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양조 시 보존제로 아황산을 사용하는 것은 수많은 논쟁을 일으키는 예민한 주제이며,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뚜렷한 의견을 주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황산을 첨가하지 않고 고급 와인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지만, 요즈음 내추럴 와인 운동이 점차적으로 확산되면서 소위 ‘아황산 첨가 없는(NSA)’ 와인이 전 세계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아황산을 첨가하지 않고 와인을 만드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많은 유기농 와인 생산자들은 아황산 첨가의 필요성을 최소화하는 열쇠는 포도의 산도와 항산화제의 농도를 높이는 포도밭 관리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와이너리에서는 극도의 주의와 세밀함이 필수적이다. 조심스러운 산소 관리, 항산화제의 최대한 추출, 따라내기 조심, 나무통의 빈번한 관능검사, 철저한 위생관리 등의 관리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NSA 와인은 결함 발생, 병 내에서 변질, 숙성 전 산화 등이 일어나기 쉽다. MW인 젠시스 로빈슨은 한때 잘못된 NSA 와인을 “쥐 배설물이 살짝 묻어나는 닷새 된 사과주에 가깝다.”라고 묘사하면서 아황산의 안전망이 없는 와인은 악취, 브레타노미세스(브렛), 높은 휘발산, 쥐 냄새 등의 위험을 강조했다. 『와인기술의 이해(Understanding Wine Technology)』의 저자이며 MW인 데이빗 버드(David Bir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포도주스는 산화와 박테리아 오염으로 보호해야 하는 매우 민감한 물질입니다. 아황산을 첨가하지 않고 와인을 만들 수는 있지만, 이는 어렵고 불필요한 일입니다. 양조 과정 초기에 소량의 아황산을 첨가하면 와인의 오염을 방지하고, 와인이 병에 들어갈 때쯤은 거의 사라지니까 약간의 아황산은 와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NSA 와인을 만드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생산자들은 왜 그렇게 애를 쓸까? 장기적인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도 있지만, 깨끗한 와인을 원하는 소비자의 트렌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부 생산자들에게 이 와인을 태풍에 항해하는 도전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다. 그러나 많은 소규모 생산자들은 간섭을 최소화한다는 믿음과 맛이 더 좋아진다는 확신으로 그러한 와인을 만들고 있다. 도멘 그라므농의 미셀 오베리 로랑(Michèle Aubéry-Laurent)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독단적인 이유가 아니라 아황산이 없는 와인의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게 합니다. 하지만 필요한 경우 아황산을 추가합니다. 이는 종교가 아닙니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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