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알못, 스무살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3만 원 이하 와인 6종 <사진=소믈리에타임즈DB>

2018년 무술년의 해가 밝았다. 이제 갓 성인이 된 1999년생은 이제 공식적으로 술을 접한 지 한 달째. 물론 오늘날의 스무살에게도 소주와 맥주가 함께하고 있다. 소주와 맥주가 술의 전부라고 여겼던 우리 스무살에도 와인을 포함해 다른 술은 사치였다.

그런데 오늘날의 스무살에게도 과연 사치일까? 오히려 과거의 20살이었던 우리에게 와인의 존재를 알려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래서 준비했다. 술알못, 스무살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3만 원 이하 와인을 소개한다.

브라운 브라더스 모스카토(Brown Brothers Moscato)

▲ 브라운 브라더스 모스카토(Brown Brothers Moscato)

와인 입문자에게 추천할 와인은 단연 모스카토다. 모스카토는 머스캣, 뮈스까로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의 맛있는 청포도 음료가 뮈스카 품종 포도로 만들어진다. 모스카토 와인은 이탈리아 아스티 지방에서 생산하는 모스카토 다스티가 제일 많이 알려졌지만 오늘은 색다른 지역, 스무살답게 새로 뜨는 지역의 모스카토를 추천한다. 호주 빅토리아의 브라운 브라더스가 생산하는 브라운 브라더스 모스카토는 5.5%의 저도수 와인으로 호주 내수시장에서 모스카토 판매량 1위(시장 점유율 35%)를 기록하고 있다. 밝고 투명한 연둣빛에 복숭아와 멜론 향이 매력적이며 스위트 세미 스파클링 와인답게 청량하고 달콤함을 함께 전달한다. 만약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마음을 표현한다면 이 와인이 제격이다.

프로베토 비앙코 브륏(Provetto Bianco Brut)

▲ 프로베토 비앙코 브륏(Provetto Bianco Brut)

1단계 모스카토 퀘스트를 깼다면 그 다음 단계는 달지 않은 스파클링 와인이다. 모스카토 와인은 달고 맛있지만, 과일 외 음식과는 매칭하기 쉽지 않다. 그럴땐 와인의 단맛을 포기해야 하는데, 그럴 땐 과실의 향은 충분히 살아있고, 막 구운 빵이나 토스트한 견과류 향이 나는 와인을 추천한다. 스페인 라만차에서 생산하는 프로베토 비앙코 브뤼는 스페인의 주 품종인 템프라니요와 비우라를 블렌딩한 와인으로 미세한 버블이 풍부하고 기분 좋은 산미가 입안을 마무리해 생선이나 조개구이랑 잘 어울린다. 만약 근처에 튀김을 파는 포장마차가 있다면 오징어 튀김을 포장해서 이 와인이랑 즐겨보자. 20살에 낭만이 있다면 이게 아닐까?

미쉘 린치 보르도 소비뇽 블랑(Michel Lynch Bordeaux Sauvignon Blanc)

▲ 미쉘 린치 보르도 소비뇽 블랑(Michel Lynch Bordeaux Sauvignon Blanc)

와인을 잘 모르는 와알못도 보르도는 안다. 보르도는 5대 샤또가 있는 메독 지방에서 생산하는 레드 와인이 대표적이지만, 과거에는 화이트 와인을 더 많이 생산하였다. 그중 대표적인 와인 품종이 소비뇽 블랑이다. 보통 보르도 화이트 와인은 소비뇽 블랑에 세미용이나 뮈스까델을 블렌딩하여 만들지만, 오늘 추천할 와인은 소비뇽 블랑 100% 보르도산 와인 미쉘 린치 보르도 소비뇽 블랑이다. 2003년 디캔터 선정 ‘Man of the Year'에 이 와이너리의 오너인 쟝 미샤엘 까즈가 선정되었으며, 프랑스 칸 영화제 ’마리 앙투아네트‘ 시사회 지정 와인이다. 오크 숙성을 주로 하는 프랑스 와인 특성상 와인 초보자에게는 오크 향이 자칫 어렵게 느껴지는데, 이 와인은 오크 숙성을 전혀 하지 않아, 자몽, 리치 등의 과실 향과 흰 꽃의 향이 풍부하게 난다. 이 와인을 수입하는 동원와인플러스의 한 관계자에 의하면 치킨과 아주 좋은 궁합을 보인다며 ’치와와(치킨과 와인, 그리고 또 와인)‘를 추천했다.

아베 데 프레사 템프라니요 로제(Ave De Presa Tempranillo Rose)

▲ 아베 데 프레사 템프라니요 로제(Ave De Presa Tempranillo Rose)

딸기를 좋아하는가? 딸기 빛의 핑크색이 매혹적인 와인을 소개한다. 아베 데 프레사 템프라니요 로제는 스페인 마드리드와 알리칸테의 중간지점인 라 로다에 위치한 셀라야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와인으로, ‘좋은 포도로 만든 훌륭한 와인을 편하게 즐기자’는 모토로 와인을 만들었다. 1972년 설립된 이 와이너리는 2000년에 현대적인 시설로 이전하여 온도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통과 프렌치 오크 숙성을 병행한다. 강렬한 꽃향과 붉은 과실 향이 느껴지고, 입안에선 산뜻한 산도가 지속하여 식욕을 돋운다. 이제 갓 스무살을 빠져나온 막내동생은 연어 킬러다. 우리가 20살 땐 연어가 많지 않았지만, 오늘날의 스무살에겐 연어가 익숙한 생선이다. 연어가 당기는 날엔 이 와인을 추천한다. 만족감이 두 배다.

클래식 루베롱 로제(Classic Luberon Rose)

▲ 클래식 루베롱 로제(Classic Luberon Rose)

세계적인 휴양지로 유명한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 그중에 마레농 와이너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전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1년 중 320일 햇살이 내리쬐는 이 지역의 날씨 덕에 와인의 아로마가 풍부하다. 그르나슈와 시라를 블렌딩한 클래식 루베롱 로제는 라이트 바디의 가벼운 와인이다. 양조과정 중 껍질을 제거해 완전 적색으로 물들기 전인 포도즙을 화이트와인 양조방식으로 만든다. 밝고 아름다운 장미색을 띠며, 자몽, 붉은 과실 향, 화사한 꽃 향이 가득하다. 초밥, 김밥 등과 잘 어울리며, 산뜻하고 신선한 향과 맛이 스무살의 젊음을 한껏 느끼게 해준다. ‘한여름 밤의 달콤한 로맨스’라고 불리는 이 와인은 성년의 날이 다가올 그 누나에게 선물하고 같이 한잔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샤또 오뜨 베르쥬라드(Chateau Haute Bergerade)

▲ 샤또 오뜨 베르쥬라드(Chateau Haute Bergerade)

고기와 레드와인은 진리다. 물론 고기와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과 생선과 어울리는 레드 와인도 존재한다. 그래서 와인 좀 마신다고 하면서 육류-레드와인 조합을 단정 지으면 어디 가서 와알못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스무살은 와알못이다. 스무살은 고기와 레드 와인의 진리를 느끼는 단계다. 와인을 시작하는 당신에게 칠레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호주 쉬라즈, 아르헨티나 말벡 등은 앞으로 많은 추천이 들어올 테니 오늘은 쉽게 마실 수 있으면서 남들이 추천하지 않을만한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론의 꼬스티에르 드 님에서 생산하는 와인을 추천한다. 샤또 오뜨 베르쥬라드는 론의 천재 와인 양조가로 불리는 뤽 보데(Luc Baudet)가 만드는 와인으로 산도가 지나치지 않고, 매끄러운 탄닌이 느껴지는 와인이다. 시라와 그르나슈, 무르베드르가 블렌딩 됐으며, 루비 컬러에 잘 익은 라즈베리와 나무, 허브, 달콤한 향신료 향이 피어난다. 돼지고기와 잘 어울린다. 고기엔 레드와인이다. 

이제 막 술을 시작한 20살, 소주나 맥주가 아닌 위의 부담없는 와인들로 20대를 시작하길 추천한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기자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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