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통주 교육의 창업 문의 대부분은 양조장 창업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조장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온라인 유통, 전통주 마케팅, 전통주 바틀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중에서도 관심을 많이 보이는 곳 중 하나가 전통주 바틀샵이다.

업무상이든 개인적인 일이든 해외에 가면 꼭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주류 바틀샵이다. 그 나라의 술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유행을 알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바틀샵은 쉽게 보기 힘든 주류 판매 형태였다. 술집을 포함해 다양한 마트에서 주류 구매가 쉬웠기 때문에 술만을 판매하는 전문샵의 필요성이 적었을 것이다. 반면 해외는 주류 판매에 관한 규정이 까다로운 나라가 많다.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판매 규제가 강한 나라는 면허를 가진 '주류 판매 전문점(주류 바틀샵)' 체계로 운영들을 한다. 영업시간, 판매점의 개수 등을 규제하는 것이다.

유럽 주류 판매 전문점(좌) 진열주류(우) @이대형
유럽 주류 판매 전문점(좌) 진열주류(우) @이대형

우리나라는 주류를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반면 구매 종류의 가짓수는 매우 제한적이다. 대중주인 맥주, 소주 몇 가지를 제외한 다른 주류는 쉽게 구하기 어렵다. 소비자들의 주류에 대한 기호나 소비 패턴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입맛에 맞는 술을 찾아 발품을 팔기도 하고 비싸도 취향에만 맞으면 돈을 지불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다양한 주류가 수입되고 있다. 이런 술들을 판매할 곳들이 필요해 지기 시작했고 ‘주류 바틀샵’들이 생겨난 것이다. 대기업이 체인으로 운영하는 주류 바틀샵은 지점 수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판매하는 주류도 와인, 위스키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스피릿을 포함해서 전통주 등으로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그 동안 전통주는 주류 바틀샵에 거의 입점하지 못했다. 간혹 입점 되더라도 구색 맞추기 상품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찾는 소비자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고급 술이라는 이미지가 없기에 선물을 해야 하는 술이라는 생각도 생겨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제 주류 바틀샵에서도 전통주는 꽤 판매가 되는 술이 되었다. 저가 막걸리나 한약재가 들어간 천편일률적인 전통주는 찾아보기 힘들다. 프리미엄 막걸리나 고급 약주 등 젊은 층이 즐겨 마시는 새로운 술이 빠르게 진열대를 점령하고 있다.

이제는 주류 바틀샵의 한 코너를 차지하는 걸 넘어서 전통주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바틀샵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약 120곳 정도의 전통주 바틀샵이 운영이 되고 있고 계속해서 증가를 하고 있다. 다양한 전통주 중에 입맛에 맞는 걸 추천받고 싶을 때나 갑자기 전통주가 필요할 때 바틀샵을 이용하면 된다. 전통주 바틀샵에 가면 시음도 가능하며 간단한 안주를 먹으면서 즐길 수도 있다. 전통주 판매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 편리성도 신경 쓴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전통주 바틀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다양한 형태의 전통주 바틀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이러한 전통주 바틀샵 증가에는 새로운 전통주 소비층인 MZ세대의 소비 패턴이 한몫을 한다. 주변에서 쉽게 볼수 있는 대기업의 획일적인 제품보다는 지역의 작은 양조장에서 생산하더라도 다양한 원료와 참신한 제조 방법 제품에 관심을 보인다. 젊은 층이 전통주를 소비하면서 전통주를 쉽게 구매하기를 원했고 전통주 바틀샵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최근 전통주의 성장보다 바틀샵의 성장이 더 빠르기에 공급과잉으로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주류 바틀샵 판매대나 전통주 바틀샵은 다른 주류에 견줘서는 부족한 편이다. 그래도 지금부터 전통주 바틀샵들도 차별화 된 모습을 통해 장점을 살려야 한다. 온라인과 연계된 바틀샵 홍보나 월별 기획을 통한 전통주 할인 등의 기획이 필요하다. 다른 양조장에서 취급하지 않는 술을 별도로 취급하는 등 바틀샵 만의 차별성도 만들어 져야 한다. 며칠 후면 우리나라 최대 명설인 구정이다. 전통주 바틀샵들은 구정 음식과 어울리는 전통주들을 소개해 줬으면 한다. 소비자들도 올해 설에는 맥주나 소주 대신 가까이에 있는 전통주 바틀샵을 찾아 명절에 사용할 술을 추천받아보는 건 어떨까 한다.

전통주 바틀샵 및 오프라인 판매처 @더술닷컴
전통주 바틀샵 및 오프라인 판매처 @더술닷컴

이대형박사는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전통주를 연구 하는 농업연구사로 근무중이다. '15년 전통주 연구로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 진흥 대통령상 및 '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수상, 우리술품평회 산양삼 막걸리(대통령상), 허니와인(대상) 등을 개발하였으며 개인 홈페이지 www.koreasool.net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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