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트라 토스카나 협회 회장 프란체스코 마제이(Francesco Mazzei)
랄트라 토스카나 협회 회장 프란체스코 마제이(Francesco Mazzei)

안테프리메 디 토스카나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네 번째 안테프리마는 토스카나 주 여덟 개의 와인협회가 공동주최하는 랄트라 토스카나(L’ Altra Toscana) 시음회다. 각 와인협회는 협회명으로 내세운 와인을 대표하지만 자신이 관할하는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등급와인 (IGT 토스카나는 예외)을 총괄한다. 따라서 순수하게 등급만 따져도 참가 지역은 13군데에 이른다. 한 해 토스카나 내에서 열리는 안테프리마로는 최대 규모인 이유다.

2025년 등급 와인 현황과 비교하면 랄트라 토스카나의 존재감은 더 확실해진다. DOCG 와인이 11종류, DOC 와인 41종, IGT 와인 6 종으로 총 58개가 있는 데 이 중 22%인 13개 등급이 참여했다. 올해 시음 리스트에 오른 와인이 3백 여 종으로 토스카나 와인의 트렌드를 살필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등급 와인은 마렘마 토스카나(Maremma Toscana DOC), 몬테쿠코 산조베제(Montecucco Sangiovese DOCG), 몬테쿠코( Montecucco DOC), 몬테쿠코 빈산토(Montecucco Vin Santo Doc), 코르토나(Cortona DOC), 끼안티 루피나(Chianti Rùfina DOCG), 테레 디 카솔레(Terre di Casole DOC), 수베레토(Suvereto DOCG), 발 디 코르니아(Val di Cornia DOC), 카르미냐노(Carmignano Docg), 빈 산토 디 카르미냐노(Vin Santo di Carmignano DOC), 바르코 레알레 디 카르미냐노(Barco Reale di Carmignano DOC), 토스카나 IGT 다.

다소 생소한 와인들이 등장하나 토스카나 와인의 계통을 만드는데 기여를 한 뼈대 있는 와인들이다. 예를 들어 끼안티 루피나와 카르미냐노는 1716년 코시모 메디치 3세가 자신의 영토 내 와인을 보호할 목적으로 생산 경계를 그은 이래 세상빛을 보게 된 와인들이다. 바르코 레알레 디 카르미냐노 와인은 메디치 가문 전용 사냥터 내에서 나오던 와인의 맥을 잇고 있다.

토스카나 IGT 는 이 규정의 영향권 내에 있는 포도밭이 1만 5천 헥타르에 회원수만 390명 (와이너리)을 거느린 토스카나 지역 간 경계를 초월하는 존재다. 대표적인 와인이 수퍼 투스칸이고 굴지의 브랜드가 내놓은 빈티지들이 랄트라 토스카나를 통해 공식 데뷔한다.

산과 바다가 만나는 마렘마 와인

마렘마 지역은 2014년 DOC로 승급될 당시 생산자는 9명 내외였다가 단 10년 만에 473명으로 증가했다. 473명 중 131명 만 직접 와인을 생산하고 나머지는 협동조합 회원이다. 마렘마 등급에 등록된 포도밭은 2565 헥타르로 작년보다 9% (218 ha) 늘어났다. 품질 와인의 기준이 되는 병입와인 대비 헥토리터 양도 2023년 대비 8.1% 늘어난 55.923 헥토리터로 양과 질이 동반 성장하고 있다.

마렘마 와인 지역은 두 경계선 사이에 있다. 서쪽 경계선은 서중부에서 시작되어 주 서남부 끝까지 연결되는 마렘마 해안이다. 여기는 질리오 섬(Isola del Giglio)과 몬테 아르젠타(Monte Argenta) 반도를 포함한다. 동쪽은 발도르차 계곡, 몬테 아미아타등 산, 계곡, 강에 의해 중부 토스카나와 분리돼있다. 마렘마 와인의 선전은 ‘토스카나 와인 산조베제’란 고정관념으로 부터 탈피에 있다. 산조베제 함량을 줄이고 품종 다양성을 중시한다. 주된 품종이 칠리에졸로, 알리칸테, 안소니카, 베르멘티토, 카나이올로 네로, 산조베제, 푸니텔로, 알레아티코, 베르멘티노, 트레비아노, 말바시아, 그레케토인것만 봐도 알 수 있다. 1990년대 이후로는 국제품종 재배에도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꾸준히 밭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베르멘티노 품종은 토스카나 전체 면적이 1070헥타르인데 약 535헥타르가 마렘마에서 재배되고 있다. 2023년 970헥타르에서 1년 만에 10% 증가했다. 이 중 642헥타르 (60%)가 수령 13년 이하 , 428 헥타르가 (40%)가 8년 미만으로 베르멘티노 성장세가 가파른 것을 알 수 있다.

베르멘티노는 사르데냐, 토스카나 마렘마, 리구리아 등 구슬처럼 연결된 이탈리아 서해안이 최대산지다. 그래서 지중해 와인 혹은 바다 와인이란 별명을 얻고 있으며 건조한 날씨와 얕은 토층, 해풍에 노출된 해안에서 역량을 발휘한다. 마렘마 베르멘티노 규정은 최소 함량을 85%로 제한하지만 출시되는 대부분의 와인은 단일품종이다.

마렘마 토스카나 베르멘티노 Doc 2024 - 로카 델레 마치에 와이너리 - 복숭아, 살구, 레몬, 들꽃, 아몬드의 쾌활한 향이 즐거운 분위기를 이끈다. 미네랄의 얼싸한 풍미, 산미의 밸런스가 돋보이며 허브의 쌉쌀한 맛이 여운을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마렘마 토스카나 베르멘티노 Doc 2023 - 로카 디 몬테마씨 - 살구, 골든 사과, 레몬, 타임 같은 섬세하며 절제된 향이 매혹적이다. 과일 아로마가 감도는 아삭한 산미가 쾌감을 주며 입안 가득 미네랄의 유려한 질감이 느껴진다.

마렘마 토스카나 베르멘티노 Doc 2024 - 콜레마싸리 – 투명한 노란색이 영롱하다. 재스민, 노란 꽃, 시트론, 타임, 라임 같은 상큼한 과일향을 터트린다. 또렷한 시트론 여운, 사각 거리는 산미가 청량감을 드높인다. 미네랄의 풍부한 맛이 곁들여져 개봉 즉시 마시기 좋다.

마렘마 토스카나 베르멘티노 수페리오레 Doc 2023 - 카스텔 프릴레 델라 볼파이아 - 레몬, 청사과, 진저, 말린 꽃, 부싯돌이 은은하게 내비친다. 깔끔한 뒷 여운, 예리한 산도의 생동감이 선사하는 밸런스가 돋보인다. 여운에 살짝 비치는 은은한 시트론향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조연에서 주연으로 - 칠리에졸로

칠리에졸로 Ciliegiolo는 체리라는 뜻의 향기로운 와인이다. 어원은 뜻에서 짐작되듯 체리의 특징을 살린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와인으로 표현되는 개성들은 사뭇 다르다. 색깔도 더 짙고 타닌맛도 강하고 묵직한 알코올을 지닌 풀바디다. 품종 원산지가 불분명하고 이탈리아에 도착한 경로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 중 가장 유력한 설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갔던 이탈리아 순례자들이 들여왔다는 주장이다. 출신지나 경로가 어떻든 1590년에 이미 토스카나에서 재배된 기록이 전해진다.

칠리에졸로는 토착품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보조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산조베제와 단짝인데 둘의 조화로운 결합은 끼안티나 끼안티 클라시코 와인에서 만날 수 있다. 최대 함량을 20%로 제한하나 소량만으로 존재감을 충분히 보여준다. 토스카나와 경계를 마주한 남부 리구리아주 와인에서도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마렘마에서는 주연을 맡는다. 마렘마 토스카나 로쏘 (Maremma Toscana Rosso, 레드와인)에 변화를 준 5개 타입 (로쏘, 로사토, 노벨로, 로제 스푸만테, 파시토)은 칠리에졸로 최소 함량을 60%로 의무화했다. 최저 함량을 85%까지 높이면 마렘마 토스카나 뒤에 칠리에졸로를 표기할 수 있게 했다. 본 품종의 최대 생산지는 토스카나로 약 275헥타르 식재율을 보이며 이중 50%가 마렘마에 있다. 수세가 좋으며 150~400미터, 너무 건조하지 않고 바람이 적당히 불어오는 척박한 토양이 우수한 품질을 내고 있다.

마렘마 토스카나 칠리에졸로 Doc 2023 - 만텔라시 와이너리 - 장미, 체리, 라즈베리, 후추 같은 풋풋한 향기를 낸다. 정갈한 여운의 미네랄, 빈틈없는 타닌 조직, 경쾌한 산미가 어우러진 풍미는 순식간에 미각을 사로잡는다.

마렘마 토스카나 칠리에졸로 Doc 2023 - 포조아르젠티에라 - 자두, 체리, 제라늄, 야생베리, 백후추향을 화사하게 피운다. 절제된 미네랄에 배어있는 은은한 풍미, 타닌의 세밀한 짜임새가 돋보이는 세련된 질감을 보여준다.

마렘마 토스카나 칠리에졸로 Bio Doc2021 - 사쏘톤도 - 허브, 바이올렛, 흑자두, 체리의 달콤한 향기가 감미롭게 피어난다. 톡 쏘는 스파이시가 생동감을 준다. 섬세한 짜임새가 빛나는 구조감, 매끈한 타닌과 결합하여 뛰어난 목넘김을 선사한다.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공인 소믈리에
국제 와인 품평회 심사위원
이탈리아 와이너리 투어 운영
이탈리아 치즈 테이스터 협회(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1 레벨 와인 치즈 테이스터
랑게 와인 앰버서더
로에로 와인 저널리스트 협회가 주최하는 2022년 국제 와인 저널리스트에 선정

Certified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Columnist of Korean Wine Magazines
Wine Judge from International Wine Awards
Awarded as Best Foreign Journalist for Roero Wine Region Langhe Wines
AmbassadorOrganizer of Winery Tour in Main Italian Wine Region First Level
Certified Cheese Taster by 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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