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식에 대한 해외에서의 관심이 뜨겁다. 처음에는 음식에 한정된 관심일 수도 있지만 넓게 보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문화의 힘이 세지면서 마지막에는 한국에 관한 관심으로 확대될 수 있다. 과거에도 한식에 대한 해외의 관심은 있었다. 과거에는 소수 커뮤니티에서의 관심이었다면 지금은 영화와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등을 통해 대중화된 관심으로 그 대상이 넓어지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의 치맥(치킨과 맥주), 기생충의 안심 짜파구리(너구라와 짜파게티를 같이 섞어 만든 음식)부터 오징어 게임의 달고나까지 다양한 음식이 외국인의 시선을 끌고 있다.

물론 방송에 나온 음식들이 한식의 범주에 들어가야 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콘텐츠 속 음식에 관한 관심이 진짜 한식으로의 관심 확대로 발전하는 건 긍정적인 부분이다. 지금 한식은 우리의 음식이기도 하지만 세계인이 같이 먹는 음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중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중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이러한 한식을 더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산업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한식진흥법’이 오래전 시행(2020년 8월28일) 되었다. 법에서 한식(韓食)이란 ‘우리나라에서 사용되어 온 식재료 또는 그와 유사한 식재료를 사용하여 우리나라 고유의 조리방법 또는 그와 유사한 조리 방법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음식과 그 음식과 관련된 유형, 무형의 자원, 활동 및 음식문화’로 정의하고 있다.

한식은 한반도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만들어진 식(食) 문화이다. 이러한 음식이라는 것은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을 모두 가리키기에 먹는 것에는 음식(요리)뿐만 아니라 음료인 술도 포함된다. 한 나라의 음식과 술은 같이 발전했다. 음식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어울리는 음료(술)를 만들고 때로는 새로운 술을 만들게 되면 그 술과 어울리는 음식을 찾거나 만들어 서로 보완한다.

한식을 정의하고 있는 한식 진흥법
한식을 정의하고 있는 한식 진흥법

술과 음식의 조화를 이야기할 때 대표적인 것이 ‘마리아주’(mariage)다. 마리아주는 프랑스에서 이야기하는 마실 것과 음식의 조합을 말한다. 다소 도식적인 분류이지만, ‘고기에는 레드 와인’ ‘생선에는 화이트 와인’이 마리아주의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마리아주 대신에 ‘페어링’(pairing)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한식도 전통주하면 떠오르는 음식들이 있다. 비 오는 날이면 막걸리에 전이, 약주에는 육류 요리가, 소주에는 얼큰한 국물 요리가 자연스럽게 생각난다.

음식과 술의 조합 마리아주 (사진=펙셀)
음식과 술의 조합 마리아주 (사진=펙셀)

현재 한식에 있어 음식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지만 함께 마시는 전통주나 페어링은 도외시하는 부분이 있다. 한식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기관들에서도 한식 관련 사업에서 전통주의 존재를 찾아보기 힘들거나 있더라도 그 비중이 매우 미미한 것이다. 또한, 외국에서 진행하는 한식 행사에서 그 나라의 와인이나 다른 술들을 페어링하려고 하기도 한다. 물론 한식을 알리기 위해 행사 국가 사람들에게 익숙한 술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한식에 전통주가 어울리는 이유는 우리 음식 역사를 함께 공유하면서 같아 발전해왔기 때문에 그 어떤 다른 나라의 술보다 더 잘 어울릴 것이다. 음식은 술이 없이도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술이 더해지면 훨씬 더 맛있고 더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다.

와인의 엄청난 성공의 바탕에는 프랑스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이라는 음식과 술의 대중적인 언어가 있었다. 사케 역시 일식(스시 문화)과 함께 해외로 전파된 경우다. 해외에 일식 문화가 전파되면서 일식과 어울리는 주류로서 사케가 퍼져나갈 수 있었다. 이제 우리 한식도 한식에 맞는 술을 페어링해서 해외로 나가야 한다. 외국에서 파전을 먹으면서 와인을 먹을 수 있지만 그것이 우리 한식의 완전한 모습은 아닐 것이다. 국물 요리에는 증류식 소주가 잘 어울리고 불고기에는 약주가 어울린다는 것을 외국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리면서 한국의 식문화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한식을 수출한다는 것은 다양한 한국 음식 문화와 함께 식재료, 가공식품까지 수출되는 것이기에 그 산업적 파급 효과는 매우 크다.

한식과 전통주는 어울린다 (사진=권숙수 페이스북)
한식과 전통주는 어울린다 (사진=권숙수 페이스북)

이제, 한식이 수출될 때 전통주와 함께 이야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전통주 역시 세계에 진출할 때 전통주만 나가는데 아닌 한식과 같이 다루어져야 한다. 두 가지 식음료 모두 서로에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저력이 있고 중요한 협력 관계가 될 수 있다. 한식을 세계에 알리고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은 와인이나 사케가 아닌 전통주임을 알아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마시는 먹거리인 전통주도 ‘한식’이라는 인식이 확산하여 한식과 전통주가 같이 성장하는 모습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이대형박사는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전통주를 연구 하는 농업연구사로 근무중이다. '15년 전통주 연구로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 진흥 대통령상 및 '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수상, 우리술품평회 산양삼 막걸리(대통령상), 허니와인(대상) 등을 개발하였으며 개인 홈페이지 www.koreasool.net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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