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우리술 대축제가 끝이 났다. 아직 22년이 끝나기에 한 달이라는 시간이 남았지만 우리술 대축제가 끝나면서 한 해의 마무리도 되어가는 느낌이다. 11월 말에 열리는 마지막 우리술 행사이기에 그런 듯하다. 이번 우리술 대축제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되는 행사로 과거에 비해 많은 양조장들이 참석을 했으며 특히 젊은 층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유로 사전 등록이 3,500명 정도였고 전체 참가자도 3년 전에 비해 33% 증가했다고 하니 우리술에 대한 관심이 증가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022 우리술 대축제 현장 @이대형
2022 우리술 대축제 현장 @이대형

우리술 대축제 부스들을 돌아보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우리술이 젊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양조장을 운영하는 사람들 중에 젊은 양조사들이 많아졌다. 당연히 이러한 젊은 양조사들을 통해서 과거와 다른 형태의 술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도 다양한 종류의 곡물을 이용해 술을 만들었다. 지역에 따라 쌀뿐만 아니라 찹쌀, 보리, 조, 수수 등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술의 원료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술의 주원료가 쌀이라는 한 가지로 단순화되어 버렸다. 지역적인 특성을 지닌 다양한 원료는 사라지고 일방적인 원료의 쏠림으로 양조의 독창성이 사라져 버렸다. 또한, 다양한 쌀 품종들을 원료로 사용하지만 쌀 품종에 대한 관심도 적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젊은 양조사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원료를 사용한 술들뿐만 아니라 쌀 품종을 강조한 술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고양의 가와지 1호를 이용해서 만든 술로 가와지 막걸리나 냥이탁주가 있었다면 참드림 쌀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C막걸리나 마크홀릭, 청혼화이트 등은 자신이 사용한 쌀 품종을 강조한 술들이다. 이밖에도 자신의 지역의 쌀 품종을 설명하는 양조장들을 과거에 비해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런 술들은 쌀 품종을 통해 기존 술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가와지1호쌀을 이용한 가와지막걸리 @배다리도가
가와지1호쌀을 이용한 가와지막걸리 @배다리도가

원료 외에 술의 차별성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주종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술의 개성을 부여하는 큰 부분 중 하나로 부재료를 들 수 있다. 전분과 당이 술의 뼈대인 알코올을 만든다면 향신료와 한약재, 꽃 같은 부재료는 나머지 피와 살의 역할을 할 것이다. 맥주의 맛과 향을 만드는 대표적인 부재료는 홉이다. 홉을 맥주 제조에 첨가하면서부터 지금과 같이 쓴맛과 향이 다양한 맥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부재료가 다양해진다면 우리는 더 다채로운 술을 즐길 수 있다.

우리술의 첨가물을 이야기하자면 대부분은 한약재나 꽃을 기반으로 한 것들이 많았다. 한약재나 꽃은 발효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술의 개성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구기자를 넣은 구기자주, 인삼을 넣은 인삼주, 진달래를 넣어 만든 두견주, 국화를 넣어 만든 국화주 등이 대표적인 한약재와 꽃 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부재료들은 현대에 와서 젊은 층에게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것이 재료의 문제보다는 재료의 이미지를 몸에 좋은 내용으로 풀어가려는 부분 때문이었다.

부재료를 술의 맛과 향을 증가시키는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다양한 부재료를 사용한 술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기존 한약재가 아닌 주니퍼베리와 건포도 등을 넣은 술이나 당근과 레몬그라스가 첨가된 술들이 나왔다. 이번 대축제에서도 그러한 분위기의 연장선에서 레몬이 들어간 막걸리나 바질이 들어간 막걸리, 대마씨(헴프씨드)가 들어간 막걸리를 비롯해서 망고가 첨가된 약주 등 다양한 부원료를 사용한 술들이 나왔다. 이밖에도 쌀을 로스팅해서 구운향과 맛을 살린 막걸리들도 소개되었다.

바질이 들어간 막걸리 @대동여주도
바질이 들어간 막걸리 @대동여주도

그동안 전통주는 산업화 및 대량 생산이라는 이름으로 한정된 수의 원료와 부재료만을 사용해 왔다. 결과적으로 술의 다양성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게 아닌가 싶다. 맛들이 획일화되어가는 전통주 시장에서 젊은 양조인들의 쌀 품종의 사용과 다양한 부재료 첨가는 전통주 시장의 다양성을 확대시키는 대안이 될 것이다.


이대형박사는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전통주를 연구 하는 농업연구사로 근무중이다. '15년 전통주 연구로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 진흥 대통령상 및 '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수상, 우리술품평회 산양삼 막걸리(대통령상), 허니와인(대상) 등을 개발하였으며 개인 홈페이지 www.koreasool.net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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