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8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제18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결선이 열렸다.

▲ 제18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 '박민욱 소믈리에' <사진=소펙사코리아>

1백 명이 넘는 소믈리에가 지원을 했지만, 우승자는 단 한 명. 2015년에 5위, 2016년은 건너뛰었지만, 2017년 3위, 2018년 2위. 2019년에는 우승할 때라는 주변의 많은 부담을 안고도 결국 우승으로 증명한 '계단식 성장형 소믈리에' 박민욱 소믈리에를 오는 12월 중국 상해에서 열리는 '제5회 아시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를 앞두고 만났다.

Q.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랫동안 최종 결선 진출자로 대회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었는데요. '한국 소믈리에 대회' 도전 이력을 이야기해주세요.

이번 도전은 일곱 번째입니다. 2013년에 첫 도전 해서 이듬해까지 2년 연속 1차 통과를 했고요. 2015년에 처음으로 결선에 진출해 5위로 입상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는 결선 진출 문턱에서 아쉬움을 삼켰습니다. 다시 2017년부터 결선에 진출해 그 해 3위를, 작년인 2018년엔 2위를, 그리고 올해 드디어 우승하게 되었습니다.

Q. 전 대회 준비할 때와는 달리 이번 대회는 우승할지 예감하셨나요? 응시하신 이전 대회들과 비교해볼 때, 대회 측면에서 그리고 소믈리에님 개인적으로 임하는 마인드 측면에서 달라진 점이 있었나요?

아니요. 2017년 3위, 2018년 2위를 했기 때문에 주변에선 올해는 1위 할 차례라고 응원해주셨지만, 그만큼 제겐 큰 부담이었습니다. 이 대회가 누구든 순차적으로 성적이 오르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부산은 관광 도시다 보니 여름 휴가철에 정말 바쁘게 흘러갑니다. 그러다 보니 여름에 필기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고, 불안한 마음이 너무 컸습니다. 그래서 근무하는 동안 대회 연습도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근무했습니다.

▲ 결선 대회를 치르는 박민욱 소믈리에 <사진=소펙사코리아>

Q. 우승자 호명 후 바닥에 무릎 꿇고 눈물을 흘렸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당시 어떤 감정이었는지요?

아직도 그때의 영상을 보고 주변 지인분들이 놀리십니다. 하하하. 근데 그때는 정말 얼마나 울었던지 무릎을 꿇고 있었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때 너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제일 먼저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어머니도 서비스업 종사자셔서 매일 서서 근무하시는데, 아직도 저를 위해 절에 가셔서 무릎 꿇고 기도하십니다. 못난 아들을 위해 붓고 아픈 다리를 이끌고 기도하실 때마다 죄송했는데, '인제 그만 기도를 그만하시게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스승님이신 이승훈 소믈리에님이 생각났습니다. 스승님의 가르침과 저의 성장, 그리고 와인을 알고 난 후 지금껏 지나온 와인 인생을 떠올리니 감정이 격해졌습니다.

Q. 이 대회가 박민욱 소믈리에에게 주는 의미가 있다면?

제게는 꿈이자 희망. 그리고 삶 그 자체였습니다. 다른 자격시험이나 다른 대회에도 참가해보았지만 제가 와인을 알고 난 이후에 매일 키워온 꿈은 '한국 소믈리에 대회' 우승이었습니다. 지금 제 삶은 와인과 사생활이 분리가 안 될 만큼 아주 가까워져 있는데 그것이 다 대회를 위해 달리다 보니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Q. 국내에서 개최되는 몇몇 소믈리에 대회가 있는데요. 프랑스 농식품부가 주최하는 '한국 소믈리에 대회'가 다른 대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역사와 전통이 아닐까 합니다. 다른 대회들도 너무나 훌륭한 대회들입니다. 하지만 '한국 소믈리에 대회' 보다 오랜 시간 한국 소믈리에들의 꿈을 키울 수 있게 해준 대회는 없는 것 같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았던 대회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2015년에 처음으로 입상을 하고 떠난 와이너리 투어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입상한 동료들과 함께 보낸 와이너리 투어도 즐거웠지만, 프랑스의 지역 와인 협회 관계자분들의 세심한 배려와 존중 덕분에 더 깊게 많이 배우고 왔습니다.

기억에 남는 많은 순간이 있지만, 특히나 2015년의 프랑스에서의 2주는 정말 잊지 못할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입니다.

▲ 결선 대회를 치르는 박민욱 소믈리에 <사진=소펙사코리아>

Q. 대회 준비하면서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아무래도 매년 어떤 유형의 문제가 나오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폭넓게 준비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예를 들면 작년까지는 매년 스피릿 블라인드 테이스팅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쏟았지만, 올해는 칵테일 메이킹, 레시피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칵테일 문제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스피릿 블라인드 테이스팅이 나와서 허탈하기도 했습니다.

Q. 우승하기 전과 우승하고 나서 바뀐 점이 있나요?

많은 축하를 받았습니다. 감사하게도 아직 축하 인사를 건네주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첫 한 일주일이 지나니 일상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축하해주시기 위해 오시는 단골분들이 계셔서 매출은 올랐습니다. 월급은 아직 변화가 없는데 아마 회사에서도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웃음)

Q. 근무하고 있는 업장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파크 하얏트 부산에서 Food & Beverage 부서의 주임 겸 소믈리에로 근무 중입니다. 근무 업장은 Living Room Restaurant & Bar입니다. 모던 프렌치 컨셉의 레스토랑과 바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꼭 들러주시면 최고의 서비스로 모시겠습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기자 skyline@sommeliertimes.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