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8일부터 21일까지 열린 캄파니아주의 안테프리마인 캄파니아 스토리즈(Campania Stories)가 불카노 와인 본산지에서 열려 화재를 모았다. 행사를 유치한 도시는 에르콜라노(Ercolano). 고대 로마 때는 헤르쿨라네움으로 불려지던 곳이다. 도시 한켠에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화산재에 장구한 세월을 묻혔다가 복원된 유적지를 품고 있다. 에르콜라노는 캄피 플레그레이와 베수비오산에 이르는 45km 화산 벨트 중앙에 놓여있다. 둘 다 분출 이력이 화려하지만 캄피 플레그레이는 활동 중이며 베수비오는 1944년 이래 활동한 적 없는 휴화산인 점이 다르다.

캄파니아 스토리즈를 통해서 매년 캄파니아주 DOCG, DOC, IGT 등급을 받은 34종류의 와인이 새 빈티지를 공개한다. 올해 참여한 와이너리만 90군데. 타우라시,알리아니코 델 타부르노, 피아노 디 아벨리노, 그레코 디 투포를 비롯한 270여 종 와인이 출시 준비를 마쳤다.

불카노 와인 산지가 발탁된 배경은 베수비오 와인의 꾸준한 성장세와 맞물려있다. 베수비오 와인 규정과 보호 통제를 위임받은 베수비오 와인협회 주도로 화산 와인을 심오하게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협회는 베수비오 산자락을 둥그렇게 감싸는 65 킬로미터 도로 안쪽에서 생산되는 일체의 와인업무를 관장한다. 밭 면적은 약 4백 헥타르고 등급와인은 베수비오 DOC와 Pompeiano IGT 다. 협회는 양조와 병입시설을 갖춘 개인 생산자와 포도 농가를 합쳐 114명의 회원이 가입돼있다.

에르콜라노 유적지서 고대로마 와인 저장 토기 돌리아 30개 발굴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화산재에 파묻힌 건 도시뿐만 빌라도 마찬가지였다. 빌라는 로마 황제나 귀족들의 호사로운 별장으로 소렌토, 나폴리 일대에 몰려있었다. 에르콜라노 인근 솜마 베수비아나 마을에서 최근에 발굴된 아우구스테아(Villa Augustea) 빌라도 그중 하나다. 로마 역사가인 타키투스의 기록에 따르면 로마제국 초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의 소유지일 가능성이 높다. 기록은 황제가 숨을 거둔 곳이 놀라(Nola) 에 있는 개인 저택이라 전했고 여기서 빌라 아우구스테아까지 2km 떨어져 있다는 팩트도 신빙성을 높인다.

1930년 1차 발굴, 2002년 2차 발굴 조사로 30개의 돌리아(Dolia)가 무리 지어 있는 공간이 세상에 드러났다. 돌리아는 흙을 구워만든 토기로 땅 속에 묻어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이용해 와인을 저장하던 로마인의 풍습이었다. 그런데 돌리아가 보관했던 양이 순전히 빌라 주인 주량으로 받아들이기엔 과하다. 작은 것은 1천 리터, 큰 것은 2천 리터까지 담을 수 있는 크기다. 지금의 와인 표준 사이즈인 750ml에 담는다 해도 8천 병에 이른다. 고고학계에서는 판매 목적으로 대량 생산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 빌라 유적지 일부. 사진은 와인저장용  돌리아 토기 발견 장소를 보여준다
아우구스투스 황제 빌라 유적지 일부. 사진은 와인저장용 돌리아 토기 발견 장소를 보여준다

빌라 위치는 베수비오 피해를 입은 남쪽 경사면에 벗어나 있어 5세기 중반까지 존속했다. 그러다 472년 화산이 폭발하자 화산재와 화산석이 빌라 건물 3분의 2까지 차올랐고 512년 재 폭발로 완전히 매몰됐다. 발굴작업이 진행 중이며 전체 유적지의 3분의 1이 복구됐다.

루시퍼 전설, 그리스 품종, 63번 폭발이 쌓아 놓은 광물층이 베수비오 와인의 비밀

베수비오의 랜드 마크는 두 개의 봉우리가 어깨를 맞대고 있는 광경이다. 나폴리 만에서 베수비오를 향해 포착한 이미지다. 산이 보여주는 비탈면은 남쪽 경사면이다. 오른쪽 봉우리가 79년 폭발로 생긴 베수비오 산이고 왼쪽이 몬테 쏘마 산이다. 드론이 하늘에서 촬영한 이미지는 베수비오 산을 서쪽의 몬테 쏘마 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원래는 몬테 쏘마 산만 솟아있었는데 79년 폭발로 인해 그 안에 베수비오 봉이 생겨났다.

포도밭은 몬테 쏘마산 (정상 1149m)과 베수비오 (1281m) 산중턱까지 차지하고 있다. 경사도에 따라 포도밭 한계선은 산비탈의 3분의 2까지 올라온다. 햇빛이 비치는 시간을 기준으로 몬테 쏘마산을 북사면이라 하고 베수비오 산은 남사면이라 한다. 또한 각산 마다 바다와 내륙 사면이 공존해 테루아를 담아내는 와인에 유리하다. 나폴리만을 바라보는 베수비오 경사면은 포도밭이 수목 한계선 넘어 조성돼 있다. 반면 몬테 소마산은 숲, 농경지, 포도밭이 산 정상까지 이어진 일반 산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토양의 다양성을 들자면 지구상 어떤 토양도 베수비오를 따라올 수 없다. 79년부터 1944년의 마지막 폭발까지 63번 화산이 분출했는데 매번 38종의 새 광물이 추가됐다고 한다. 퇴적층을 분석한 결과 230여 종의 광물이 발견되었다.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인이 풍부하고 배수성이 뛰어나 나무는 필사적으로 땅속 깊숙이 뿌리를 뻗게 되고 그 과정에서 다층의 미네랄과 접촉하게 된다.

베수비오 와인의 다양성을 끌어올리는 밸류는 그리스 품종들이다. 베수비오 화산 탄생 이전에 그리스인들이 심었다. 피에디 로쏘, 알리아니코, 그레코, 팔랑기나 같은 품종들인데 19세기 후반 유럽 포도밭을 피폐시켰던 필록세라 해충이 창궐할 때도 살아남았다. 뿌리를 공격하여 침투하는 특성상 입자가 크고 거친 화산토가 해충의 이동을 차단했던 게 생존이유다. 포도나무 번식은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모목母木 밭에서 이루어진다. 보통 모목의 수령은 백 년이 넘는데 튼실한 가지를 골라 땅에 심으면 자라는 묘목을 선별한다. 이런 식으로 순수한 혈통을 이어간다.

베수비오(Vesuvio Doc)와 폼페이아노(Pompeiano IGP) 와인이 알려졌는데 특히 라크리마 크리스티 델 베수비오 와인은 최애 와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천당에서 추방당한 루시퍼의 비운을 접한 예수가 흘린 눈물이 베수비오에 떨어졌고 눈물에서 피어난 포도 열매로 만들었다는 전설이 인기를 거든다. 화이트 품종( 카프레토네, 팔랑기나, 그레코)을 블랜딩 한 라크리마 크리스티 델 베수비오 비앙코, 레드품종(피에디로쏘 최소 50%, 알리아니코 최대 20% )으로 만든 라크리마 크리스티 델 베수비오 로쏘의 두 타입이 있다. 로쏘타입과 품종은 동일하지만 숙성기간을 2년 늘린 로쏘 리제르바가 있다. 몬테 쏘마 산은 카타라네스카 화이트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등급명은 카타라네스카 디 몬테 쏨마 IGT며 면적은 6.7헥타르에 연생산량은 고작 5만 5천 병 정도의 희귀한 와인이다.

베수비오 산(남사면)

베수비오 카프레토네 Doc 2024 - 마세리아 델로 스비로 와이너리 - 레몬빛이 영롱하게 비친다. 마른 볏짚, 들꽃 향기가 피어나며 산미와 미네랄이 깔끔하게 여운을 마무리 한다.

폼페이아노 비앙코 IGT Pompeii 2024 - 보스코 데 메디치 와이너리 - 황금빛이 찬란하게 비치며 농익은 살구, 아카시아, 송진, 허브, 진저향이 스며나온다. 과일개성을 부각시키는 생동감 넘치는 산미, 미네랄의 짭짤한 풍미에서 잘 다듬어진 구조가 느껴진다.

라크리마 크리스티 델 베수비오 로쏘 리제르바 돈 빈첸조 Doc 2020 - 카사 세타로 와이너리 -피에디 로쏘 (70%)와 알리아니코 (30%)를 블랜딩해 암포라에 숙성했다. 알리아니코의 풀보디 느낌을 피에디로쏘의 산미가 산뜻하게 잡아준다. 제라늄, 체리,산딸기, 부싯돌 향이 은은하며 잘 다듬어진 질감이 미각을 사로잡는다. 산미가 미네랄의 쏴 한 느낌을 또렷하게 한다.

푸루파 피에디 로쏘 IGT Pompeiano2012 - 소렌티노 비니 와이너리 - 사워 체리, 자두, 블랙베리, 타바코, 바닐라, 정향, 매콤함이 어우러진 원숙한 맛을 풍긴다. 산도와 타닌이 완전히 어우러진 중후한 바디, 유려한 질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탄탄한 구조를 뽐낸다.

몬테 쏘마산(북사면)

라크리마 크리스티 델 베수비오Doc 2024 - 테누타 아우구스테아 와이너리 - 레몬, 청사과, 들 꽃, 진저, 타임 등 품종의 특징이 명징하다. 깔끔한 맛, 예리한 산도, 미네랄이 입안가득 차올라 경쾌한 목넘김을 만끽할 수 있다.

카타라네스카 델 몬테 쏨마 IGT 2023 - 칸티네 오리벨라 와이너리 - 허브, 살구, 흰꽃, 아몬드가 잔잔하게 번진다. 모든 요소가 차분하게 조화를 이루며 절제된 미네랄, 산도의 쾌감등 모든 요소가 차분하게 조화를 이룬 디테일이 돋보인다.

라크리마 크리스티 델 베수비오 비앙코 수페리오레 2023 - 데 팔코 비니 와이너리 - 진저, 부싯돌, 흰꽃,라임등 밝은 향기가 피어난다. 미네랄이 남기는 매끈한 질감, 레몬향이 배인 산도가 감미롭게 미각을 감싼다.

로마시대 원산지 보호 와인의 효시 - 팔레르노 델 마씨코

베수비오 북서쪽으로 약 80km 전진하면 알토 카세르타노 지방이 나온다. 이번에는 사화산이 펼쳐 보이는 또 다른 불카노 와인세계다. 팔레르노 델 마씨코(Falerno Del Massico) 지역인데 캄파니아주에 등록된 와인 중 면적이 가장 작다. 자신이 직접 농사지은 포도로 와인을 출시하는 오너 생산자는 26명 정도다. 이들의 밭을 전부 합쳐봐야 140여 헥타르. 한 생산자당 5헥타르 크기다. 하지만 이들이 만든 와인의 전력을 더듬으면 로마제국 황금기와 맞닿는다. 와인 맛에 감동한 베르길리우스, 줄리어스 시저, 호라티우스, 대 플리니우스, 키케로 같은 지식인들은 각자의 감흥을 서사시 혹은 문장형태로 후세에 남겼다.

로마인들은 이 와인을 비눔 팔레르눔(뜻 팔레르눔 와인)이라 불렀다. 이 와인이 나오는 지역을 ‘ 아제르 파레르누스(Ager Falernus)’ 란 지명을 부여했는데 지금의 팔레르노 델 마씨코 지역과 일치한다. 다른 말로 하면 로마최초의 원산지 보호 지역이다. 와인에 정통한 그들이 뛰어난 와인을 몰라볼 리 없었다. 기원전 2세기경에는 로마 황제와 귀족을 위한 와인 공급처로 등극했다. 로마인에 앞서 그리스, 에투르스키인들이 포도를 재배했으니 와인역사는 2500년이나 된다. 보통 로마인은 해수, 꿀, 송진을 섞은 와인을 마셨지만 와인에 조예가 깊었던 일부 계층은 무가향의 팔레르눔을 음미했다.

대 플리니우스 에 따르면 팔레르눔은 포도가 자란 고도와 관능특성(단맛, 강한 맛, 가벼운 맛) 표시를 의무화했다. 밭의 위치에 따라 카우치노(언덕정상), 파우스티아노(해안가), 팔레르노(평지)로 분류했다. 암포라 와인은 라벨(Pittacium)을 부착했는데 앞의 정보와 빈티지, 원산지 표시를 추가했다. 로마 황제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는 와인이라 황제 와인이란 별명이 붙었고 고가에 거래됐다. 인근 항구(Gianola, Sinuessa)에 수송된 암포라는 맨체스터, 마르세이유, 뒤셀도르프, 쾰른, 아프리카 카르타고에 수출됐다고 한다.

팔레르노 델 마시코 품종은 베수비오와 비슷한 알리아니코, 피에디 로쏘, 팔랑기나다. 하지만 열매를 키워내는 자연은 사뭇 다르다. 화산 토양이나 기반토는 태고적에 활동을 끝 낸 로카몬피나(Roc camonfina) 산이 분출한 화산 쇄설물과 캄피 플레그레이 화산으로부터 날아온 화산재와 돌이다. 북쪽에 날개처럼 펼쳐진 몬테마씨코 산과 로카몬피나 산이 마을을 끌어안고 있어 북동풍과 북서풍을 차단한다. 티레노 해에서 불어온 해풍이 머물며 공기를 덮인다.

팔레르노 델 마씨코는 비앙코(팔랑기나 최소 85%), 팔레르노 델 마씨코 로쏘(알리아니코 최소 60%, 피에디로쏘 최대 40%) 팔레르노 델 마씨코 로쏘 리제르바, 팔레르노 델 마씨코 프리미티보(프리미티보 최소 85%), 팔레르노 델 마씨코 프리미티보 리제르바가 있다.

화석와인이 될 뻔한 와인을 현재형으로 되살린 빌라 마틸데 아발로네 와이너리

빌라 마틸데 아발로네의 오너 가족. 중앙이 2세대 마리아이다, 그녀 왼쪽이  딸 마리아 크리스티나다
빌라 마틸데 아발로네의 오너 가족. 중앙이 2세대 마리아이다, 그녀 왼쪽이 딸 마리아 크리스티나다

팔레르눔 와인은 로마의 흥망성쇠와 운명을 같이 했다. 서로마 제국이 몰락하자 와인 명성도 퇴색했다. 파스티냐노(fastignano) 로 이름을 바꾸면서 명맥을 이어가다가 필록세라가 창궐하자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1960년대 나폴리 출신 변호사인 프란체스코 파올로 아발로네가 등장하며 팔레르눔은 다시 빛을 보게 된다. 변호사이면서도 로마 와인 전문가 수준의 식견을 가진 그가 팔레르눔 와인을 발견하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는 나폴리대학 농업과 교수들과 협업으로 품종 유전자와 토질조사를 거듭한 끝에 로마 때 번성했던 포도밭을 찾아냈다. 필록세라 재앙에서 용케 살아남은 팔랑기나를 찾아내 팔랑기나 생체형(biotipo Falerna)을 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어 와인을 만들 때가 왔다고 확신이 선 그는 아내의 이름을 딴 빌라 마틸데 와이너리를 출범시켰다.

현재는 타니와 마리아 이다 남매가 선친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3세대이자 마리아 이다의 딸인 마리아 크리스티나가 합류하면서 전기를 맞고 있다. 마리아 크리스티나는 양조학을 전공한 뒤 다수의 와이너리에서 경험을 쌓은 실전에 강한 양조가다. 이탈리아 와인컨설팅의 귀재 리카르도 코타렐라가 30년째 구축해 놓은 빌라 마틸다의 명성을 어떻게 재해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빌라 마틸데의 밭은 75헥타르로 팔레르눔 생산의 교두보 세싸 아우룬카, 첼로레 마을에 모여있다. 팔레르모 델 마씨코 와인은 싱글 빈야드로 선보이고 있다. 화이트 와인은 빈냐 카마라토(4ha), 비냐 카라치(4ha) 밭에서 나오며 레드 와인은 빈냐 카마라토, 비냐 카라치의 두 종류다.

팔레르노 델 마씨코 Doc 콜레 카스트레제 2023 빈티지는 마리아 크리스티나의 첫 작품이다. 인, 칼륨이 풍부한 해발 140미터 밭에 1963년, 2004년에 식재한 팔랑기나로 만들었다. 스테인리스 스틸 발효한 와인을 각각 효모앙금과 암포라 숙성했다. 레몬, 흰꽃, 자몽, 귤, 복숭아, 시트론, 바이올렛 향이 화사하게 피어난다. 직선적이며 솔직한 와인이다.

팔레르노 델 마씨코 Doc 비냐 카라치 2008 -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암포라, 바리크에 나누어 발효한 와인을 암포라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숙성했다. 바다내음, 노란 꽃, 사프란, 망고, 골든 사과의 달콤함이 감미롭다. 미네랄의 쌉쌀함, 산도의 밸런스에 아몬드 여운이 곁들여진 우아한 기품을 감상할 수 있다.

팔레르노 델 마씨코 Doc 로쏘 리제르바 비냐 카마라토 2006 - 수령 60년의 알리아니코(90%), 피에디로쏘(10%)를 블랜딩 해 오크통에서 18개월, 병에서 18개월 숙성해 완성했다. 초콜릿, 감초, 후추, 타바코, 바다 짠 내, 케이퍼등 세련된 향기가 주특기다. 농축된 맛이 강렬하지만 예리한 산미가 선사하는 경쾌함과 몰입감도 인상적이다.

고인의 불꽃을 이어가는 마쎄리아 펠리치아(Masseria Felicia) 와이너리

빌라 마틸데의 마리아 이다와 함께 팔레르노 델 마시코의 전설로 자리 잡은 여성 오너다. 마쎄리아는 포도밭 딸린 농가로 대대로 캄파니아 와인전통의 주축을 담당했다. 펠리치아는 옛 오너의 이름으로 카세르타 지역 와인을 알리는데 발 벗고 나섰던 열혈 여성이다. 2021년 원인 모를 병으로 세상을 뜰 때까지 지역와인 연례 시음회인 테라 디 라보로 와인즈(Terra di Lavoro Wines)와 카세르타 와인 협회(Consorzio Vitica) 설립에 중추 역할을 했다. 현재 가업은 남편 파브리치오와 어머니가 이어가고 있다.

양조장 지하에 들인 동굴 셀러. 펠리치아가 생전에 만든 와인이 보관돼있다
양조장 지하에 들인 동굴 셀러. 펠리치아가 생전에 만든 와인이 보관돼있다

1990년대 고인의 부모가 마쎄리아를 구입했을 때 동기가 거창하거나 일류 생산자로 거듭나겠다는 포부 같은 건 없었다. 부모가 정년 퇴직 후 평소 꿈꿔온 대로 와인을 만들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곧이어 펠리치아가 뛰어들면서 좀 더 체계적인 틀을 갖추게 된다. 가족 누구도 와인을 만든 경력은 전무하나 거듭 와인을 만들면서 터득한 경험으로 진솔함을 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밭은 3.5헥타르의 밭은 마쎄리아 주변에 모여있다. 1995년에 식재한 1헥타르 밭은 가족한테 밭 이상의 존재다. 첫 와인을 낳았고 그 이후로 쭉 여기서 나온 와인은 에티케타 브론조란 이름으로 출시되고 있다. 매년 이탈리아 주요 와인매거진이 수여하는 메달을 안겨주는 메달밭이다. 2000년, 2004년에 인수한 2.5헥타르 밭은 화이트 품종이나 신선한 맛의 와인에 할애했다. 주변에 울창한 숲과 강에서 뿜어내는 서늘한 바람이 기온을 주변보다 2~3도 낮추기 때문이다.

양조장 지하에 들인 동굴 셀러는 펠리치아가 생전에 만든 와인을 보관하고 있다. 석회석 지반을 곡괭이로 파 만든 공간인데 빛이 들지 않고 습도와 온도가 일정해 민감한 레드와인 장기숙성에 적합하다. 첫 빈티지인 1999년부터 펠리치아의 최후 빈티지인 2021년까지 보관하고 있다.

팔레르노 델 마씨코 안톨로지아 2022 -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발효 한 후 6개월 효모 앙금숙성했다. 솔직한 시트론, 레몬, 흰꽃, 캐모마일, 진저, 꿀 내음이 유쾌하다. 산미 밸런스가 뛰어나고 미네랄과 산미의 결합이 완전해야만 얻어지는 매끄러운 질감이 입안을 감싼다.

팔레르노 델 마씨코 안톨로지아 2018 - 영롱한 골든색, 바다내음, 부싯돌, 사프론, 재스민, 타임이 산뜻하게 올라오다가 달콤한 백도, 리치로 마무리한다. 산미가 산뜻하며 우아한 여운은 캄파니아의 샤블리라 불러도 좋겠다.

팔레르노 델 마씨코 로쏘 리제르바 에티케타 브론조2018 - 매우 강건하고 전통적인 풀보디를 과시한다. 초콜릿, 송진, 타바코, 버섯같은 선이 짙은 향기와 입안에 구르는 매끈한 질감, 촘촘히 채워진 타닌의 밀도감을 만끽할 수 있다. 예리한 산미로 인한 생동감이 인상적이다.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공인 소믈리에
국제 와인 품평회 심사위원
이탈리아 와이너리 투어 운영
이탈리아 치즈 테이스터 협회(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1 레벨 와인 치즈 테이스터
랑게 와인 앰버서더
로에로 와인 저널리스트 협회가 주최하는 2022년 국제 와인 저널리스트에 선정

Certified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Columnist of Korean Wine Magazines
Wine Judge from International Wine Awards
Awarded as Best Foreign Journalist for Roero Wine Region Langhe Wines
AmbassadorOrganizer of Winery Tour in Main Italian Wine Region First Level
Certified Cheese Taster by 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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