가 적은 이유

사그란티노는 폴리페놀함량으로 다른 레드품종의 추종을 불허한다. 1리터당 폴리페놀 함량이 일반 레드 보다 2배 많은 4000mg(4g)나 된다. 당연히 폴리페놀 성분 중 하나인 레스베라트롤로 함량도 높아 건강식품으로도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 조식에 오른 쨈도 대중화된 건강식이다.

4천 mg의 타닌을 견디어 낼 수 있는 품종은 사그란티노 말고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즉, 사그란티노의 폴리페놀 구조가 타닌 무게를 견뎌낼 수 있게 짜여져 있다는 얘기다. 폴리페놀은 과피에 몰려있고 유려한 질감과 촘촘한 구조를 형성하는 타닌의 원천이다. 이 특질이 발현되려면 병숙성이 길어야 한다. 올해 출시 빈티지는 2021이나 안테프리마에 소개된 와인이 14종에 불과한 이유다. 생산자는 12명으로 몬테팔코 와인협회에 가입한 68명 회원의 17%다. 기본 숙성기간인 4년을 2~3년 초과하는 건 다반사다. 디오니지 와이너리가 출시한 빈티지는 2015년, 레 치마테 돈나 줄리아는 2016년 산이다. 늦더라도 타닌의 음용감이 좋아지는 순간까지 셀러에 놔두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정해진 기간 (오크 숙성 최소 1년, 병숙성 3년)을 지키면서 출하기에 맞추어 음용감을 앞당기려는 움직임도 있다. 수확시기 조절, 알코올 발효 및 침용 기간 조절, 오크통 원산지와 크기 변화를 통해 실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생산자 연륜과 경험에 따라 주장이 천차만별이고 이는 사그란티노 품질을 높이는 자극제 역할을 한다. 잠시 후 와이너리 별로 비법들을 알아보기로 하겠다.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에 내제한 적응력 유전자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 와인은 멸종위기까지 갔다가 DOC 등급까지 단숨에 뛰어 오른 화이트의 강자다. 북이탈리아 화이트의 날카로운 산도와 다부진 구조, 또렷하며 선이 굵은 아로마, 미네랄이 결합된 화이트의 이상향을 표현한다. 아직까지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 와인 생산량은 50헥타르에 35만 병 수준이나 블랜딩 화이트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유전적으로 탁월한 적응력을 십분 활용한 샤마방식, 샴페인 방식으로 제조한 스푸만테가 다 수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테누타 디 사라가나 Tenuta Di Saragana 와이너리- 점진적 숙성이 비결

사그란티노 밭은 해발 고도가 5백 미터로 기후변화 대처에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췄다. 알코올 발효를 마친 사그란티노는 2천 리터 보테와 바리크(여러 번 사용)에 나누어 1년 숙성했다. 병입 한 와인은 우선 몬테팔코에서 10Km 거리에 있는 천연 셀러에서 5년 숙성시킨다. 이곳은 지하 10미터 지점에 위치해 연중 14도, 습도 92%를 유지한다. 이어 두 번째 셀러로 옮겨 2년 더 연장한다. 이곳은 땅이 깊지 않아 여름에 15도, 습도는 80%를 유지해 실온에 가깝다. 실온에 단계적으로 적응하면서 출시준비를 마친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2017- 체리, 라즈베리, 허브, 스파이시, 식물 뿌리 향이 느껴진다. 밸런스 잡힌 산미, 부담스럽지 않은 타닌이 유쾌한 음용감을 선사한다.

몬테팔코 로쏘 리제르바 Doc 2018- 사그란티노 작황이 뛰어난 해만 리제르바를 출시한다. 발효와 숙성방식은 사그란티노와 동일하나 병숙성 기간이 일 년 짧다. 산조베제, 메를로, 사그란티노(60%, 20%, 20%) 비율로 산도가 뛰어나고 말린 라벤더, 체리, 향신료의 직관적 아로마와 매끈한 타닌결이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레 치마테 Le Cimante 와이너리- 연금술사의 와인

오너인 파올로 바르톨리니는 포도밭 생태계 파악 못지않게 양조기술을 적절히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믿는다.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23헥타르 밭 전체를 미세기후와 토질을 기반으로 세분했다. 수확기에는 10종에 이르는 품종과 밭 단위로 양조탱크를 배정한다. 개별 와인을 이리저리 조합해 황금비율을 얻어내므로 자신을 연금술사에 빗댄다. 가장 정성을 기울인 와인은 품종 개성이 명확한 밭과 작황이 뛰어난 해를 매칭시킨 데서 온다.

몬테팔코 로쏘 Doc 2022- 블랜딩의 표준으로 알려진 산조베제-사그란티노-메를롯 (60:20:20) 조합을 깼다. 메를로 대신 타낫과 페둔콜로 로쏘를 반반씩 섞었다. 타낫은 타닌양으로는 사그란티노에 필적한다. 그럼에도 타낫의 타닌을 더한 데는 타낫의 안토시아닌이 잘 변색되지 않고 붉은빛이 오랫동안 생기를 잃지 않는 데 있다. 체리, 자두, 샐비어, 스파이시 향이 어우러지며 생동감 넘치는 산도와 균형 잡힌 타닌이 시냇물 흐르듯 목을 적신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돈나 줄리아 2015- 딸 줄리아에 헌정하는 와인이다. 와인의 30%는 아파시멘토 한 사그란티노를 넣었다. 5백 리터 톤노 오크에서 발효가 멈추면 껍질과 씨앗을 제거한 뒤 와인을 다시 부어 4년 숙성했다. 추가로 병숙성 4년 더해 깊고 진한 복합미를 얻었다. 체리, 흑자두, 감초, 블랙베리향이 어우러지며 타닌의 강렬함과 유려한 질감이 미각을 채운다. 입안에 감도는 산미가 과일 여운을 길게 이어준다.

스포레토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 수페리오레 Doc 2021 “Riserva Del Cavalier Bartoloni” -카발리에 바르톨로니는 파올로의 아버지다. 오크 발효에 이어 오크 숙성(바리크와 보테)과 병숙성을 2년 했다. 오크의 역할은 크지만 단지 매끄러운 식감으로만 표현된다. 스파이시, 꿀, 들 꽃, 여운에 화이트 트러플 여운이 미세하게 감지된다. 모든 아로마를 빛나게 하는 순수한 산미가 매혹적이다.

체사리니 & 사르토리 Cesarini & Sartori 와이너리- 신조가 편안하고 캐주얼한 사그란티노

오너 일가가 추구하는 사그란티노는 편안하고 가벼운 스타일로 폭넓은 대중에게 어필하는 데 있다. 중후하고 풀보디한 스타일은 몬테팔코 사그란티노에 맡기고 테이블 와인이나 모임에 어울리는 와인은 몬테팔코 로쏘나 IGT Umbria 로쏘 바스타르도가 대신하는 구도다. 후자는 매년 15만 병의 판매고를 올리는 히트작이다. 총 생산량 30만 병의 절반을 차지한다. 파시토에만 사용하던 아파시멘토 기법을 IGT 와인에도 과감히 적용한 것도 성공의 열쇠다.

IGT Umbria 로쏘 바스타르도 2022 - 산조베제 60%, 아파시멘토 한 사그란티노 15%,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를 블랜딩 했다. 흑자두, 블랙베리, 건포도 같은 달콤한 과일과 말린 꽃다발, 스파이스의 풋풋함을 발산한다. 단맛 여운이 미세하게 느껴지며 타닌을 감싸안는 듯한 포근한 식감을 준다.

똑같은 밭의 똑같은 품종구성으로 몬테팔코 로쏘 Doc 테레비앙케를 선보인다. 단 사그란티노는 갓 딴 신선한 열매를 사용했다. 2022 빈티지는 보테 6개월, 병숙성 1년 했다. 산미가 뛰어나며 오랫동안 입안에 상쾌함이 감돈다. 다크초콜릿, 농후한 과일, 감초, 타바코 여운이 깊은 맛을 준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2020 Villarode- 발삼, 다크 초콜릿, 감초, 흙 내음, 완숙한 과일의 농후함이 어우러졌다. 드라이한 타닌이 자극적이나 산도가 와닿는 순간 부드러운 맛이 입안을 감싼다.

테레 데 라 쿠스토디아 Terre De La Custodia- 반복적인 실수가 알려준 교훈. 밭 세분화와 분리양조

이탈리아 올리브 오일 재벌 파르키오니 가문이 거느린 계열사다. 대표는 그룹 회장의 아들인 잔파올로 파르키오니가 맡고 있다. 와인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포부는 있었지만 방법을 몰라 경영 초반기에는 최대한 실수를 줄이는데 집중했다. 타닌 제어가 생명인 사그란티노를 잘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무턱대고 와인을 만들면 그룹 명성에 금이 가기 때문이다. 2004년 포도밭 물색에서 사그란티노 첫 출시까지 9년이 걸렸다. 그 기간에 반복적인 실수를 통해 알아낸 사실은 같은 품종이라도 포도밭이 바뀌면 결과는 다르다는 뻔한 결과였다.

잔파올로와 양조팀의 해결책은 밭 세분화와 분리양조다. 기후변화가 극도에 달하는 요즘, 포도가 받는 스트레스만큼 폴리페놀 완숙률이 저하되고 거친 맛을 낳는다. 사그란티노 씨는 부정적인 맛의 주된 요소이기 때문에 발효 탱크 용량 대비 씨앗 밀도를 대폭 줄였다. 이와 병행하여 침출기간을 줄이고 펌핑오버 횟수를 제한하고 병숙성 기간을 늘려 최상의 타닌을 얻는다는 전략이다. 오크통은 형태를 잡을 때 내부를 굽지 않고 스팀을 가해서 구부린 나무로 대체했다. 그러면 산소 유입은 활발하면서 아로마와 산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Exubera 2018- 감초, 유칼립투스, 체리, 흑자두, 스파이스, 바이올렛, 장미향이 잔잔히 퍼진다. 타닌은 하프 줄 같이 팽팽하다가 산미와 결합해 편안한 식감과 생동감을 얻는다.

몬테팔코 비앙코 Doc프렌티스 2022- 스테인리스 스틸 숙성한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와 9개월 오크숙성한 샤르도네를 20개월 병숙성한 블랜딩이다. 영롱한 레몬색이 돌며 청사과, 부싯돌, 자몽, 살구가 감미롭게 퍼진다. 예리한 산미, 깔끔한 맛의 미네랄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룽가로티 Lungarotti와이너리- 토양과 적절한 오크통 매칭이 열쇠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2020- 몬테팔코와 인접한 투리타 지역의 느슨한 모래 점토질의 과일향과 미네랄, 하층의 석회토가 발산하는 구조와 힘을 절묘하게 결합했다. 28일 침출한 와인을 바리크(20%)와 2천 리터 보테( 80%)의 비율로 조절해 오크향이 배이지 않으면서 유려한 타닌의 두 마리 토끼를 얻었다. 흑자두, 블랙베리, 카시스, 샐비어, 로즈마린이 후각을 사로잡는다. 조밀한 타닌의 섬세한 손길과 정갈한 산미에서 기품이 느껴진다.

IlBIO Umbria IGT Rosso 2021- 타닌이 순하며 상큼한 산미가 블랙베리, 라즈베리, 레드커런트 향을 돋보이게 한다. 풍부한 과일향, 이와 어우러진 산뜻한 산미는 매혹적인 여운을 선사한다.

코코 일라리아 Cocco Ilaria- 극소 규모 와이너리의 완성도 높은 사그란티노

2008년에 첫 빈티지를 세상에 내보냈다. 3.5헥타르에 연 생산량은 1만~1만 2천 병의 극소 와이너리다. 코코 일라리아의 사그란티노는 타닌과 산미가 결합하여 타닌결이 유연해질 때까지 병숙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까지 레드와인만 선보이다 이번에 첫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를 선보이며 화이트의 원년을 기록했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2018 폰사노- 오리엔탈 메디신, 허브, 바이올렛, 너트, 정갈한 라즈베리, 체리향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치밀한 구조, 경쾌한 산미는 몰입감을 고조시키면서 복합적인 여운을 남긴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2013 폰사노 – 앞선 2018 빈티지의 미래를 만날 수 있었다. 타바코, 흙내음, 감초, 유칼립투스, 말린 꽃다발이 향연을 벌인다. 와인중심에서 스며 나오는 팽팽한 긴장감, 입안에 구르는 듯한 매끈한 질감이 인상적이다.

스폴레토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 Doc 2021 아벤타타- 직관적인 시트론, 캐모마일, 흰꽃, 살구향, 패션프루트의 달콤함이 매혹적이다. 산뜻하고 깔끔한 산도, 미네랄이 풍부함도 지녀 깊이가 느껴진다.

몬티오니 Montioni 와이너리- 직관적이며 국제적인 사그란티노

새 바리크와 여러 번 사용한 바리크를 적절히 조합해 직관적이며 국제적인 감각을 담았다. 유려한 질감, 다크초콜릿, 바닐라, 스파이스 등 친숙한 감성의 사그란티노를 내놓고 있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2021- 프랑스산 바리크 2년, 병숙성 1년, 와인의 70%는 두세 번 사용한 바리크에 담아 오크간섭을 최소화했다. 체리, 자두, 블랙베리, 스파이스, 다크 초콜릿이 농후한 매력을 발산한다. 풀보디의 힘, 밀도 있는 타닌, 중후한 멋을 감상하기 좋은 와인이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2016 “ MA.GIA “- 생산량은 3천 5백 병 수준이다. 빈티지 가죽, 타바코, 버섯, 흙내음, 다크 초콜릿의 복합적인 향기를 맡을 수 있다. 묵직한 바디, 강한 산미가 팽팽한 긴장감과 생기를 불어넣는다.

2023년 불가리아산 체리 오크를 도입했다. 붉은빛 과일 아로마와 산뜻한 바디를 내세운 사그란티노 새 라인을 위해 특별주문했다. 2027년에 출시될 예정이나 안테프리마에 미리 공개했다. 레드 커런트, 체리, 산딸기 같은 캐릭터가 도드라지며 바디가 훨씬 가벼워졌다.

보칼레 Bocale 와이너리- 2015년을 기점으로 전면적인 변신시도

페르티카이아, 안토넬리와 더불어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에 내재된 특질을 감지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상품화시킨 3대 생산자다. 보칼레의 연 생산량은 4만병 수준, 30%를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가 차지할 만큼 아이콘 자리를 꿰찼다.

스폴레토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 Doc 2024- 스테인리스 스틸 숙성과 암포라 숙성을 병행했다. 백도, 살구, 청사과, 아몬드, 노란 꽃, 라임, 패션프루트의 달콤한 화사함을 펼쳐 보인다. 강렬한 산도의 쾌감, 감미로운 미네랄이 유쾌한 여운을 남긴다.

2015년을 기점으로 사그란티노 기존 양조 방식을 바꿨다. 알코올 발효 기간을 15~20일에서 40~45일로 두 배 연장했다. 펌핑오버 작동 횟수도 하루 3~5번에서 1번으로 줄였다. 그것도 효모가 당을 발효하는 때(보통 15~20일)만 실행하고 발효가 멈추면 중지한다. 수확시기도 9월 말에서 10월 중순 이후로 늦추었고 오크통은 보테로 교체했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2020- 보테숙성 2년 , 병숙성 1년 했다. 산딸기, 라즈베리 같은 신선한 과일향이 도드라진다. 타닌 입자가 매우 섬세해 마치 입안에 꼼꼼하게 짠 융단을 펼쳐놓은 느낌이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2010- 쉐리주, 농밀한 흑자두, 블랙베리, 타르, 버섯, 타바코향, 엄격한 구조, 씹는 듯한 질감, 강인한 구조등 중후함이 느껴진다.

스카차디아볼리 Scacciadiavoli 와이너리- 사그란티노와 샴페인 방식의 최초 만남

퇴마사란 이름의 와이너리다. 인근의 한 주술사가 퇴마식 전에 사그란티노를 마셨다는 일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름은 70년 전 와이너리를 인수한 팜부페티 가족이 지었다. 이들이 구입한 양조장은 1884년 루도비시 본콤파니란 프랑스 와인에 심취한 귀족이 1884년에 설립했다. 설계와 구조는 당시 프랑스 와이너리 건축기술의 영향을 받았다. 그는 완성된 건물 안에서 드라이한 사그란티노를 시도했다. 140년이 지났지만 모든 시설은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다. 현 오너인 팜부페티 가족은 사그란티노를 전통방식 스푸만테에 접목한 최초의 생산자다. 유기농으로 전환 중이며 2026년에 유기농 라인을 출시할 예정이다.

스푸만테 메토도 클라시코 Brut Rosè- 은은한 핑크색에 작은 버블줄기가 끊임없이 솟아오른다. 딸기, 체리, 아몬드, 백도, 효모, 바닐라의 고소한 향기도 스며있다. 미네랄, 경쾌한 산도가 어우러진 뛰어난 청량감을 자랑한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2021- 줄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과육과 껍질만 발효하고 펌핑오버 시 회전속도를 늦추어 순한 타닌을 얻어냈다. 1천 리터 보테 숙성, 병숙성을 각각 2년씩 했다. 야생베리, 바이올렛, 샐비어, 타바코, 스파이시등 기분 좋은 향이 솟아오른다. 빈틈없이 채워진 타닌의 밀도감, 생기발랄한 산도의 깔끔한 여운이 인상적이다.

브리지아렐리 Briziarelli- 가지를 비튼 아파시멘토 기법과 저탄소 와인의 만남

저탄소 제품 소비가 습관화됐고 지속가능한 와인 생산에 진심인 세대를 겨냥한 와인을 내놓고 있다. 스크류 캡, 경량병, 재활용 팩키징 제품등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디자인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상인 IGT 비앙코는 백인박스 Bag In Box에 담았으나 겉포장은 병모양의 재활용 종이로 감쌌다.

IGT 수아 시뇨리아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 2023- 수확기를 달리하여 복합미와 우아함을 배가시켰다. 먼저 수확 때가 되면 익은 포도의 60%는 즉시 스테인리스 스틸탱크에서 발효한다. 수확하지 않은 40%는 송이가 달려 있는 채로 가지를 비튼다. 그러면 줄기를 통해 올라오던 양분과 수분의 흐름이 끊긴다. 포도는 생장을 멈추지만 자연 건조에 돌입한다. 한 달 정도 건조한 후 톤노 오크에서 4개월 숙성하여 제때 수확 숙성한 와인과 섞는다. 허브, 귤, 아몬드, 시트론, 진저, 캐모마일, 복숭아, 리치향이 풍부하다. 산도의 예리함, 미네랄이 미끄러지 듯 목을 적신다.

콜레 운치나노 Colle Uncinano- 실험성이 강한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 시도

연 생산량이 8만 병인데 이중 절반이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다. 드라이한 맛이 주종을 이루지만 메토도 안체스트랄레 약발포성 와인, 전통방식 스푸만테, 롱 샤마등 다채로운 기법을 추구하는 실험성이 강한 와인을 선보인다.

스포레토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 수페리오레 2022-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효모앙금 숙성 8개월 했다. 레몬, 자몽, 청사과, 건살구, 백도, 캐모마일향이 싱그럽다. 산미가 화사하고 미네랄의 쌉쌀함이 어우러진 풋풋함이 느껴진다 .

스포레토 프리잔테 메토도 안체스트랄레- 메토도 안체스트랄레는 알코올 발효를 중지시켜 당과 효모를 남긴 와인을 재차 병에 넣어 재발효 시킨 일종의 이탈리안 펫낫이다. 약발포성의 순한 기포가 입안을 가득 채우다 사그라든다. 자몽, 청사과, 바닐라, 리치향이 화사하다. 산뜻한 신맛, 고소한 효모맛이 입안에 감돈다.

안토넬리 Antonelli- 싱글빈야드 사그란티노의 개척자

오너인 필리포 안토넬리는 몬테팔코의 전설이다. 몬테팔코 와인협회 회장을 3차례 역임했고 임기동안 몬테팔코 지역 내 와인 규정을 재정비했다. 또한 안테프리마 프로그램을 강화해 사그란티노 홍보에 박차를 가했다.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의 가치를 일찌감치 감지해 2006년 스폴레토 트레비움 출시하여 트레비아노 스폴레티노의 시대를 열었다. 바롤로 MGA지도 작성으로 이탈리아 크뤼 지도 일인자에 오른 A. 마스나게티에 의뢰해 몬테팔코 지도를 작성 캐 했다. 싱글빈야드 사그란티노 2종을 론칭해 사그란티노 크뤼시대를 앞당겼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끼우사 디 판노네 2019- 체리,딸기, 레드커런트 같은 방금 딴 과일의 신선한 향기가 잔 안에 떠돈다. 산도는 와인과 하나가 되어 은은한 맛이 나며 타닌은 치밀하게 짜여져 중심을 하나로 모아준다. 힘이나 임팩트보다는 아기자기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몰리노 델아토네 2019- 앞의 와인과 비슷한 향기를 내지만 좀 더 달콤하고 스파이스의 자극적인 향도 곁들여진다. 타닌은 치밀한 집중도는 덜하지만 전체적인 밸런스, 원만함, 충만함 감상에 제격이다.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공인 소믈리에
국제 와인 품평회 심사위원
이탈리아 와이너리 투어 운영
이탈리아 치즈 테이스터 협회(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1 레벨 와인 치즈 테이스터
랑게 와인 앰버서더
로에로 와인 저널리스트 협회가 주최하는 2022년 국제 와인 저널리스트에 선정

Certified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Columnist of Korean Wine Magazines
Wine Judge from International Wine Awards
Awarded as Best Foreign Journalist for Roero Wine Region Langhe Wines
AmbassadorOrganizer of Winery Tour in Main Italian Wine Region First 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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