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 이어서 지난 10년으로 돌아본 생수 시장 변천사를 소개한다. 1탄은 생수 시장의 성장과 유통PB워터의 상승세 및 온라인 시장 확대에 대해 언급했다. 2탄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다양성, 차별화 등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다양한 용량의 등장

500mL와 2L로 대표되던 국내 먹는샘물 용량은 330ml와 250ml 출시 이후 대성장을 거두면서 너도나도 소용량 제품을 내놓았다. 사실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새로운 용량이나 페트 디자인을 출시하기 위해선 별도의 금형에 투자해야 한다. 보통 2짝 정도 제작하는 데 비용은 약 1억 원 정도 한다. 단순히 새로운 용량이 필요하다고 해서 쉽게 투자해 출시하기는 어렵다. 반응을 보기 위해서 별도의 소용량 페트만 구매해 생산할 수도 있겠지만 기존 브랜드에 적용된 고유의 페트병 디자인과의 일치성 때문에 기성품 구매를 꺼려 하게 된다.

소용량은 사실 탄산음료 업계에서 처음 주목을 받았다. 탄산음료 특성상 개봉 후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페트는 뚜껑이 있지만 크라운 캡을 씌운 유리병이나 알루미늄 캔은 개폐가 어렵기 때문에 남기지 않는 적절한 용량이 필요했고, 소용량을 출시해 꽤 큰 주목을 받았다. 탄산음료와 먹는샘물 생산을 병행하는 업체에서 먹는샘물에도 소용량 출시를 적용했고, 꽤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새로운 용량에 대해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330mL, 250mL에 이어 1L, 750mL 등도 나오면서 정말 다양한 용량이 시장에 나오게 됐고, ‘나의 경우엔 500mL가 너무 커, 혹은 500mL도 너무 작아’ 등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에 대응했다. 수입 생수의 경우 350ml, 400ml, 450ml, 600ml 등의 용량도 존재한다. 중국 마트 방문할 때는 500mL보다는 600mL 생수가 기본 진열인 것처럼 보였다.

2019년 유럽 슬로베니아에서 있었던 BWF 국제워터심포지엄 발표에서 용량별 적정 소비 상황에 대해 언급했던 적이 있다. 대용량은 가정에서 이용하기에 편하고, 소용량은 이동할 때나 외부에서 이용하기 편하다. 간혹 목적에 맞지 않게 소용량을 가정에서 이용한다거나 외부 행사시 대용량 제품을 소비한다면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가정에서 소용량을 이용하면 재활용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거나, 외부에서 대용량을 이용하기 위해서 별도의 컵 등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지역 특색 수원지 생수의 부상

국내 먹는샘물은 100% 지하수에서 취수한다. 지하수는 비나 강 하천 물이 땅으로 스며들어 지형적 특징에 따라 생기는 물길을 따라 천천히 흐르며, 암반에 의해 더 이상 흐를 곳이 없게 되면 암반 틈 사이에 모인다. 이를 대수층이라고 부른다. 대수층에 쌓인 물들에 새로 유입되는 물들이 있어 대수층 내부 수압이 생기고, 지질학적 구성에 따라 다른 틈 사이로 물이 새어 나오거나 위로 뿜게 된다. 우리가 지하수를 뽑더라도 계속해서 지하수는 생겨나는 원리고, 환경영향평가에 의해 적정 취수량을 파악하고, 허가를 통해 1일 최대 취수량이 정해진다.

이 독특한 지형적 특성과 환경은 와인에서 말하는 떼루아와 유사하다. 지역별 천혜의 환경과 땅의 특징이 만나 고유의 떼루아를 이룬다. 그래서 예로부터 어느 지역의 물이 우수하다는 내용이 전해져 왔다. 샘물은 대수층에서 유출되며, 대수층은 큰 물 저장고이다. 보통 큰 산은 물 저장고 역할을 하며, 산의 독특한 지형과 지질적 특성과 강우량, 온도, 바람 등에 의해 지역보다 독특한 개성을 갖게 된다.

떼루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르고뉴 와인의 철학을 인정하는 사람들은, 일단 와인이 부르고뉴 출신 와인들은 비싸더라도 사 마신다. 마찬가지로 그 지역은 돈으로 채울 수 없는 자연이 만들어놓은 하늘과 땅 고유의 특징이 있다.

@피노랩 워터소믈리에
@피노랩 워터소믈리에

생수도 마찬가지다. 프리미엄 워터의 대명사로 불리는 피지워터, 에비앙, 바이칼 등 모두 지역명이 담긴 브랜드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로 태백산맥 줄기를 따라 다양한 산에서는 지역적 색채를 입혀진 다양한 물들이 나오고, 지리산은 동서남북에 따라 다양한 수원지가 존재한다. 제주나 울릉도 등 섬에서 온 물은 내륙지역 지형과 또 다른 특징으로 새로운 개성의 물을 자랑한다.

지역을 제품명에 표기한 제품으로는 제주 삼다수, 제주 용암수, 지리산 물하나, 강원평창수, 강원설청수, 지리산수, 소백산수, 순창 내장산 샘물, 푸른섬 제주 알칼리, 봉평샘물, 울릉심층수 청아라, 동해약천골 지장수. 지리산1915 등이 있다.


김하늘 워터소믈리에는 2014년 제4회 한국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에서 우승하며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부회장과 한국음식평론가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며, 국내외 품평회 심사위원 및 써밋과 포럼에서 초청 연사로 활약하고 있다. 유통업계와 IT업계를 거치며 프리미엄 워터와 관련된 폭넓은 경험을 쌓아온 그는, 2025년부터 자신의 회사 ‘워터링크’를 통해 ‘프리미엄 워터 캠페인’을 전개하며 물의 가치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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